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대한민국의 게임이 시간이 갈수록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제는 K-게임이 K-무비, K-팝에 이어 신한류를 이끌 핵심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K-게임은 2000년대 이후 구축된 초고속 인터넷에 힘입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고, 현재는 시장 규모만 세계 4~5위에 달하는 시장 선도국 중 하나로 성장해 왔다. K-게임이 이처럼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해외문화를 끌어안은 적극적인 현지화와 소통이 원동력이었다. 콘텐츠 수출 역군으로 세계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K게임사들의 현주소에 대해 알아봤다.

[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리니지M', '리니지2M'. 일명 '리니지 형제'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의 판도를 바꾼 엔씨소프트가 올해도 글로벌 시장공략에 본격 나선다. 출시 이후 매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두 게임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공략의 주된 무기는 다변화된 플랫폼과 장르다. 이를 위해 게임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25일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PC에서 모바일로, 더 나아가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고 경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글로벌 공략 첫 타자는 '리니지2M'

'리니지2M'을 소개하는 김택진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우선 지난해 11월 27일 국내에 출시해 현재까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리니지2M'의 해외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리니지2M'은 모바일 MMORPG의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어 해외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여기에 콘텐츠 또한 지속적으로 추가하는 등 장기 서비스를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 Chief Finance Officer)는 “('리니지2M' 해외 서비스의) 구체적인 시기나 지역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해외 진출은 올해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며 '리니지2M'의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엔씨의 새로운 도전 음악 게임 '퓨저'

신규 퍼블리싱 음악게임 '퓨저'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북미 현지법인인 '엔씨웨스트'도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눈에 띄는 것은 엔씨웨스트가 준비한 신작의 장르다. 엔씨소프트의 주종목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는 전혀 다른 '음악 게임' 장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엔씨웨스트는 지난 2월 27일부터 사흘간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팍스 이스트 2020(PAX East 2020)'에서 신개념 인터랙티브(interactive) 음악게임 '퓨저(FUSER)'의 부스와 시연존을 마련하고 게임을 공개했다.

'퓨저'는 '락밴드', '댄스 센트럴' 등의 시리즈로 음악·리듬 게임 시장을 선도해온 미국의 '하모닉스'가 개발한 신작으로 올 가을 북미와 유럽에 정식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이 게임은 '팍스 이스트'를 찾은 글로벌 게이머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퓨저'의 시연 버전을 즐기려는 현지 게이머들이 몰리면서 약 1시간 가량 대기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외신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퓨저' 이용자는 여러가지 곡을 조합하는 가상의 마에스트로가 되어 세계 최고 아티스트의 보컬, 베이스, 악기 사운드 등 히트곡들을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로 완벽하게 조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미국 게임전문지 PC Gamer는 직접 시연해 본 소감을 전하면서 “퓨저는 창의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각기 다른 음악의 사운드가 완벽히 싱크 되는 등 퓨저에 적용된 놀라운 기술이 상당히 인상깊었다”고 보도했다.

퓨저, 콘솔·PC 동시 출시로 글로벌 시장 공략

PAX East '퓨저' 부스 현장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웨스트는 '퓨저'를 시작으로 플랫폼과 장르의 다변화로 북미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퓨저'는 플레이스테이션 4(PS4), 엑스박스 원(Xbos One), 닌텐도 스위치 등의 콘솔 3대 플랫폼과 PC(윈도우)에 동시에 출시한다.

특히 '퓨저'는 기존 게임에는 없던 음악 믹스(mix) 퍼포먼스라는 콘셉트를 도입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용자는 가상의 뮤직페스티벌 무대에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믹스해 재창조할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곡을 이용자가 직접 선택하고, 보컬, 베이스라인, 악기 사운드 등을 믹스해 자신만의 사운드를 만들 수 있다. 올 하반기 선보일 정식 출시버전에는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의 곡을 포함해 팝, 랩/힙합, R&B, 댄스, 록, 컨트리뮤직, 라틴 및 중남미 음악까지 100곡 이상의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수록될 예정이다.

퓨저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이용자가 게임에서 만든 사운드를 온라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공유하고 자신의 퍼포먼스를 뽐낼 수 있는 소셜 기능을 더해 이목을 끈다. 밀레니얼 세대에 어필할 수 있을 매력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글로벌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사업 성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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