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YTN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국산 화장품이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리스트 1순위에 오르면서 기업들이 이 분야에 앞다퉈 손을 뻗치고 있다. 제약업체들이 축적한 연구 기술로 화장품 개발에 나서는가 하면 엔터테인먼트, 소셜커머스 회사들도 화장품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가 최근 인수한 광고대행업체 휘닉스홀딩스는 화장품업체 코드코스메의 경영권을 34억5900만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최근 인수한 휘닉스홀딩스가 YG엔터의 화장품 사업 부문을 양도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산 화장품은 유럽과 일본 제품에 비해 점유율이 낮지만 중국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바링허우(1980년 이후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덕을 보기도 했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기대에 힘입어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티몬)는 일명 '하유미팩'으로 유명한 마스크팩 전문 제조사 제닉과 손을 맞잡았다. 티몬은 지난달 제닉과 합작한 자체 브랜드 '티젠'을 출시했다.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 제약업체들의 화장품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2월 제약회사 이미지를 활용한 브랜드 '클라로'를 선보였다. 도자기 제조기업 행남자기는 의료기 전문 제업체인 진성메디 투자를 통한 화장품 사업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화장품 브랜드숍의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늘고 있는 것은 의외라는 분석도 있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2011년~2012년 국내 브랜드숍의 평균 성장률은 20%를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5% 미만의 한자릿수 성장에 머물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은 따로 공장이나 생산 라인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OEM(주문자위탁생산) 업체와 손 잡으면 되기 때문에 타 산업보다 진입 장벽이 낮아서 성장세가 한풀 꺾이더라도 신규로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최근 브랜드들이 많이 생기면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신규로 진입한 뒤 부침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듯 앞으로도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마케팅비를 과다 지출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이러한 마케팅 양상이 소셜커머스 시장처럼 수익은 내지 못 하고 지나친 광고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지금껏 단 한번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티켓몬스터의 경우 2011년 이후 누적 영업손실이 2,100억원에 달한다. 위메프도 같은 기간 612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다. 지난해 위메프는 광고 판촉비로 전체 매출 80%에 해당하는 약 63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영업손실이 36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 이상 늘어났다. 위메프는 올해 4분기에도 마케팅 비용으로 총 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마케팅 올인’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07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티켓몬스터도 광고선전비와 판촉비로 216억원을 지출했다.

한 투자 전문가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외형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창출 측면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것처럼 어떤 업계든 과도한 판촉비 경쟁으로 인한 적자는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게하는 요소"라며 "한정된 예산에서 마케팅 광고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투자되면 연구개발비는 당연히 축소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품질 개발이나 히트 상품이 나오지 못 하면 화장품 사업은 하락세를 타고 치킨게임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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