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더 높이고, 자동 사냥 도입, UI 개편 등 대대적 업데이트

'20년 진화판' 불구 1차 테스트에서 낮은 완성도로 이용자들 혹평

"2차 테스트에서는 UI 설정, 화면크기, 콘텐츠 방향성 재검증할 터"

리니지 라이브 서버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엔씨소프트가 PC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전환점인 '리니지 리마스터'를 앞두고 당혹감에 휩싸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6일 종료된 리니지 리마스터 1차 테스트에서 낮은 완성도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혹평을 받고, 오는 29일 2차 테스트에 돌입한다. 이는 리니지 서비스 20년 사상 초유의 사태이며, 회사 측은 라이브 서버 반영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리니지 리마스터 2차 테스트는 클래식 유저인터페이스 추가, 확대/축소 옵션 추가로 화면 크기 조정, 이동 속도 상향 및 달리기 모션 추가, PSS(플레이서포터시스템) 개선 및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추가, 안정화 작업 및 콘트롤 요소 개선 등이 이뤄진다.

◇ 누적 매출 4조 원 앞둔 리니지, 엔씨소프트 핵심 IP

지난해 11월 29일 리니지 20주년 미디어 간담회 '온리원'에서 발표 중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에 누적 매출 3조 원을 가져다준 핵심 IP(지식재산권)다. 세계관을 계승한 PC온라인 게임 리니지2부터 모바일 게임 리니지M에 이르기까지 후속작 성공과 함께 엔씨소프트를 게임업계 대장주로 올려준 1등 공신이다.

특히 리니지는 리니지2, 블레이드&소울 등 다른 게임 IP와 달리 엔씨소프트가 타사에 두문불출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이츠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아덴 소송전처럼 리니지 IP 관리에 더욱 심혈을 쏟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1월 리니지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리니지 리마스터를 야심차게 발표했다. 리니지 리마스터는 리니지의 그래픽을 한층 더 높이고, 시대적 트렌드에 맞게 자동 사냥 도입, UI(유저인터페이스) 개편 등 기존 업데이트와 궤가 다른 대형 업데이트다.

회사 측은 20주년을 기념해 리니지 리마스터 사전예약까지 진행하며 과거 리니지 유저들 모객에 힘을 실었다. 포털 마케팅부터 SNS(사회관계망서비스)까지 리니지 리마스터에 대한 소식이 범람했다. 리니지 리마스터에 대한 기대감 또한 날로 높아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11월 29일 리니지 20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리니지의 첫 모습이 떠오른다. 리니지를 처음 가져왔을 때, 하루종일 고생하며 다시 만들었다. 이제 20주년을 맞이했다"며 "리니지는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라고 말했다.

◇ 베일 벗은 리니지 리마스터, 버그와 이질감에 기대감 폭락

리니지 리마스터 1차 테스트
하지만 지난해 12월 27일 베일을 벗은 리니지 리마스터는 유저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용자들은 매끄럽지 못한 이동 모션부터 최적화, 각종 자잘한 버그(프로그램 오류)까지 완성도가 매우 낮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장점으로 내세운 그래픽 역시 이질감에 20여 년을 즐겨온 라이브 서버 사용자들까지 리니지 게임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지난해 야심차게 발표한 PSS(플레이서포터시스템)는 유저들에게 호불호가 갈렸다. 자동 사냥 기능을 탑재한 PSS는 기존 대비 편의성이 높아지는 부분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PSS는 정교함이 필요한 플레이에서 기존 BOT보다도 낮은 AI 수준으로 나타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각종 버그에 얼룩졌다.

또한 UI는 테스트 기간 내내 혹평이 멈추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리니지 리마스터 UI는 PC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더욱 이질감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리니지 리마스터는 껍데기만 바꿨을 뿐, 지난 2012년 12월 동시접속자 22만 명에 달한 유저들이 떠난 근본적인 과금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과거의 유저들이 손사래를 치며 떠날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모델(BM)만 잔뜩 가지고 있다. 리니지 20주년 프로모션으로 진행한 광고 영상 시점과는 완전히 다르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마스터 1차 테스트 이후, 이 같은 유저들의 피드백에 2차 테스트를 오는 29일부터 진행한다. 리니지 서비스 20년 사상 2차 테스트 서버 운영은 처음이다. 이는 불완전한 리니지 리마스터를 라이브 서버에 업데이트 강행 시 기존 유저 베이스까지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 리마스터 1차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내·외부 커뮤니티 모니터링을 진행했다"며 "이를 통해 얻은 상당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한 번 더 검증을 해야겠다고 판단해 2차 테스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2차 테스트에서는 UI 설정, 화면 크기, 콘텐츠 등 방향성 다시 한 번 검증할 예정"이라며 "리니지 리마스터의 라이브 서버 반영은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1분기라고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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