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샘표간장 등 CM송 업고 장수 품목 등극

금융권·식품 업계 CM송 매출 효과 꾸준

친근한 CM송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새우깡. 사진=농심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1970-1980년대 "하늘에서 별을 따다∼"로 시작하는 음료수 오란씨와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가요"는 유명한 CM송이다. 수십 년간 사랑받은 장수 제품 뒤엔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 제작 컨텐츠인 UCC(User Created Contents)와 결합해 소비자의 참여형 마케팅으로 진화해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돋보이도록 하기 위한 광고 기법인 CM송은 특유의 강한 흡입력으로 좋은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와 쏙쏙 들어오는 가사를 듣다 보면 각인 효과가 있어 많은 기업에서 선호하고 있다. CM송은‘Commercial Message Song’을 줄인 말로 광고 카피를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CM송은 단순히 광고의 보조 수단을 뛰어넘어 상품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맥도날드가 '빅맥송'으로 소비자 참여형 CM송 이벤트를 개최한다.
떠먹는 ‘요거트’에 대한 마케팅을 펼친 서울우유는 광고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자 가수 로이킴이 CM송을 불러 5개월 만에 하루 25만 개가 넘게 팔리는 진기록과 함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가 넘는 광고 효과를 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샘표의 '연두송'도 제품을 소비자에게 쉽고 빠르게 기억하게 만들어준 CM송이다. 노래에서 반복되는 '연두해요'라는 가사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로 요리 조미료 '연두'의 소비자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보고는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 맛을 보고 맛을 아는 샘표간장~"에 이어 쉬운 CM송으로 매출 대박을 터뜨렸다. 2012년 43억원이던 연두 매출은 이후 2013년 147억원, 지난해 171억원으로 급상승 했다.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도 고객들의 귀에 익숙한 노래를 광고음악으로 만들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금융 상품 속에서 자사의 상품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AIA생명의 광고음악은 상품 판매 대상인 50, 60대 중장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로 승부했다. AIA생명은 가수 오승근 씨의 히트곡 ‘내 나이가 어때서’의 노랫말을 ‘내 건강이 어때서, 내 혈압이 어때서, 보험 들기 딱 좋은 때인데’ 등으로 바꿔 나이가 많고 과거 병력이 있어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특징을 부각시켰다. AIA생명 상품광고팀 차장은 “올 1월부터 광고가 나간 후 중장년층들의 반응이 좋아 콜센터 문의 전화가 20%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CM송에 가장 공들이는 곳은 식품음료업계다. 주 고객이 어린이부터 주부까지 다양하다보니 모든 연령층에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래와 음악을 활용하는 것이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로 시작하는 농심 새우깡 노래는 1988년 가수 윤형주가 곡을 짓고 카피라이터 이만재가 가사를 붙여 탄생해 지금까지 사랑 받고 있다. ‘너구리’ ‘짜파게티’ ‘양파링’ 등도 농심 CM송이다. 농심 관계자는 “간결한 리듬과 반복적인 멜로디로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쫄깃쫄깃~ 오동통통’처럼 CM송에 제품 특징을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도 노하우"라고 말했다.

이러한 CM송의 열기 속에 최근에는 소비자 참여형 CM송이 주목받고 있다. 맥도날드는 대표 CM송인 '빅맥송' 영상을 올리면 빅맥 단품 1개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쿠폰을 전달하는 행사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12년과 2013년에 진행돼 큰 화제를 모았던 빅맥송 시즌 1, 2에 이은 소비자 참여형 행사로 웰빙 바람으로 주춤한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CM송을 이용한 열풍을 다시 노리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귀를 사로잡는 CM송은 매출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넘쳐나는 광고 속에 차별화된 전략을 꾀하는 확실한 방식"이라며 "전문업체에 의뢰하기 보다는 기존의 CM송을 이용해 소비자 참여를 이끄는 이벤트는 마케팅 비용도 크게 들지 않아 기존의 CM송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선호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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