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재 지출 늘었지만 여가 부문 소비는 '아직'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가구를 신용카드로 구입한 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산 새 자동차와 전자·통신제품 구매가 늘었고, 백화점·슈퍼·할인점·홈쇼핑 등에서도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증가했다. 반면 레저·의류 등은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비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집계된 개인의 신용카드 분야별 사용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구 구입에 쓴 금액은 지난 1월 1,244억 원, 2월 1,216억 원으로 각각 작년 같은 달보다 40.5%, 34.8% 증가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난과 주택구입 증가로 이사가 늘면서 가구와 가전제품 등의 판매가 동반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로 전자·통신제품을 구입한 금액도 1월 7,727억 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4% 늘어난 데 이어 2월에도 1.1% 증가했다. 국산 신차 구입액은 1, 2월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5%, 14.5% 늘었다.

유통업체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금액도 대부분 늘었다. 백화점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금액은 1월에 6.5% 줄었다가 2월 4.6% 증가로 돌아섰다. 슈퍼마켓에서 이뤄진 신용카드 결제액도 2월 24.9% 증가했다.

2월에 할인점은 11.2% 늘었고 면세점은 3.6%, 편의점은 17.6%의 증가율을 각각 보였다. 홈쇼핑과 인터넷 판매에서 신용카드를 쓴 금액도 2월에 9.0% 늘었다. 또 2월엔 설 선물 수요 등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구입에 신용카드를 쓴 금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무려64.10%나 늘었고 건강식품도 5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음식점은 2월 중 8.2% 늘었고 동물병원(13.9%), 귀금속(3.1%), 안경점(6.0%), 화장품(3.0%) 등도 신용카드 사용액이 늘었다. 이런 추세는 그동안 장기간 경기침체로 위축됐던 소비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4월 금통위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2월 지표로 보면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면서 "저유가와 완화 정책이 소비에 영향을 주지 않나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구재 등의 구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레저·의류·유흥 및 사치업 등의 신용카드 매출은 여전히 감소세를 보여 본격적인 소비심리 확산은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레저시설과 레저용품 구입에 신용카드를 쓴 금액은 1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0.1% 감소한 데 이어 2월에도 3.6% 줄었다.

서점도 올해 들어 1∼2월 모두 감소세를 지속했고, 의류 및 직물업체는 1월 -9.7%, 2월 -6.7%를 각각 기록했다. 유흥 및 사치업도 1월 1.0% 감소한데 이어 2월에도 2.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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