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만원 손해에도 계속 늘어
"광화문 매장은 상징성, 수익은 다른 매장에서"

대형 커피전문점의 또 다른 광화문 커피 전쟁이 시작됐다.사진=MBC
광화문은 지하철 5호선을 비롯해 수백개의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노선이 지나고 초대형 빌딩까지 밀집한 지역이다. 광화문 역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안에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이디야,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카페베네, 할리스, 탐앤탐스 등 10여 개 이상의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즐비하다.

프랜차이즈기업인 SPC그룹은 15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우체국 1층에 '커피앳웍스'(Coffee@Works) 단독 매장 1호점을 열고 광화문 커피 전쟁의 제2라운드를 예고했다.

광화문역 인근 유동인구는 하루 10만명 남짓으로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핵심상권인 종각역의 4분의1 수준이다. 그러나 오피스 빌딩이 밀집해 있는 데다 청계광장, 명동, 경복궁 등 관광명소가 인접해 매출액이 높은 알짜 상권으로 꼽힌다. 그만큼 임대료도 높다. 커피앳웍스와 규모가 비슷한 인근 커피 매장의 경우 월 임대료가 4,000만~5,000만원 수준으로 연간 5억~6억원 수준이다.

인테리어에 들이는 공도 만만치 않다. 인근 330㎡ 규모의 한 커피 전문점은 인테리어에만 8억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을 정도다. 프랜차이즈 마다 10억원을 훨씬 웃도는 투자가 들어갔지만 이런 대형 커피 매장이 광화문에서 수익을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가장 오래 된 우체국이 있던 자리이며 광화문이 서울의 랜드마크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광화문 일대 대형 커피 매장 대부분 월 1,000만 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지만 서울의 중심이자 커피의 주 고객층인 직장인들이 많아 상징성이 큰 점을 고려해 손해를 입으면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광화문에서는 고객 반응을 느끼고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매장이 대부분이며 다른 매장에서 올린 수익으로 상쇄시킬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커피전문점 창업전문가는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이 워낙 많기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의 커피전문점 사업전망은 밝다"면서 "커피원두가 생산되지 않는 대한민국이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11위의 커피 소비대국에 속하며 커피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17일 커피업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커피프랜차이즈 대형 업체 두 곳이 추가 인상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커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일부 업체들이 인상 시기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언론과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은 만큼 잠잠해질 때까지 시기를 조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할리스, 카페베네에 이어 나머지 업체들까지 오를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커피믹스마저도 가격을 인상했다. 커피믹스 시장 1위인 동서식품은 지난 8월부터 커피 출고가를 평균 4.9% 올렸다. 맥심 오리지날 170g 리필 제품은 5,420원에서 ,5680원으로 4.8%,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제품은 1만780원에서 1만1310원으로 4.9% 올렸다. 맥심 카누 48g 제품도 6,920원에서 7,260원으로 4.9% 인상됐다. 동서식품 측은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가뭄 여파로 공급량이 대폭 축소되면서 원두 가격이 올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커피 가격(아라비카 생두)은 지난 2012년보다 10% 넘게 하락했다"면서 "동서식품이 매년 업계 평균 대비 2배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도 인상행렬에 동참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렇듯 커피시장 전반적인 가격이 오르거나 인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커피업계에 다시 한번 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대형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커피값 인상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센만큼 당분간은 '눈치작전'이 이어지다가 커피를 외면할 고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수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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