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순익 6181억원 유일한 6000억원대 순이익 올려 ‘1위’ 은행 지위 수성

‘리딩뱅크’ 자리 놓고 경쟁하던 국민은행 5728억원 순이익 올렸지만 뒤집기 ‘실패’

우리은행 5394억원 3위…기업銀 4832억원 vs 하나銀 4799억원 4위 경쟁 ‘치열’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주요 은행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신한은행이 상위 6대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6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리딩뱅크’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했다.

신한은행과 ‘1등 은행’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국민은행은 전년 대비 실적이 감소하며 순이익 6000억원대의 벽을 넘지 못해 이번 1분기에도 챔피언 벨트를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우리은행이 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3위 자리에 올랐고,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나란히 4000억원대 후반의 순이익을 올린 가운데 불과 33억원 차이로 기업은행이 하나은행을 앞서는 등 치열한 4위 경쟁을 벌였다.

농협은행은 3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4000억원 실적 달성을 바라보게 됐다.

◇ 신한은행, 전년 대비 실적 2.9% 증가하며 국민은행과의 ‘리딩뱅크’ 경쟁서 승리

1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형 은행으로 손꼽히는 상위 6대 은행(신한, 국민, 우리, 기업, 하나, 농협은행. 이상 1분기 당기순이익 상위 순) 가운데 올해 1분기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린 곳은 신한은행으로 618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은행의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것으로 특히 대출 부문에서 있어서 실적 증가세가 호조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1분기 원화대출금은 지난해 말 대비 2.6% 성장했고, 부문별로는 가계대출 2.2%, 기업대출은 3.0%(중소기업 3.1%)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 성장세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신한은행은 100년 이상 서울시 금고를 관리해 오던 우리은행으로부터 지난해 5월 시금고 운영권을 가져오는데 성공하면서 원화예수금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무엇보다 유동성 핵심 예금이 1.9% 증가하면서 조달비용 개선에 기여했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비이자이익 부문의 부진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수수료 수익 감소와 대출 성장에 따른 기금출연료 증가로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인해 펀드 관련 수수료가 21.5% 감소했다.

한편, 지난 1분기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한 신한은행은 한 해의 첫 농사를 잘 지어 기반을 잘 다졌다고 자평하면서 이번 2분기엔 지난 분기 약간 부진했던 비이자이익 부문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분기에 조기 자산성장을 잘해놓은 만큼, 신탁 및 외환 등 고객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과 은행이 모두 윈윈하면서 비이자이익을 본격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특히 2분기엔 우량자산 중심의 자산성장과 핵심 기반 고객 확대, 신시장 및 신사업 발굴 확대를 통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한은행은 2분기 글로벌 사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글로벌 부문에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선택적 자산 성장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2분기 글로벌 사업 경영 전략은 새로운 국가로의 진출보다는 기존 진출 국가에서의 영업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베트남 등 신 남방 지역을 중심으로 각 국가의 영업 성장 수준에 맞는 채널 확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국민은행, 희망퇴직금 비용 350억원 지출로 순이익 17% 줄어…리딩뱅크 탈환 ‘실패’

신한은행과 ‘1등 은행’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순이익이 17% 감소하며 572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약 400억원 정도 차이로 ‘리딩뱅크’ 탈환에 실패한 셈이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의 1분기 실적 감소는 올해 초 대거 이뤄진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

올 초 국민은행은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희망퇴직자들에게 지급하는 퇴직금으로 약 350억원의 비용을 지출해 실적 감소가 발생했다.

다만 국민은행 측은 이 같은 일회성 비용 발생을 제외하면 경상적 수준으로는 전년 대비 유사한 실적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명동 사옥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830억원의 일회성 발생 이익이 더해져 실적 자체가 워낙 높게 나왔던 데다가 이번 분기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비용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대출의 부진도 실적 감소의 한 원인이 됐다.

지난 3월말 기준 국민은행 기업대출의 경우 일반중소기업은 지난해 말 대비 0.9% 증가했지만 올해 1분기 일시적으로 일부 대기업들의 거액 여신상환이 집중되면서 전년 말 대비 0.3%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이번 2분기에 특히 대기업 대출이 부진했던 1분기를 거울삼아 경영 전략 보완에 나선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2분기엔 불확실한 영업환경 등을 감안해 보수적인 여신성장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라며 “특히 기업여신은 5~6%의 성장 목표를 두고 우량기업 중심의 영업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신포트폴리오의 질적개선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비이자수익 확대 및 고객중심의 디지털 혁신과 영업인프라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우리은행, 예상치 넘는 5394억원 순이익…기업銀 VS 하나銀 순이익 33억원 차이

우리은행은 1분기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539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저조한 실적을 낸 신한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수수료 위주 성장을 통해 전 분기 대비 10.2% 실적이 증가하는 등 큰 성장세를 보였다.

서울 명동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자산관리(WM) 부문에서도 전 분기 대비 20% 성장을 이뤘고, 이자이익도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성장과 저비용성 예금 확보노력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고, 핵심 저비용성예금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처럼 1분기 호실적을 이룬 우리은행이지만 이번 2분기엔 더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은행은 단기적으로는 안정 위주의 경영 전략을 전개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과감한 미래 먹거리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분기 경영 환경을 감안하면 큰 폭의 자산 성장은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수익성과 건전성이 높은 우량 자산 위주의 영업 활동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기 전략으로는 혁신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일정 지분 출자를 하고, 혁신기업의 성장을 통해 우리은행의 잠재 고객 후보군을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1분기 기업은행은 지난해 1분기(4650억원) 대비 3.9% 증가한 48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하나은행은 479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시현해 실적 차이가 불과 33억원에 그치는 등 ‘빅3’ 은행 진입을 위한 치열한 순위 다툼을 전개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전년 말 대비 3조8000억원(2.5%) 증가한 155조4000억원을 기록,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말 보다 0.2%p 상승한 22.7%를 달성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 리딩뱅크 지위를 유지했다.

이에 기업은행은 이번 2분기에도 기업은행 본연의 목적인 중소기업 대출과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근간인 기업 대출 부문을 강화하고, 리스크 관리 역시 좀 더 촘촘하게 세세하게 살펴나갈 것”이라며 “특히 기업은행은 타 시중은행과 달리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초저금리 대출을 확대해 기업은행 본연의 임무를 더욱 충실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하나銀, “금투·카드와 협업 강화”…농협銀, ‘NH멤버스’ 통해 차별화

33억원 차이로 실적 4위 자리를 기업은행에 내줬지만 하나은행도 호실적을 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이익 기반아 확보되면서 1분기 이자이익(1조3386억원)과 수수료이익(2104억원)을 합친 핵심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640억원) 증가했다.

조달구조의 개선을 통해 핵심저금리성 예금이 전년 동기 대비 6.2%(3조2000억원) 증가했고, 원화대출금은 20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13조원) 증가했다. 특히,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81조4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8.4%(6.3조원) 증가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KEB하나은행 제공
이에 2분기 하나은행은 외부적으로는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하나금융 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 등 타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2분기엔 은행 외부적으로는 글로벌과 디지털이라는 양 축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또한 내부적으로는 그룹 내 금투와 카드 등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수수료 이익 등 시너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 상위 6대 은행 중에선 가장 적은 36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농협은행 자체적으로는 이 같은 실적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이자부자산의 확대로 이자이익이 증가했고, 유가증권 운용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다.

이에 농협은행은 2분기 플랫폼 회사로서 탈바꿈을 더욱 가속해 나갈 계획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는 플랫폼 회사로서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해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 캠퍼스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농협은행은 2분기 경영 전략에 있어서 리스크 대비를 강화하고 유통과 금융이 결합된 ‘NH멤버스’의 출범을 통해 농협 특유의 강점을 살리고, 타행과 차별화 전략에 나선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 하에서 우량예금을 증대해 조달원가를 감축해 나가겠다”며 “또한 규제가 강한 가계대출 부문보다 기업여신을 확대하고, 불확실한 경기에 대비해 감리 절차를 더욱 고도화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올해 2월 전국 지역농협의 유통 상품을 포인트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NH멤버스’를 출범시킨 후 2분기 이를 더욱 발전시켜 농협만이 지난 강점을 강화하고 타행과 차별화에 나선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2분기엔 범농협 앱인 ‘NH멤버스’의 교차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하나로마트 등 유통망을 통한 이익을 시현하고, 타 시중은행과 차별화 된 농협은행만의 시너지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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