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판피린 상표권 등록 현존 의약품 중 최장수

판피린 브랜드 인지율 86.7%, 복용 만족도 82.9%

판피린큐. 사진=동아제약 제공
[데일리한국 지용준 기자] “감기 조심하세요.”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동아제약의 감기약 '판피린'의 광고 문구다.

판피린이 올해로 발매 60주년을 맞았다. 200개가 넘는 감기약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이처럼 오랜 기간 대중의 곁을 지킨 제품은 드물다.

판피린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감기약 부문 1위 자리를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연간 매출도 3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판피린의 인기 비결은 정서적 가치에서 찾을 수 있다.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걱정 정서를 담은 광고 문구는 이같은 가치를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단순히 아플 때 먹는 감기약을 넘어 판피린을 통해 누군가에게 혹은 나에게 케어 진심이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0년 역사 판피린, 탄생은

판피린은 의약품 분야에서 현존 가장 오랜된 상표다. 동아제약은 1956년 판피린을 상표권으로 등록했다. 대한민국에서 상표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1950년대 등록된 상표는 4535건으로 현재까지 존속하는 상표는 264건으로 5.8%에 불과하다.

판피린의 작명은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의 작품이다. 강 명예회장은 약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하다 해열제에 아미노피린, 스푸피린 등 피린 성분에다 그리스어로 ‘전체’, ‘모두’라는 뜻인 ‘판(Pan)’을 피린 앞에 붙여 판피린이라고 지었다.

1960년대 판피린. 사진=동아제약 제공
판피린은 1961년 첫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정제에서 주사제, 시럽제의 형태를 거쳐 1977년 현재와 같은 크기의 병에 담긴 액체 형태인 ‘판피린 에스’로 변경됐다.

1990년에는 강하다는 의미의 ‘포르테(Forte)'에서 F를 따와 강력한 약효를 담았다는 의미의 ‘판피린 에프’를 선보였다. 이후 2004년 판피린 F에 허브 성분을 첨가한 ‘판피린 허브’를, 2007년에는 빠르게 낫게 한다는 ‘퀵(Quick)'의 의미를 강조한 ‘판피린 큐’로 변경됐다.

판피린 큐는 아세트아미노펜, 클로르페니라민말레산염, dl-메틸에페드린염산염, 카페인무수물, 구아이페네신, 티페피딘시트르산염 성분이 함유돼 있다. 콧물, 코막힘, 기침은 물론 발열, 두통 등 초기감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액상으로 돼 있어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 가능하며 약효 발현이 빠르다. 1병의 크기는 한 손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 여행이나 외출 시 휴대성이 좋다.

판피린 큐외에 판피린티 정이 있다. 판피린티 정은 2012년 국가에서 시행한 안전상비의약품 중 하나로 선정되어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감기 조심하세요" 광고 통했다

1960년대부터 이어진 판피린 광고는 초기 감기약으로써의 판피린을 대중들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시켰다.

동아제약은 캐릭터 인형에 걸맞은 목소리를 가진 성우 장유진 씨를 기용해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메시지로 감기에는 판피린이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아직도 날씨가 추워지거나 환절기가 오면 많은 사람들은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판피린 광고를 무의식중에 떠올린다.

판피린 캐릭터. 사진=동아제약 제공
1985년 TV광고에서는 개나 고양이처럼 일반적인 애완동물이 아니라 사람 말을 따라 하는 ‘구관조’를 등장시켜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1990년대 광고에는 CG가 등장했다. 1996년 판피린 광고에선 여자 광고모델이 순간 판피린 캐릭터로 변하는가 하면, 판피린 병이 늘어났다가 휘어지기도 하며 생동감을 더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펀(Fun) 코드를 활용해 소비자와 소통을 시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2008년 TV 광고이다. 당시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 개그맨들이 총 출동한 광고로 소비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2018년에는 젊은 층으로 고객을 확대하고,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 박보영을 모델로 기용해 판피린 TV 광고 ‘골든타임’ 편을 선보이기도 했다.

◇MZ세대에 다가가는 판피린

동아제약은 최근 "감기 조심하세요", 판피린 캐릭터 등 브랜드자산을 통해 MZ세대와 소통도 활발히 하고 있다.

올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인기를 끈 판피린 패러디 영상이 대표적이다. 다비이모 김신영, 개그맨 안영미, 우주소녀 다영 등 총 4편의 영상은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판피린의 관심을 증명했다.

영상에는 판피린 고유의 광고 문구인 “감기 조심하세요”를 4명의 연예인들이 각각의 개성을 살려 패러디했다.

동아제약이 2019년 실시한 25~64세 남녀 6개월 이내 감기약 복용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판피린 브랜드의 보조 인지율은 86.7%가 나왔다.

판피린을 아는지 물어봤을 때 10명 중 8명 이상이 안다는 뜻이다. 복용 만족도도 82.9%로 집계됐다.

판피린티정. 사진=동아제약 제공

이는 판피린이 60년 동안 감기, 몸살, 두통의 초기 감기약이라는 △정체성 유지 △시대 트렌드 발맞춘 제형 △성분 △패키지 디자인 △광고 캠페인 등이 어우러져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있다는 의미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에 맞춰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흔들림 없이 일관돼야 소비자 뇌리에 깊이 새겨질 수 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여 전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판피린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