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은행권 사회공헌비 지출 9905억원…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

국민·신한·농협은행 등 대부분 은행이 전년 대비 사회공헌비용을 크게 늘려

하나·우리·SC제일은행·케이뱅크, 전년 대비 사회공헌비 지출 줄여 대조 보여

지난해 사회공헌금액 출연액이 1000억원 이상인 6개 은행의 은행장들. 윗줄 왼쪽부터 차례대로 출연금 상위 순 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1~3위). 아랫줄 왼쪽부터 차례대로 손태승 우리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4~6위).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은행권이 지난해 사회공헌비용을 크게 늘리는 등 공익을 위해 힘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2017년 대비 지난해 사회공헌비 지출 금액이 두 배 이상 늘었고, NH농협은행도 50% 가까이 사회공헌비용을 늘렸다.

이에 반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전년 대비 사회공헌비 지출을 크게 늘린 것과 반대로 사회공헌비용 금액을 줄여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 국민은행, 지난해 사회공헌비로 1903억원 지출 1위…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지출 늘려

13일 은행연합회의 2018년도와 2017년도 은행 사회공헌활동보고서 분석 결과 국내 19개 은행들이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총 9905억원으로 집계돼 근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19개 은행 가운데 14개 은행들이 2017년 대비 지난해 사회공헌비용 지출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14개 은행 중 2018년에 사회공헌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한 은행은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총 1903억원을 사회공헌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2017년에 국민은행이 지출한 사회공헌금액(850억원)의 거의 세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이 지난해 두 번째로 많은 1511억원을 사회공헌금액으로 지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수익에 대한 사회 환원을 우선시 하면서 지속적으로 사회공헌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수익이 급감하지 않는 이상 이런 방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국민은행은 ‘청소년의 멘토, KB’라는 모토로, 미래 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큰 관심을 가지고 중장기적으로 젊은 계층에 대한 사회 환원을 늘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의 2017년 사회공헌비 지출 금액은 755억원으로 1년새 두 배 이상 사회 환원에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청년·노약자·장애인 등을 위한 펀드기금 조성 금액을 3배 정도 크게 늘리면서 전체 사회공헌금액 지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세 번째로 사회공헌비를 많이 지출한 은행는 농협은행이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사회공헌비로 총 1478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1093억원) 대비 26% 늘어난 금액이다.

이처럼 지난해 은행권에서 사회 환원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상위 3개 은행은 많게는 2~3배 가량에서 25% 이상 전년 대비 사회공헌비용 지출 금액이 늘어났다.

◇ 우리은행, 늘어난 실적에도 사회공헌비용 줄여…·하나은행, “순익 대비 사회공헌비 비중은 늘어”

이에 반해 지난해 네 번째로 많은 사회공헌비를 지출한 우리은행의 경우 전년 대비 사회 환원 지출 금액이 줄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사회공헌금액으로 1065억원을 사용했지만, 2017년 사회공헌비 지출은 1074억원으로 11억원 가량 사회공헌 지출액이 줄었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1조8195억원으로 전년(1조2017억원) 대비 실적이 33.9% 증가한데 비해 오히려 사회공헌에 사용한 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당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전년 대비 증감폭이 1% 정도 감소한 것에 불과해 유의미한 수치라고 보기 힘들다”며 “이 정도는 사회공헌 대상 기관이 바뀌거나 프로젝트 규모가 변경될 경우 얼마든지 자연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정도의 수치”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 공동으로 5000억원을 출연해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에서 우리은행이 출연한 금액이 가장 높다”며 “이에 따라 차후 당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 명동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사회공헌비 지출 5위 은행은 IBK기업은행으로 지난해 1056억원을 사회공헌 비용으로 지출했다. 기업은행은 2017년에 사회공헌비로 976억원을 지출해 전년 대비 사회공헌금액이 7.6% 증가했다.

다음으로 국내 은행 가운데 여섯 번째로 사회공헌비 지출이 큰 은행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11억원을 사회공헌에 사용했다. 이는 2017년(1022억원) 대비 11억원 감소한 수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회공헌금액 지출 절대액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이 맞지만 당행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과 비교해서 사회공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전년 대비 늘어났다”며 “지난해 하나은행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중은 5.7%로, 2017년의 5.3%에서 오히려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는 당행의 순이익이 2017년 1조9542억원에서 지난해 1조7669억원으로 2000억원 가량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사회공헌비도 감소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살펴보면 오히려 실적 대비로는 사회공헌금액 지출을 늘린 셈”이라고 강조했다.

◇ SC제일은행, “실적 하락·휴면자기앞수표 출연 감소로 인해 사회공헌비 지출 줄여”

한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농협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 상위 6대 은행이 지난해 사회공헌금액 지출액이 1000억원을 넘긴 가운데 나머지 13개 은행들은 모두 2018년 사회공헌금액 지출액이 500억원을 밑돌았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지난해 일곱 번째로 많은 사회공헌금액을 지출한 은행은 405억원을 출연한 부산은행이다. 부산은행은 2017년엔 377억원을 지출하며 전년 대비 사회공헌비용 지출이 늘었다.

다음으로는 대구은행이 308억원을 출연했다. 대구은행은 2017년 315억원을 지출해 전년 대비 사회공헌금액 지출액이 줄었다.

사회공헌금액 지출 9위는 경남은행으로 221억원(2017년·202억원)이었다. 10위는 씨티은행으로 187억원을 출연했다. 씨티은행은 전년(63억원) 대비 사회공헌금액 지출액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11위는 광주은행으로 167억원(2017년·140억원), 12위엔 산업은행이 143억원(2017년·101억원)을 지난해에 사회공헌금액으로 출연했다.

다음으로 SC제일은행이 지난해 사회공헌금액으로 135억원을 지출했다. 특히 SC제일은행은 2017년엔 223억원을 사회공헌비를 출연해 전년 대비 사회공헌비 지출액 감소폭이 은행권에서 가장 컸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017년 대비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사회공헌비용 지출도 자연스레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은 2017년에 25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지만 지난해엔 순이익 2248억원을 거두며 실적이 12% 감소했다.

또한,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여기에 과거 휴면자기앞수표 출연금을 사회공헌활동비에 포함시켰는데, 2017년 대비 지난해 SC제일은행의 휴면자기앞수표 출연금이 크게 줄어든 것이 전체 사회공헌금액 감소의 원인”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서울 종각 SC제일은행 본점 전경. 사진=SC제일은행 제공
이어 14위는 전북은행으로 109억원(2017년·81억원)을 지출했고, 15위는 수협은행 76억원(2017년·37억원), 16위 수출입은행 48억원(2017년·31억원), 17위는 제주은행이 15억원(2017년·16억원)을 출연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6140만원의 사회공헌금액을 지출해 전년(3000만원) 대비 출연금액을 두 배 이상 늘렸다.

반면,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해 1100만원의 사회공헌금액을 내면서 은행 가운데 가장 적은 사회공헌비를 지출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2017년엔 4200만원의 사회공헌금액을 출연했지만 1년새 사회공헌금액 지출액이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그간 당행의 적자가 계속 지속되다 보니 사회공헌금액을 늘릴 만큼 사정이 되지 않았다”며 “또한, 2017년엔 평창 동계올림픽에 케이뱅크가 참여하면서 사회공헌금액을 많이 출연했지만, 지난해엔 그러한 대형 이슈가 없던 관계로 사회공헌비 지출이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2017년에 838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820억원 적자를 봤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제공
이어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사회공헌활동 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소외된 어르신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과 같은, 인터넷은행업 본연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에 좀 더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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