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 불공쟁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제공.
오프라인에서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납품업체 사이에서 벌어지는 '갑을 논란'이 모바일 비즈니스에서도 발생했다.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96%를 점유하며 확고한 '비즈니스 플랫폼' 위상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유통과 쇼핑뿐 아니라 모바일 상품권 유통 분야까지 저변을 확대했다.

모바일상품권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휴대폰 소액결제 및 신용카드를 이용해 구입하는 것으로 젊은 층은 물론 간편한 결제 방식과 오프라인 보다 싼 가격으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포함한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32억 원에서 2012년 1,063억원, 지난해 1413억원으로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올해 2분기 모바일 거래액은 3조1,930억원으로 136.9% 증가했다.

하지만 카카오와 제휴해 모바일상품권을 판매해 온 윈큐브마케팅은 지난해 1,000억 원에 달했던 상품권 매출이 최근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카오가 7월부터 모바일 상품권을 직접 판매하겠다며 기존 업체들과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에서 100여개 브랜드의 모바일상품권을 판매하다가 계약이 끊기면서 위기에 몰린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단히 민감한 상황이어서 이 사안과 관련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K플래닛·KT엠하우스 등 대기업 계열의 모바일상품권 업체도 "갑(甲)의 위치를 이용한 횡포"라며 카카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28일 공정위는 카카오의 기업결합과 카카오가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의 서비스와 관련해 모바일 상품권 판매업체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사실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관계 업체들도 공정위의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와 모바일 상품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 선물하기 서비스의 매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포기할 수 없게된 것이 사실"이라며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직접 모바일 상품권을 판매하겠다고 나서 광고나 할인율 경쟁 등이 치열해질 것 같아 걱정했는데 공정위 조사 결과에 모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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