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소비 문화를 주도하는 주부 마음 사로잡아 매출 증대 노려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 레이디의 3040 주부모델.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유통업계가 주부층을 노리고 있다. 특히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경험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이벤트 마케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주부들이 소비 문화를 주도하는 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전파력도 빠르기 때문이다.

업계는 먼저 주부 모델을 내세워 공감대를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스타일 서포터즈'는 업계에서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은 30대 주부 블로거가 패션화보 촬영 및 상품 리뷰에 참여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브랜드 소식을 전하는 게 주된 활동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는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뿐 아니라, 다소 올드한 이미지를 벗고 친근하고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크로커다일레이디 관계자는 "9년 동안 30대 주부들을 상대로 진행하다보니 젊은 주부들의 블로거 활동으로 크로커다일의 올드한 이미지도 탈피해 밝은 이미지를 가져와 젊은 주부층에게까지 사랑 받은 만큼 매출도 늘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CC의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인테리어는 주부의 SNS 마케팅 효과를 봤다. 홈씨씨인테리어는 최근 메신저 카카오톡의 '플러스친구'를 오픈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기업들이 일반 고객들과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친구를 맺고 기업 및 브랜드의 다양한 소식과 컨텐츠를 제공하는 홍보와 마케팅 수단이다. 홈씨씨인테리어 플러스친구는 오픈한 지 일주일 만에 40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친구 맺기를 신청하는 등 주요 고객층인 주부들이 인테리어에 대한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오픈 일주일만에 실측 요청 상담 건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GS 건설은 주부로 구성된 홍보단 '미자팸'을 운영했다. 이른바 '줌마파워'로 타깃 지역 내 주부들과 스킨십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미사강변센트럴자이 패밀리' 의 앞 글자를 따 '미자팸'으로 이름 붙여진 주부 홍보단은 미사강변센트럴자이의 주요 타겟지역인 하남시를 비롯해 강동구와 송파구에 거주하고 있는 기혼 여성 15명으로 구성됐다. 실제 미자팸을 통해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입소문 마케팅'이 제대로 성공해 계약 가능한 고객을 상당수 확보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편의점 'CU(씨유)'도 '주부 파트너' 제도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는 물론 소비자들을 상대로 우수한 평가까지 받았다. 'CU'가 전국 8,000여 점포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운영력 진단 결과, 주부 스태프들의 운영력 점수는 연령별 최상위이며 고객 불만 접수 건수는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다. CU측은 앞으로도 주부 인력의 검증된 업무 역량을 활용한 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주부들의 '입소문'에 효과를 본 기업이 늘어나자 업계는 저마다 다른 이벤트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GS편의점도 주부 고객층 공략을 위해 지난달 처음으로 주부 마케터를 선발했다. CJ제일제당, 농심, 동원F&B 등의 식품기업들도 정기적인 주부모니터 운영을 통해 신제품 평가와 시장 조사, 광고 모니터링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를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정의 활동비를 제공하고 주부들을 기업 활동에 참여시키면서 소비력이 가장 큰 주부들의 네트워크에 깊이 파고들면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주부 기자단이나 주부를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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