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경제부 황대영 기자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중국 판호부터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까지 게임산업이 외풍에 시달리는 가운데,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에 대한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의 소극적인 행보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인다.

지난 2004년 출범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NHN, 네오위즈,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게임사들이 대부분 가입해있는 대표적 단체다. 이 협회는 그동안 국내 최대 게임쇼로 자리잡은 지스타(G-Star)를 필두로 대한민국 게임대상, 확률형 아이템 자율기구 출범 등 업계를 주도하며 산업진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요즘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자괴감과 곤혹스러움에 난감해하고 있다.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가 최근 게임업계 최대 이슈인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와 관련해 낙제점에 가까운 대응에 그쳤다는 혹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여러 위상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게임을 질병으로 간주하는 시도에 대해 반대 분위기 형성에 적극 나서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기를 놓쳤을뿐 아니라 뒤늦게라도 적극적인 대응을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더욱이 이번 협회의 대응은 게임업계의 개별 게임사나 게임인들의 대응보다도 미흡했을뿐 아니라, 학회나 개발자협회보다 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도 들린다.

여기에 강신철 협회장의 소극적 행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협회장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 골자다.

강 협회장은 1999년 넥슨에 입사해 2006년 넥슨 공동 대표이사, 2010년 네오플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5년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전신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2월 3선 연임에 성공한 강신철 협회장은 2021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으며, 게임산업의 중흥을 이끌어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그는 이번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관해서도 누구보다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나름의 확고한 입장을 밝혔어야 하는데 기대에 전혀 못미쳤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게임업계에서는 게임산업과 갈등을 겪고 있는 의료계 수장의 확고한 대처방식이 강 협회장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는 부러움섞인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조직의 이기적 행태에 대한 외부의 질타와는 무관하게 많은 의료계 종사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지의 주된 이유는 의료계 종사자들의 이익이 되는 부분에 대해 정권과도 과감히 맞설 정도로 뚜렷한 입장을 강조하면서 협회의 집단적 요구나 목소리를 외부에 정확하고 명확하게 전파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 종사자들을 만나면 협회와 강 협회장의 행보에 대해 볼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심지어 협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게임산업계에서는 산업에 덧씌워진 부정적인 프레임을 없애거나 약화시키면서 게임인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적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협회와 강 협회장은 이번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로 설립 취지와 그 자리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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