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총 2년 7개월 만에 15% 밑으로

코스피 박스권 돌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2년 7개월 만에 15%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 대장주의 시총 비중 감소가 오히려 코스피 박스권(증시가 일정 범위에서만 오르내리는 것을 가리킴) 돌파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삼성전자 역설론'이 증권가에서 나와 눈길을 모은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대부분 15%를 밑돌았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1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2년 2월 15일(14.79%)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9월 1∼15일까지 총 8거래일의 절반인 4거래일(지난 2·3·5·11일) 동안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14%대에 머물렀다.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와 상승세를 반복했다. 지난 1월 130만 원선이 무너진 삼성전자 주가는 3월 말부터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발표, 삼성SDS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 발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심장 수술 등 대형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급등세를 탔다.

이에 주가는 6월 초 147만 원까지 올랐지만, 삼성전자가 2분기 7조 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으로 어닝쇼크를 내고, 증권사들이 최근 추정하고 있는 3분기 영업이익 수준도 5조 원대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주가도 함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종가는 120만 원, 시총은 약 176조7,600억 원이다. 6월 초 고점(216조5,300억 원)과 비교했을 때 약 40조 원이 증발했다.

한편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줄면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난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제기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25% 가까이 올랐을 때 주식시장은 박스권에 머물렀지만, 이후 삼성전자의 비중이 줄어들자 오히려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벗어나 2,00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04년 4월 말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24%에 가까웠을 당시 코스피는 5년째 박스권에 갇힌 상태였다.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을 벗어나 2,000선에 도달한 2007년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7∼8%대로 낮았다. 지난 2011년 5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로 올랐을 당시에도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10∼11%대 수준이었다.

반면 '무리'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낮아진 2007년에는 조선·화학주가 떠올라 코스피지수를 이끌었고, 2011년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되는 시기라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다는 주장이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스마트폰 성장세가 꺾이고 국내 자동차 업종도 환율에 발목이 잡혀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대신할 주도 업종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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