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 순이익 53% 폭락…실적 감소폭 10대 증권사 중 2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만 유일하게 실적 상승…9개 증권사 모두 실적↓

대신증권 순이익 80% 하락, 실적 감소폭 최대…KB증권, 순익 37% 하락 ‘부진’

서울 여의도 증권가 밀집지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일제히 올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올리면서 '시련의 가을'을 보내고 있다.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키움증권을 제외한 9개 증권사가 전 분기 대비 이번 3분기 순이익이 평균적으로 3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코스피가 지난 3분기 2,000~2,100선에서 갇힌 박스피 증세가 계속되면서 증시 수수료, 즉 브로커지 영업이 수익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증권사들 입장에서 시련의 가을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10대 증권사 순익 1조1759억원→7849억원…키움증권 1곳 제외한 9개 증권사 순익 하락

26일 상위 10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이상 자기자본 상위 순, 2019년 6월말 기준)의 3분기 영업보고서 분석 결과 이들 대형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별도 당기 순이익(이하 올해 7~9월 기준)은 총 78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10대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만 해도 총 순이익이 1조1759억원으로 1조원을 넘겼었다. 그러나 바로 3개월만에 총 순이익이 3910억원 하락하면서 실적이 33.3% 감소했다.

각 증권사 별로 살펴보면 10대 증권사 가운데 업계 9위(이하 자기자본 순)인 키움증권이 전 분기 대비 실적이 상승했을 뿐, 나머지 9개 증권사들이 모두 실적이 하락했다.

특히 실적이 상승한 키움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증권사들로 한정할 경우 이번 3분기 순익이 전 분기 대비 평균 35.9%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3분기 당기 순이익 13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0대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실적이다.

하지만 정작 실적 증감폭을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실적은 지극히 부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분기에 순이익 2925억원을 올렸지만 이번 분기에는 순익이 1548억원 줄어들면서 실적이 52.9% 폭락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전 분기 대비 실적 감소폭(-52.9%)은 3분기 실적이 가장 많이 감소한 대신증권(-80.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증권사 1위 업체로서 체면을 구겼다.

미래에셋대우 다음으로는 자기자본 순위 5위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125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10대 증권사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순위(5위) 대비 순이익 절대 규모는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형국이다.

2분기 189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3분기엔 실적이 33.8% 감소하면서 한국투자증권도 미래에셋대우와 마찬가지로 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3분기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올린 증권사는 업계 순위 6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3분기 104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업계 순위(6위) 대비로는 비교적 높은 실적(순이익 기준 3위)을 올렸지만, 실적은 전 분기 1459억원에서 415억원이 감소(-28.4%)했다.

업계 순위 3위 삼성증권은 10대 증권사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88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비록,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73억원 줄어들었지만 실적 감소폭은 8.0%에 그쳐 10대 증권사 중에서 실적이 하락한 9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실적 감소폭을 기록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서울 중구 미래에셋대우 본사 센터원 사옥 전경. 사진=미래에셋대우 제공
반면,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있는 NH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806억원으로 실적 기준으로는 10대 증권사 가운데 여섯 번째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107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던 2분기와 비교해도 NH투자증권은 이번 3분기엔 순익이 267억원 떨어지면서 실적이 24.9% 하락했다.

◇ 업계 순위 9위 키움증권,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실적 상승하며 6번째로 높은 실적

이처럼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10대 증권사 중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키움증권이 유일하게 주요 증권사 중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키움증권은 3분기 6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에 거뒀던 순이익 555억원에서 112억원이 오른 것으로 실적이 20.0% 증가했다.

상위 10대 증권사 가운데 이번 3분기에 실적이 오른 증권사는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키움증권은 증권사 순위의 바로미터로 통용되는 자기자본 규모는 2조82억원(올해 6월말 기준)으로 10대 증권사 중 9위에 그친다.

자기자본 2조원 수준의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이 8조원이 넘는 미래에셋대우나 5조원대의 NH투자증권, 4조원대의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는 한참 밀린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4조5818억원으로 업계 순위 3위에, 규모도 자신들보다 두 배 이상 더 큰 KB증권보다 더 높은 순이익을 냈다.

또한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규모 3조원 이상인 신한금융투자(업계 순위 7위)와 하나금융투자(업계 순위 8위)와 비교해도 더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 다음으로는 신한금융투자가 3분기 59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7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2분기와 비교해서 실적이 17.6%(-126억원) 감소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가 3분기 58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903억원의 순이익을 낸 2분기 대비 실적이 35.2% 감소(-317억원)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 순위 4위인 KB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558억원에 그치며 10대 증권사 가운데 업계 순위 10위인 대신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가 1조8176억원으로 10대 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자기자본 2조원에 못 미치는 중소형 증권사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꼴찌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지난 2분기 KB증권은 8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3분기엔 순이익이 322억원 줄어들면서 실적이 36.6% 하락했다.

이는 대신증권(-80.4%)과 미래에셋대우(-52.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실적 감소폭이다.

한편, 업계 순위 10위 대신증권은 실적이 무려 80.4% 줄어들면서 10대 증권사 중에서 전 분기 대비 실적 감소폭이 가장 컸다.

대신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76억원에 그쳤다. 10대 증권사 중 순이익 규모가 9위로 밀린 KB증권도 500억원이 넘는 실적을(558억원) 거둔 것에 비하면 실적 격차가 컸다.

대신증권은 지난 2분기 38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같은 분기 실적 9위에 오른 신한금융투자가 거둔 순이익 72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의 실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3분기엔 388억원에서 312억원이 감소한 76억원으로 순이익이 쪼그라들면서 실적 9위에 오른 KB증권이 거둔 순이익(558억원) 대비 실적 규모가 13.6% 수준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신증권의 실적 감소폭(-80.4%)은 실적이 두 번째로 많이 하락한 미래에셋대우(-52.9%)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아 10대 증권사 중 실질적으로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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