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비율 남성 74:1…여성은 1,300:1

전무 이상 여성 고위임원, 최근 17% 줄어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10곳 중 7곳에는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여직원 수 대비 여성 임원의 비율은 약 1,300명당 1명꼴로 남성 임원 비율(74명당 1명)과 비교하면 무려 18배의 격차를 보였다.

정부가 유능한 여성인력의 발굴·육성을 주창하고 있지만 실제 여성들은 여전히 깨기 어려운 '유리천장' 아래서 고위직 진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284곳의 여성 임원(오너 포함)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이 아예 없는 회사가 210곳으로 무려 73.9%에 달했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LS, 현대중공업, 영풍, 대림, 동국제강,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에쓰오일(S-Oil) 등 8개 그룹은 35개 계열사에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여성 임원이 있는 그룹들의 경우에도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동부그룹은 전체 계열사 13개 중 동부팜한농 1곳(7.7%), 포스코그룹 역시 13개 계열사 중 포스코 1곳(7.7%)에만 여성 임원이 있었다.

GS(13.3%), SK(18.8%), 금호아시아나(20.0%), 현대자동차(22.2%), KT(23.1%), OCI·현대백화점(25.0%), 한화(27.3%), 효성(28.6%), 롯데(29.4%)도 여성임원이 있는 계열사 비중이 30% 미만이었다. 두산(33.3%), 미래에셋(40.0%), LG(43.8%), 삼성(48.0%)은 여성 임원을 둔 계열사 비중이 그나마 3분의 1을 넘겼다.

현대, CJ, 한진, KCC 등 4개 그룹은 여성 임원을 둔 계열사가 절반을 넘었다. 현대그룹은 5개 계열사 중 4곳(80%)에 여성 임원을 뒀고, CJ는 11개 계열사 중 7곳(63.6%), 한진과 KCC는 계열사 절반에 여성 임원이 있었다.

30대 그룹의 여성 임원이 전체 여직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1,000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여성 임원은 총 195명으로 전체 여직원 25만 3,069명의 0.077%에 불과했다. 1,298명 중 1명꼴이다. 지난해 0.084%에서 올해는 0.007%포인트 더 떨어졌다.

반면 남성 전체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은 1.360%로 74명 중 1명꼴이었다. 전체 남성직원은 76만 8,462명이고 남성 임원은 1만 452명이다.

여성 임원의 직급별 비중은 상무가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전무 이상 고위직은 많지 않았다. 상무는 지난해 95명에서 127명으로 32명(33.7%) 증가한 반면 전무 이상은 30명에서 25명으로 16.7% 감소했다.

여성 임원의 출신 대학은 일명 '이·서·연(이화여대, 서울대, 연세대)'이 40% 이상으로 3강 체제를 유지했다. 출신 대학이 확인된 185명 중 이화여대는 28명으로 15.1%에 달했고 이어 서울대(27명, 14.6%), 연세대(25명, 13.5%) 순이었다. 이들 3개 대학 출신 여성 임원은 80명으로 전체 여성 임원의 43.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서강대(8명, 4.3%), 한국과학기술원(6명, 3.2%)이 5위권에 들었고 고려대, 포항공대, 한국외대, 숙명여대, 한양대 출신은 모두 5명(2.7%)이 있었다.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여성 임원은 이력이 확인된 179명 중 72명으로 전체 40.2%를 차지했다. 직군별로 보면 영업마케팅이 59명(30.4%)으로 가장 많았고 기술(39명, 20.1%), 기획(36명, 18.6%), 지원(25명, 12.9%), 연구원(20명, 10.3%), 인사(7명, 3.6%) 순이었다.

한편 여성 임원의 평균 나이는 48.4세였다. 40대가 125명(6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59명(30%), 60대 이상 6명(3%), 30대 이하 4명(2%)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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