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최신 디자인·빠른 생산 주기 강점
국내 가구·유통업계 모두 '셀프 인테리어' 주목

걸그룹 레인보우 재경이 셀프인테리어에 도전한 모습. 사진=재경 블로그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맨날 커튼 바꾸기나 향초로 셀프 인테리어의 간만 보다가 올해부터 아이 방을 제대로 꾸며주고 싶어서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민트색으로 꾸몄는데 5만원도 안들었죠. 자신감이 붙어서 봄 오기 전에 거실 수납장이랑 벽지 칠하기 성공해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셀프 인테리어를 검색하면 나오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이다. '원룸 셀프 인테리어', '신혼집 셀프 인테리어' 등으로 분류된 게시판에는 셀프인테리어에 대한 질문과 답변 등 다양한 이야기가 넘쳤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리빙 시장은 2010년 15조7,000억원에서 2013년 20조1,000억원 규모로 최근 3년 사이 30% 이상 성장했다. 특히 2014년에는 '이케아', '자라홈' 등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홈데코, 패스트리빙, 홈퍼니싱, 셀프인테리어 등의 이름을 가지며 급성장했다.

과거 셀프 인테리어가 도배, 전등 교체 등 간단한 보수작업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욕실·주방 인테리어 등 전문가 수준의 시공까지 직접 하고 있는 추세다. 폭이 좁아 수납공간이 부족한 주방에 원목 선반으로 사용하기 편안한 주방을 만드는가 하면 현관문도 직접 교체하거나 욕실 타일도 개성 넘치는 파벽돌을 직접 구해 붙이기도 한다.

현재 셀프인테리어 브랜드는 합리적인 가격,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 빠른 생산 주기 등 최근 각광받고 있는 패션업계 SPA 브랜드와 강점이 유사하다. 경기 불황에 소비자를 사로 잡을 요소를 모두 갖춘 것이다.

가구 매장 역시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 장소가 아닌 고객이 생활문화를 체험하듯 보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4일 잠실점 9~10층에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리빙관'을 연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리빙관은 총 면적 6300㎡(1900평) 규모로, 롯데백화점 본점 리빙 매장보다 약 1460㎡ 넓다. 가전, 가구, 홈패션, 주방 등 리빙 전 상품군 154개의 브랜드로 구성된다.

국내 가구업체 한샘 역시 셀프인테리어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대형마트 점포 안에 생활용품 브랜드 '한샘홈'의 매장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의 생활용품 매장을 홈플러스 점포 안에 여는 방안을 실무진 사이에서 논의 중"이라며 "그러나 개점 시점나 점포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샘은 이전의 가구 중심 전시에서 ‘미술선생님이 꿈인 여자아이의 방’, ‘경찰이 꿈인 남자아이의 방’ 등 현실적인 전시로 매장 콘셉트도 바꾸고 있다.

가구 업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많은 소품류을 보유한 라이프스타일 업체는 삼성동과 잠실 일대의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 유동 인구를 공략하고 있다. 이들 대형 쇼핑몰들은 최근 각광받는 송파 문정지구, 위례신도시 등과 인접해있는데다 주말 여가를 보내려는 가족 단위 인파까지 더해져 새로운 홈퍼니싱 쇼핑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이마트의 자연주의를 인수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는 올해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한 이후 삼성동 코엑스몰에 두 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자주 코엑스몰점은 브랜드 최초의 쇼핑몰 입점으로 주방용품, 침구, 인테리어소품, 패션용품 등 실용성을 강조한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 생활소품과 건축자재 수요가 급증한다. 일본의 경우 3만 달러가 확고해진 2002년 이후 10여 년 동안 관련 분야의 성장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불황 속에서도 홈퍼니싱 관련 소비는 꾸준히 늘어났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계절이나 각자의 개성에 맞춰 집을 꾸밀 수 있는 셀프인테리어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면서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달러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에도 국내 리빙 시장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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