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그만두고 더 나은 새 직장 알아보려는 세태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원인

KBS TV 파노라마 ‘김난도의 내일’ 방송화면 캡쳐.
[데일리한국 장원수 기자] 직장을 잡았지만 더 나은 새 일자리를 찾아 다시 구직시장에 나오는 20대가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인턴기간이 끝난 뒤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하거나,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직원으로 일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취업 시장에 뛰어든 일명 ‘취업 유경험 실업자’이다.

3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20대 취업 유경험 실업자 수는 37만1,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1년 2월(37만,7000명) 이래 14년 만에 최고치다. 청년 실업자 수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7월 11.5%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인 11.1%(48만4,000명)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 유경험 실업자의 증가는 또 다른 청년 실업난을 가중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취업 유경험 실업자는 예비 졸업생, 취업준비생들과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는 힘들다’는 치열한 취업 경쟁을 해야 한다.

20대 취업 유경험 실업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실제로 2013년에는 20대 정규직 평균 월급은 192만4,000원인 데 반해 비정규직은 108만2,000원으로 정규직의 56.2%에 불과했다. 또 지난해 직원 300인 이상 대기업 상용근로자(고용기간 1년 이상)의 평균 월급은 482만6,500원이었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상용근로자 평균 월급은 300만8,200원으로 대기업의 62.3%에 머물렀다.

한 국책연구소의 연구원은 “20대 취업자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회사에 들어갈 때는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직장을 다닐수록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크다는 것을 보고 절망하게 된다”라며 “그래서 기존 직장을 그만둔 뒤 스펙 쌓기를 하다가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라도 더 나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라도 덧붙였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 숫자는 120만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4,000명이 증가했다. 전달인 98만9,000명이었던 실업자 수가 한 달여 기간 동안 21만4,000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또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10만4000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00명이 증가했고, 취업 유경험 실업자는 109만9,000명으로 2만명이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2,519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만6,000명이 증가했고 고용률은 58.8%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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