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동과 연결 안돼 불편…초중고 모두 단지와 붙어있어 실수요 '꾸준'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북문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편집자주] 대한민국 가구 중 절반이 아파트에 산다.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과 대단지 선호현상이 두드러진다. 신축 아파트는 주차 편의성 등에서 단독주택이나 빌라, 오피스텔 및 구축 아파트보다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단지 규모까지 갖추면 커뮤니티 시설의 활성화로 단지 안에서 대부분의 일상생활 향유가 가능해진다. 이렇다 보니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집값 상승률도 더 높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부동산 시장을 리딩하는 주요 아파트 현장을 심층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대상 아파트는 국민은행이 매년 연말 선정하는 시가총액 상위 50위 단지인 ‘KB 선도 아파트 50’에 속하는 단지들이다.(※시가총액=모든 세대의 집값 총합, 시가총액이 더 높은 곳의 개별 아파트가 고가 아파트라는 것은 아님, 대단지 아파트는 개별 아파트가격은 높지 않아도, 시가총액은 높을 수 있음)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관악드림타운은 서울 관악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단지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급격한 경사에 지어진 불리한 입지 환경에도 불구하고 편리한 통학환경 등으로 자녀를 둔 젊은 부부 등에게 꾸준한 실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관악드림타운 내 메인 도로 모습. 높은 경사도를 확인 할 수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 봉천 1구역 재개발해 2003년 완공…급경사 입지에 외부 엘베 없어 단지내 이동 '불편'

관악드림타운은 봉천 1구역을 재개발해 삼성물산과 동아건설산업이 3544세대 규모로 2003년 9월 완공했다. 과거 거주 환경이 낙후된 봉천동 고지대 달동네였던 지역에 들어선 아파트인만큼 단지 내부는 급격한 경사로 이뤄졌다.

2010년대 이후 마포와 옥수 등 서울 도심의 강북 뉴타운을 재개발한 3세대 신축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섰다. 이 단지들 역시 대부분 고지대에 지어졌고, 단지 내 이동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편리한 주거 환경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이들 아파트들은 건설 과정에서부터 단지 내 평탄화에 힘썼고, 경사지 곳곳에 외부 엘리베이터를 건설해 언덕을 오르지 않아도 이동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높은 지대를 깎아 계단식으로 평지를 만들고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 계단들을 이동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관악드림타운은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 입주한 지 20여년이 돼가는 구축 단지인 만큼, 시대적 한계로 인해 단지 내부에 평탄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 달동네의 급격한 경사지에 그대로 아파트가 들어선 셈이다.

관악드림타운 내 전경. 2003년에 입주한 구축의 한계로 인해 단지 내 평탄화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 신축 단지와 달리 경사지에 외부 엘리베이터 시설도 설치돼 있지 않아 단지 내 이동에 불편함이 존재한다. 사진=임진영 기자
◇지하주차장 있지만 ‘차 없는 단지’ 아냐…개별 세대와 주차장 연결 안돼

주차 문제도 다소 불편한 편이다. 최근 지어진 신축 아파트 대부분이 ‘외부에 차 없는 단지’를 표방해 모든 차들을 지하주차장으로 이동시킨 것과 달리 관악드림타운은 지하주차장이 있지만 지상주차장도 같이 운영하고 있어 단지 내 곳곳에 차들이 주차돼 있다.

또한 지하 전체를 주차장으로 사용, 각 동으로 엘리베이터를 통해 세대 내부와 지하주차창이 연결돼 있는 신축 아파트와 달리 관악드림타운의 지하주차장은 단지 내 외부 경사지에 만들어져 각 개별동과 지하로 연결되지 않았다.

단지 내 상가 S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지하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주차를 하고 다시 밖으로 나와 각 동으로 지상을 통해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지하주차장과 각 동간 거리가 먼 것은 아니지만 눈·비가 오거나 차에서 내려야 할 짐이 많을 경우 아무래도 집까지 들어가기엔 불편함이 있다”고 귀띔했다.

관악드림타운 내 지하주차장 시설. 지하주차장이 각 동과 연결이 안 돼 있고 외부에 따로 떨어져 있어 주차 후 다시 지상을 통해 각 세대 내부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사진=임진영 기자
◇구암초·구암중·구암고를 모두 품고 있는 ‘초중고’ 단지 강점

관악드림타운은 단지 바로 남서쪽에 구암초등학교가, 단지 북쪽으로는 구암중학교와 구암고등학교가 각각 단지와 붙어 있는 보기 드문 ‘초중고’ 단지다. 자녀를 둔 가정은 초등학교 입학부터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12년간 초중고교 통학 문제가 한번에 해결되는 것이다.

단지 내 상가의 J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초·중·고등학교가 아파트에 붙어있고 단지 내 거주하는 학생들은 해당 학교들로 배정된다”며 “학령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의 진입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구축 아파트인 만큼 신축 단지에 갖춰진 커뮤니티 시설은 없지만 대신 단지 내 상가에 외부 상업 시설을 통해 사우나와 헬스장, 실내골프 연습장 등이 입점해 있다.

단지 내 상가 L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3500세대가 넘는 배후 수요가 갖춰져 있어 단지 상가 구모가 크고, 이 상가에 커뮤니티를 대체할 수 있는 사우나와 헬스장, 실내골프 연습장이 들어와 있다”며 “외부 상업 시설인만큼, 신축 아파트 커뮤니티처럼 이용료가 싸진 않지만 어느 정도 아쉬움은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관악드림타운 단지 내 상가 전경. 해당 상가에 외부 상업 시설인 사우나와 헬스장, 실내골프 연습장 등이 갖춰져 있어 신축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을 어느 정도 대체하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 33평 11억5500만원…42평 12억9500만원 ‘신고가’…최근 거래 뜸하고 ‘약보합세’

전체 3544세대 규모의 관악드림타운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은 평형은 1408세대가 공급된 84㎡(33평)다. 84㎡는 지난 9월 4일 11억5500만원에 최고가로 실거래됐다. 84㎡ 다음으로 세대수가 많은(784세대) 메인 평형은 관악드림타운에서 가장 대형 평형인 114㎡(42평)다.

114㎡는 올해 7월 10일 12억9500만원에 신고가를 찍으면서 13억 돌파를 노렸지만, 그 이후로 현재까지 약 4개월 동안 계약된 4건의 매매 거래건이 모두 7월 10일에 기록한 신고가보다 낮은 12억원대에 거래되면서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지 내 상가 H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33평은 세대 수가 가장 많지만 그만큼 실거주 수요도 많아 웬만해선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어 거래도 그만큼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관악드림타운 단지 내 전경. 사진=임진영 기자
단지 내 상가 D부동산 공인중개소 대표는 “42평은 단지 내에서 가장 평수가 큰데도 가격은 정작 33평과 1억5000만원도 차이 나지 않아 가성비가 좋은 평형”이라며 “그만큼 투자 수요가 높고, 매물이 비교적 많이 나와 최근 12억원대에 거래가 많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현재 42평 12억대 매물은 5개만 남았고 나머지 42평 매물들은 모두 13억원에 나와 있어 조만간 13억 실거래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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