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단일대오로 조국에 의구심 품는 야당·검찰과 일전태세

野, 조국 파면에 당력 집중…야권연대에 특검·국조까지 검토

檢, 정경심의 소환없는 기소…조국 겨냥한 영점 사격 들어갔나

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9월 정기국회에는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주요 국정을 질의하고 평가하는 핵심 일정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법무부에서는 장관 대신 차관이 야당 국회의원들의 호명과 질문을 바쁘게 준비해야 될 공산이 커졌다.

8·9개각 지명자들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가장 극렬한 임명 반대 대상자였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장관 배지를 달았기 때문이다.

야당은 조국 신임 법무부장관을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인다. 이런 점에서 ‘조국 사태’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국 신임 장관의 임명은 문재인정부의 종말을 의미한다며 강력 반발했던 자유한국당은 이제 조 신임 장관의 해임 또는 파면에 당력을 집중할 태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차례로 방문하고 조 신임 장관 파면을 위한 국민연대를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조 신임 장관의 인사청문회에 불참했던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원내대표와 대주주격인 유승민 의원까지 ‘반문(反文) 연대’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어 야권 연대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여권은 단일대오로 대야(對野)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불사르고 있어, 정국은 여야 강경대치로 이어지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의 대치국면은 여당과 야당의 협상 공간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판단이 세워졌기 때문으로도 판단된다.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조국 특검·국정조사 추진’은 더불어민주당으로선 협상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조 신임 장관은 대통령이 얘기한대로 원칙에 의해 임명된 것”이라면서 “한국당이 얘기하는 것(특검·국조)들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여유는 한국당이 내놓는 카드가 별다른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9월 정기국회 보이콧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인데 실제로 한국당이 1년에 한 번뿐인 국정감사 등을 파행으로 몰고 갈 경우, 이에 따른 역풍은 민주당이 아닌 한국당에 불 공산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가 황교안 대표의 국민연대 제안에 “민생이 우선”이라며 일단 선을 그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해석된다.

'조국 후폭풍'은 정치권에만 국한된 사안은 아닌 듯 싶다. 지난 7일 새벽 당시 조국 신임장관의 청문회 직후 그의 부인 기소 소식을 밝히는 등 검찰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 민주당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조 신임 장관이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에 불만을 가진 검찰이 조 신임 장관을 향한 '영점 사격'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도로 민주당은 해석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조 신임 장관과 검찰의 관계 속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기도 한다.

특히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논두렁 시계’ 파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분노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은 조 신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소환도 하지 않고, 피의자 신분으로 만들었다"면서 "검찰개혁 선봉에 선 조 신임 장관이 두려운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검찰에 유리한 진술로만 조합돼 언론에 흘려졌던 논두렁 시계 사건이 연상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역시 9일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임식에서 “피의 사실 공표는 인권의 관점에서 하루 속히 개선돼야 할 대표적인 사례”라며 “사건 관계인의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기존의 관행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의 한 의원은 “장관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피의사실 공표가 조 신임 장관 임명의 방어 논리가 되겠느냐”면서 “조 신임 장관이 주장하는 검찰개혁 명분으로도 빈약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당시 조국 장관 후보자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소환없이 기소’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구체적 혐의 ‘사실’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정 교수를 소환 조사한 뒤 관련 의혹을 확인한 뒤 공범 관계로 조국 장관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의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다만 예측불가 돌발변수 등이 도사리고 있어 이 같은 관측대로 현실이 전개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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