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경품 당첨자 조작 의혹… 고객들 분통

홈플러스가 고가의 경품행사로 고객들을 유혹하고도 실제로는 당첨자에게 경품을 지급하지 않거나 당첨자를 조작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또 경품 응모권에 기재된 고객의 개인정보까지 보험사에 판매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동반성장지수 3년 연속 최하위 등급 선정, 납품업체 대상 '갑질' 논란 등으로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글로벌 유통기업이 비도덕적 경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매서운 상황에서 이러한 의혹이 터진 것이다. 홈플러스를 이용하는 고객들 사이에서는 ‘해도 너무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불매운동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올해 초 2캐럿 다이아몬드 링, 고급 외제차 등 수천만 원 상당의 경품을 내건 고객 이벤트를 열었다. 하지만 1등과 2등 당첨자는 자신이 당첨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홈플러스는 “당시 당첨자와 연락이 닿지 않아 경품을 전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홈플러스가 고가의 경품을 당첨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례는 수 차례 있었다. 모두 ‘연락 두절’이 이유였다. 실제 홈플러스는 경품 당첨자를 홈페이지에 공지하지만 적극적으로 당첨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홈플러스는 7,800만원 상당의 2캐럿짜리 클래식 솔리테르 다이아몬드 링은 경품으로 내놓고도 정작 상품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예 구입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홈플러스 관계자는 “다이아몬드의 경우 당첨자와 연락이 된 이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지난 2012년 수입 자동차를 1등 경품은 홈플러스 직원의 지인이 타 간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한 직원이 추첨을 맡은 협력사에 프로그램 조작을 요구해 자신의 친구를 당첨자로 만들었고, 이 직원은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를 되팔아 3,000만원을 챙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홈플러스는 각종 경품 행사 응모권에 기재된 고객의 개인 정보를 모아 보험사 등에 판매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개인 정보 1건 당 2,000~4,000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다이아몬드 등 2011년 이후 진행한 행사에서 경품을 받지 못한 당첨자들을 찾아 경품을 전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자동차 경품 추첨을 조작한 직원 등 2명을 경찰에 형사고발하기로 했다”며 수습에 나섰다. 개인정보 판매 의혹에 대해서도 “응모시 고객이 정보 제공에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도덕한 상황이 계속되자 홈플러스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게 식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납품업체에 대한 갑을 논란을 야기해 비난을 사고 있는 형국이었기에 고객의 시선은 더욱 차갑다. 홈플러스는 최근 납품업체에 판매 마진을 올릴 테니 납품단가를 내리라고 통보하는 내용의 이메일이 공개되는 등 '납품단가 후려치기'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 정도를 평가해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에서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정부 정책 방향과는 반대로 신규 매장 늘리기에만 치중한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홈플러스 측은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협력업체들을 위한 금융지원 등이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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