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후보들의 구색 맞추기식 충청대망론

구시대 지역 정치보다 지역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데일리한국 정예준 기자.
[대전=데일리한국 정예준 기자] '충청대망론'.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정치인들에게는 상당히 친숙한 단어다.

이 용어가 생기게 된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정치적으로 소외를 받은 충청도의 열망은 물론 충청도 대통령에 대한 충청인들의 바람과 염원이 깃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역사가 그랬듯이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충청도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충청표 몰이에 고심에 또 고심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양당체제가 굳건해진 후 지난 선거의 역사를 돌아본다면 충청에서 승리를 거둔 정당은 곧 전국 선거에서 이긴다는 승리 공식이 있기에 중원을 공들일 필요가 있다는 계산과 판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충청대망론의 역사를 살펴보면 김종필, 이인제, 이회창, 안희정, 심대평, 반기문, 이완구 등 거물급 충청 정치인들이 있지만 이들 모두 충청대망론의 꿈을 펼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특히 지역정당으로 자유민주연합 즉 자민련이 충청에서 위세를 떨쳤고 그 뒤를 이어 이회창 총재의 자유선진당이 그 뒤를 이어받아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활동을 했지만 결국 충청인들의 열망을 표출하지 못한 채 대한민국 정당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됐다.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거대 양당의 후보들도 충청도와의 인연을 들이밀며 자신이 '충청대망론'의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먼저 경북 안동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부인인 김혜경 여사의 고향이 충북 충주시인 점을 들어 '충청의 사위'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충북 출신의 처가와의 인연을 들어 충청의 열망과 염원을 들어주겠다고 해석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 출신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충청의 아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충청대망론의 적임자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윤 후보 부친의 고향이 충남 공주시인 점을 비롯해 대전지방검찰청 근무경력을 들어 자신이 충청의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일찌감치 충남의 5선 의원인 정진석 의원과 발을 맞춰 충청 대망론의 적임자라고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충청대망론은 결국엔 지역갈등을 유발하고 어느 지역 출신이나 연고의 대통령을 만든다는 등 구시대적 논리가 들어간 선거전략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두 후보 모두 어떠한 방식으로든 충청인들의 표를 구걸하는 모양새임은 물론 지역 연고를 짜맞추기 하는 느낌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특히나 대통령이라는 하나의 자리가 특정 지역에 할당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국정수행을 하는 부분에 있어 아직도 지역 출신을 따지는 것은 결국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충청지역이 지금껏 정치적으로 소외돼왔다는 사실은 충청도에 오래 살아온 분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또한 지역발전에 대한 갈증이 있기 때문에 충청대망론이라는 정치적인 단어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충청도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지만 힘을 실어 줘도 충청은 항상 정치적으로 소외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이제는 구시대적인 지역 연고나 연관성, 인연을 끼워 맞추는 선거전략보다는 그 지역에 희망을 줄 수 있는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고 자신의 약속을 실천하는 게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충청대망론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권 유력주자들과 양당 모두 허울 뿐이고 구시대적인 충청대망론을 이야기하기보다 충청의 미래 방향에 대한 비전과 공약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 대한민국의 국토 균형발전을 이끌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역민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열망과 염원을 실현시켜주는 대통령이 진정한 충청의 대통령이자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