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 2012년 매출조사서 전년비 50% 이상 하락
"무선인터넷·콘센트 제공하지 않는 정책 때문" 분석

서울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노트북을 이용하고 있는 손님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서울 선릉역 근처 대형 커피숍 프랜차이즈 커피빈을 찾은 A씨. 커피 주문 뒤 거래처로 인터넷 이메일을 보내려는데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휴대전화 핫스팟을 이용하려 했는데 이번엔 노트북 전원을 연결할 콘센트가 없었다. 미리 결제한 커피마저 포기하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최근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A씨처럼 커피숍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코피스(coffee+office)족이 늘고 있다. 때문에 커패숍을 찾을 때 커피의 맛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연결과 콘센트 유무, 의자의 편안함 등이 선택 기준으로 꼽히고 있다. 이렇듯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회사 별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놓고 코피스족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스타벅스의 경우 와이파이 사용에 대한 내·외국인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더 용이하게 돼 있다는 것이다. 매장에서 KT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은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및 이용 통신사 등의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외국인 고객은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불만이 커지자 스타벅스 측은 "내외국인 인증 절차의 형평성을 맞추는 안을 12월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히며 이용자들을 진정시키려 하고 있다.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 초기에는 커피 한잔에 몇시간을 버티는 이른바 '앉은 뱅이' 고객들이 많아져 회전율이 더뎌질까 고심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고 이제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전국 대부분의 매장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며 할리스커피는 전체 매장의 85% 수준의 지점에서 와이파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탐앤탐스는 주문 고객에게 제공되는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이디야, 엔젤리너스, 투썸플레이스 등도 음료나 제품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카페베네는 와이파이는 물론 아예 멤버십 가입 고객들에게 노트북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무선 인터넷이 안 되는 커피전문점은 아예 안 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설치를 안할 수 없다"면서 "단순히 제품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커피빈만큼은 이같은 기류에 흔쾌히 동참하지 않았다. 매장 콘셉트를 '휴게 공간'으로 설정하며 무선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았고 심지어 콘센트마저 보기 드물다. 그러다보니 코피스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실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커피빈의 2012년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 201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매출 총 이익이 2,128억에서 2,674억으로 25.6%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커피빈은 773억에서 831억 7.5% 증가에 그쳤다. 매출 하락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매장 내 와이파이와 콘센트를 제공하지 않는 정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에 커피빈은 지난해부터 전략을 바꿔 새로 오픈하는 매장을 중심으로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콘센트 보유 등 서비스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 와이파이 연결이 되지 않는 커피숍이란 이미지가 강해 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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