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과 낼 것” 관련 요직 두루 거친 ‘정책통’ 김태년

소통과 협치에 강점 드러내는 ‘원내대표 삼수생’ 노웅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정점 찍을까…‘대북 전문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좌측부터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 사진=연합뉴스 자료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오는 8일 선출되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세 번째 치러지는 원내사령탑 경쟁이다. 이번 선거는 김태년·노웅래·이인영(가나다순)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청와대로선 당 대표 선거 못지않게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관심을 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21대 총선(2019년 4월15일)을 1년도 채 남겨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의석 확보 수에 따라 문재인정부의 하반기 국정운영 동력이 좌우되는 만큼, 청와대로선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을 전망이다.

자연스레 청와대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진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들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속 낙점자는 과연 누구일까. 청와대의 수많은 비서관·행정관들은 새 원내대표 적임자로 누굴 염두에 두고 있을까. 차기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내년 총선까지 당청 모두 가시적 성과에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라는 점에서 이번 선거를 청와대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출마자들의 보좌진들은 이른바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의 행보에 중대한 관심을 두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청와대가 누굴 만났다더라’라는 소문이 당 내로 확산될 경우, 투표권을 가진 의원 128명의 팽팽한 표심이 한순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와대와 가깝다는 것이 절대적인 선(善)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공천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각 의원들의 셈법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근무하는 직원이 1700여명(2017년 기준)에 달하는 가운데 이 집단이 단일대오로 어떤 한 후보를 민다는 것은 낭설에 가깝다. 그중에서도 고위직에 해당하는 핵심 관계자들이 특정 후보를 만났다고 떠들며 구설수를 자초할 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데일리한국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靑心(청심)’을 우회적으로 엿봤다.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고 있는 청와대 대변인실의 행정관 A씨는 “문 대통령은 취임 전후 일관되게 ‘경제 대통령’을 자처했고, 특히 올해는 신년 기자회견과 잇따른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경제활력 회복’을 강조하지 않았느냐”면서 “집권 1,2년차에서 수세적으로 몰렸던 ‘경제 프레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원내대표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는 당 내 경제관련 주요 요직을 거친 김태년 의원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김 의원은 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결위원회 간사 등 주요직책을 맡았던 경험이 있으며, 지난달 30일 출마 선언 당시에도 정부의 경제기조인 ‘혁신적 포용국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정부는 실력으로 경제의 유능함을 보여야 한다”면서 “혁신성장을 이끌어나가는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각오도 드러낸 바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부터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여당의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것이 청와대로부터 큰 점수를 얻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와의 가교 역할을 전담하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비서관 B씨는 지난달 25일 기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문제로 여야 간의 대립이 그야말로 극에 달해 있고, 대통령께서도 협치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당 내 소통에도 원활한 인물이 필요하다”며 협치와 소통 리더십을 강조했다.

이러한 언급은 기자 출신에 MBC 노조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는 노웅래 의원에 힘이 실리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원내대표 선거에만 세 번째 도전하는 노 의원은 당 내 계파를 초월한 ‘스킨십 소통’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달 30일 출마 선언을 하고 기자들과 만나 야당과의 소통 문제에 대해서는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는 게 저의 장점”이라면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지레 겁먹고 대화가 안 된다고 할 필요는 없다. 장외로 나간 야당도 끌어들여 같이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대화를 통한 협치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취재 업무를 지원하는 춘추관의 행정관 C씨는 3일 “비핵화 문제를 두고 북미 간의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뒷받침 할 통일 전문가가 국회 전면에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개각 때마다 통일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던 이인영 의원에 대한 추천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며, 남북경협특위 위원장도 겸임하는 등 대북문제를 비롯한 국제 역학관계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것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반전할 기회를 찾기 위해 토론회를 여는 한편 “대북 경제협력은 ‘퍼주기’가 아닌 ‘투자’”라고 강조해오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북한의 핵 리스크가 비교적 줄어든 것에는 이 의원의 역할이 한 몫 했다”고 높은 점수를 매겼다.

민주당 관계자는 “3파전인 데다 각자의 장점이 뚜렷해 특정 후보에게 표가 쏠리긴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총선 승리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당원들에게 견인해야 할 중차대한 시기인 만큼, 자신만의 장점에 또 하나의 장점을 덧붙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능력을 의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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