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립유치원의 연간 학부모 부담금이 900여만 원으로 대학 등록금과 맞먹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29일 교육부는 유치원 정보공시 전용사이트인 '유치원 알리미'(e-childschoolinfo.moe.go.kr)를 통해 8월 정시공시를 제공했다. 이번 공시에 전국의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 8,692개원 모두가 유치원 원비 현황, 2013학년도 회계결산서, 유치원 규칙, 위반내용 등을 공개했다.

전국적으로 학부모 부담금 가장 비싼 유치원 10개원 중 9개원이 서울에 몰렸다. 서울 성북구의 우촌유치원이 78만800원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937만원으로 웬만한 사립대 등록금보다 많았다.

서울 은평의 예일유치원(71만8,800원), 서울 송파 올림픽유치원(60만6,100원), 서울 서초 우정유치원(53만9,200원), 서울 종로 상명사대부속유치원(53만2,500원) 등도 고액이었다.

교육부가 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공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평균 8,300원으로 1년 전보다 24.5%(2,700원) 감소했다. 반면 사립유치원은 평균 19만5,100원으로, 1년 사이 1.4%(2,700원) 올랐다. 학부모 부담금은 입학·졸업경비가 포함된 교육과정 교육비와 방과후 과정 교육비를 합한 수치다.

교육부는 원아 1인당 교육비 경향을 알아보고자 최빈치를 사용했고, 만 3세, 4세, 5세 이상 등 3개 연령의 평균치를 구했다. 국·공립은 세월호 여파에 따른 현장학습 감소, 학부모 부담 줄이기 노력 등으로 학부모 부담금이 줄었지만 사립은 인건비, 교재 재료비, 급식비 등의 물가상승률 반영으로 소폭 올랐다고 교육부는 분석했다.

국·공립과 사립간 학부모 부담금 차이는 18만6,800원으로 작년의 18만1,400원보다 5,400원 늘었다. 국·공립은 교직원 인건비를 국가가 보조하지만 사립은 인건비가 원비에 포함된 탓에 사립이 상대적으로 학부모 부담금이 크게 나타난다.

국·공립유치원에 월별 원아 1인당 교직원 인건비 34만6천원을, 사립유치원에는 월별 원아 1인당 교원 처우개선비 2만8,000원을 더해 비교하면 국·공립유치원의 원아 1인당 교육비는 평균 66만900원으로 사립 평균 53만6,400원보다 많은 셈이다.

만 5세 이상 기준으로 지역별 현황을 보면 서울의 사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이 29만4,4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353만여원이다. 인천(23만5,900원), 경기(21만1,700원), 대전(20만8,600원) 등도 20만원대로 비쌌다.

사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강원이 가장 낮았다. 강원의 경우 학부모 부담금이 월평균 9만2,400원으로 서울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만 5세 이상 기준으로 국·공립유치원 중에서는 제주가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낮은 300원으로 조사됐다. 전북(600원), 경북(800원)도 학부모 부담금이 낮은 지역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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