제주도민 발 묶인 관광객 위해 자발적 무료 숙식 제공까지

사진=제주패스 페이스북 페이지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제주를 찾은 관광객 8만여명의 발이 한꺼번에 묶였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이 갈곳없는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등 훈훈한 정(情)을 베풀면서 그 매섭던 한파와 강추위도 눈녹듯 녹아버렸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인 제주맘카페(http://cafe.daum.net/jejumam/) 회원들은 24일 오후부터 자발적으로 공항에 대기중인 관광객들을 위해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무료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회원만 50명이 넘었다.

관광 관련 사업을 하는 제주패스도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의 민박'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수백명의 제주도민이 답글로 무료 숙식 제공 의사를 밝혔다. 이용자들은 "10명까지 숙식 가능하며 필요시 라면도 드리겠습니다. 아이와 노약자가 계신분들을 위해 픽업도 가능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엉클톰 김밥(대표 김해봉)도 이날 김밥 50줄을 공항에 대기 중인 관광객에게 전달해 달라며 공항사무소에 제공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60대 부부는 24일 삶은계란 50개와 고구마 1박스, 귤 1박스를 체류객들에게 나눠줬다.

기업들도 발벗고 나섰다. 신라스테이 제주는 항공기 결항으로 발이 묶인 고객들에게 객실 65개를 무료로 제공했으며 동아쏘시오 그룹에서는 박카스 1만개(500만원 상당)를 25일 낮 12시부터 공항에 대기 중인 관광객들에게 제공했다.

GS리테일 직원 17명은 25일 오전 공항 대합실의 체류객들에게 초코파이 1만여개와 캔커피 3600여개를 나눠줬다.

김태윤 GS리테일 영업팀장은 "제주공항에 발이 묶여 힘들어하는 여행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물품을 지원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따른 대응을 통한 물품제공과 자원봉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폭설과 강풍으로 폐쇄됐던 제주공항은 25일 정오부터 운항을 재개했다. 여객기는 모두 임시편이라 지난 23일 결항편 승객부터 순서대로 태운다. 김포공항·김해공항의 심야 운항제한이 26일 오전 6시까지 임시 해제되면서 항공사들은 밤샘 수송작전에 나설 예정이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오후 2시 집계 기준으로 파악한 제주발 여객기는 정기편과 임시편 총 105편, 2만1000여석 규모이지만 이후 새벽시간대 운항이 가능해지면서 육지로 수송하는 인원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서울시는 김포공항으로 도착한 관광객들의 안전귀가를 위해 김포공항과 연계된 지하철 5·9호선과 시내·공항 버스 13개 노선의 막차를 연장 운행한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행 막차는 0시49분에, 9호선 종합운동장행 막차는 오전 0시45분에 각각 김포공항을 출발한다. 또 서울시는 심야시간 김포공항에 택시가 집중 배차되도록 택시조합을 통해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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