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일 입찰 마감, 파라다이스도 가세 총 9개사 참여 확정

시내 면세점을 획득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전쟁이 치열하다.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6월 1일 관세청 시내면세점 입찰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유통업계 사이에 포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입찰전에 뛰어든 유통업체와 대기업은 각각 사업 계획을 무기로 서로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소리없이 벌어지는 유통업체들의 면세점 입찰 대전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출사표를 낸 대기업은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 현대백화점그룹, 롯데면세점, 신세계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 이랜드그룹 등이다. 여기에 파라다이스그룹이 서울 시내 면세점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는 등 특허 입찰 준비에 가세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지주사인 파라다이스 글로벌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서울 명동(SK건설 건물)에서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신세계그룹에 매각한 지 5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중소.중견기업으로 입찰하기 위해 부산에서 면세점사업을 벌였던 파라다이스 대신 지주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로 사업신청을 하기로 했다.

시내면세점 입찰 경쟁에 뛰어든 기업들의 대부분은 후보지를 발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관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으로 바꾸겠다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인근 남대문 시장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연계시켜 침체된 지역 상권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도 안고있다. 호텔신라는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용산 아이크파크몰을 최종 결정했다. 신라면세점 운용 경험과 용산 아이파크몰 입지 등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을 선택했다. 황금색을 좋아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골드바'라고 부르는 63빌딩은 인지도도 높고 빌딩 내 아쿠아리움 등 관광 인프라도 보유했다는 장점이 있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를 선택했다. 쇼핑과 숙박 등 동대문 상권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새로운 면세점 사업지로 동대문 롯데피트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롯데자산개발이 운영 중인 롯데피트인은 지난해 7월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 여사가 쇼핑하러 방문할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특히 합작법인에 중견·중소기업들을 주주로 참여시켜 상생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이랜드와 롯데면세점만이 입지 선정작업을 최종 조율 중인 상황이다. 유통업계가 이렇게 사활을 건 까닭은 꺾이는 매출 속에서 면세점 사업만이 유일한 돌파구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1조9,000억원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1조8,000억원)을 뛰어 넘었다. 그룹 설립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다른 유통업체들도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신세계 백화점과 마트도 연속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호텔 신라 역시 지난 2012년 447억원을 웃돌던 호텔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243억원으로 급감했다.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1·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고 영업이익도 7%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던 홈쇼핑 매출도 뒷걸음질 치고 있어 면세사업에서 부진 탈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면세점 시장 규모 전년대비 20.5% 증가한 약 10조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8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1.6% 성장했다. 이 중 5조4,000억원의 매출이 시내면세점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30%이상 증가한 수치다.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지난 해 부진한 수치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성장률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출국자수 증가에 따른 백화점에서 면세점으로의 소비 이동이 올해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는 이유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면세점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20.5% 증가한 10조원을 예상하고 있어,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유통업체에 게는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소 중견기업 시내면세점 역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건자재 생산·유통 전문 유진기업이 MBC와 손잡고 여의도 MBC 사옥을 후보지로 입찰에 참여했다. 하나투어도 최근 면세 사업 법인인 '에스엠이즈 듀티프리' 명칭을 '에스엠(SM) 면세점'으로 변경하고 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76%까지 끌어올리면서 공세에 맞서고 있다. 후보지는 최근 종로구 인사동 내 하나투어 본사로 알려졌다.

서울 양재동에서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하이브랜드도 도전 의사를 밝혔고 국내 3,500여 개 회원사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패션협회도 최근 회원사 10~15곳 정도를 모아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밖에 후보로 거론되던 기업 중 인천 공항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엔타스는 현대백화점이 주도하는 합작법인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세청은 오는 6월 1일까지 면세점 사업권 신청을 받으며 7월 중 최종 사업자를 발표한다. 서울시내 신규 면세점 3곳 가운데 대기업 2곳, 중소·중견기업 1곳을 최종 사업자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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