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부회장은 '쿠데타'에 실패했고, 신 회장은 형의 반란을 성공적으로 진압한 모양새지만 큰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신 회장의 형 편에 서 있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의 반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물면서 형인 신 전 부회장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우호 세력 다지기에 전념하고 있는 듯 하다.
신 전 부회장은 원래 주요 활동무대가 일본인만큼 일본 체류를 길게 가져간다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일본 체류를 연장하면서 재반격의 가능성을 탐색해 볼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이 이날 귀국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롯데그룹 측은 "두 분 다 오늘은 귀국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부인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부회장에서 해임되고 올해 1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자리도 빼앗긴 뒤 6개월 만인 지난 27일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94)을 앞세워 전격 일본행을 택했다. 신 총괄회장은 일본에 도착한 직후 일본롯데홀딩스에서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롯데홀딩스 대표 등을 포함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모두 해임했다.
이에 따라 한국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호텔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이사는 신 총괄회장 한 명만 남게 돼 상황은 신 전 부회장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동생인 신 회장이 현지에서 일본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개최, 신 총괄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해임함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시도했던 쿠데타는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따라서 신 총괄회장을 포함해 일본에 갔던 신 이사장 등은 28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 총괄회장은 귀국 후부터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본인의 집무실 겸 거처에 머무르며 휴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12월 일본에 다녀온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 비행기를 탄데다 이틀 연속 비행기를 타면서 고령의 나이에 부담이 됐다는 것이 롯데 측 설명이다.
한편 신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이사장의 딸인 장선윤 호텔롯데 해외사업개발담당 상무는 29일 소공동 롯데호텔 사무실에 출근해 평상시처럼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