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간 실적서 금융그룹 전체 실적 갈려…신한카드 순익 ‘압도적’

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편입으로 국민카드 실적 수준만큼 늘어나

국민-신한 이어 우리-하나 3등 경쟁…기업-농협 5등 경쟁도 치열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KB금융지주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은행권 상반기 실적 결산 결과 국민은행이 신한은행보다 높은 순이익을 내면서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반대로 전체 금융지주사 실적에서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누르고 ‘1등 금융그룹’ 지위를 지켰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편입 등 보유 자회사 숫자 증가로 인해 전체 금융그룹 실적 규모가 커진 반면,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인 국민카드가 신한카드에 비해 낮은 실적을 올리면서 금융그룹 1등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줬다.

하지만 금융지주사 핵심 계열사인 은행 간 실적에선 여전히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서 추후 신한금융과 KB금융의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물고 물리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금융그룹 실적, 신한금융 1조9144억원>KB금융 1조8368억원…은행 상반기 순익은 국민은행>신한은행

29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9144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 1조7956억원 보다 6.6%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4.1% 감소한 1조83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간발의 차로 신한금융에 뒤지는 실적을 내면서 1등 금융그룹 탈환에 실패했다.

하지만 사실상 국내 금융지주사의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별 실적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3051억원으로,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1조2818억원)을 앞섰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대비 실적이 3.6% 감소하고, 신한은행은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0.8% 올랐지만 여전히 은행권에선 국민은행의 아성이 신한은행보다 앞섰다.

이에 반해 금융그룹 전체 실적에선 신한금융이 상반기 1조9144억원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1조8368억원의 순이익을 낸 KB금융을 앞섰다.

◇ 금융그룹-은행 실적 순위 뒤바뀐 결정적 이유, 카드사 간 실적 영향…신한카드 순익, ‘압도적’

이처럼 개별은행과 전체 금융그룹 간 1등과 2등 자리가 바뀐 것은 무엇보다 비은행 계열사, 특히 카드사 간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가 국민카드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운 실적을 올리면서 전체 금융그룹 실적 순위 자체를 바꾸는 데 1등 공신이 된 것이다.

서울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사옥 모습. 사진=신한카드 제공
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카드업계 불황 영향에 올해 상반기 146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캠코 채권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던 지난해와 비교해서 13.3% 감소한 수치다.

신한카드도 수수료 인하와 같은 카드업권 업황 악화로 인해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3.8%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 감소폭은 국민카드에 비해 훨씬 적었고, 무엇보다 실적 자체가 국민카드보다 두 배 많은 2713억원을 기록했다.

은행 실적에선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200억원 앞섰지만, 카드사 간 실적에서 신한카드가 국민카드보다 1300억원 많은 순이익을 내면서 전체 금융그룹 간 실적에서 신한금융이 KB금융을 800억원 앞섰다.

◇ 신한금융,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등 계열사 수 증가…증권사 실적은 KB증권이 신한금융투자 앞서

여기에 신한금융은 지난해 10월 생명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를 편입하면서 전체 금융그룹 실적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

올해 상반기 오렌지라이프가 거둔 순이익 1472억원이 고스란히 신한금융 실적으로 계산된 것이다.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 전경. 사진=신한금융지주 제공
국민카드가 같은 기간 거둔 순이익이 1461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신한금융은 기존 신한카드의 실적에 국민카드가 올린 규모와 비슷한 사이즈의 실적을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인해 신한금융의 실적으로 얻은 셈이다.

다만, 증권사 간 실적은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이 1689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 1428억원을 앞섰다.

◇ 6대 은행 상반기 실적, 국민-신한 수위권 이어 우리-하나 3등, 기업-농협 5등 자리 놓고 경쟁 치열

한편, 6대 주요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은행, 이상 올해 상반기 순이익 상위 순)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국민은행(1조3051억원)과 신한은행(1조2818억원) 간 1등 리딩뱅크 경쟁도 치열했지만, 3위-4위 경쟁과 5위-6위간 은행 실적도 간발의 차로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 실적 3위는 우리은행이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1조1523억원을 올리며 같은 기간 1조338억원의 실적을 거둔 하나은행을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 본사 전경. 사진=하나금융지주 제공
다음으로는 기업은행이 상반기 8662억원의 순이익을 내 845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농협은행을 6위로 밀어내고 5위 자리에 올랐다.

6대 은행의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국민은행(1조3051억원)과 신한은행(1조2818억원)이 1등 은행 자리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1조1523억원)과 하나은행(1조338억원)이 1위 경쟁그룹과 비교적 격차를 두고 3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모양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8662억원)과 특수은행인 농협은행(8456억원)은 나란히 8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두며 앞서 1조원 이상의 상반기 실적을 올린 4대 시중은행인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보다는 아직까진 순익 사이즈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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