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3사의 상이한 회계처리…투자자들 혼란 가중 심각

3분기 선수금 증가액, 오스템 251억 vs 덴티움 2억·디오 7억원

"금감원이 동일 산업·동일 회계 지침으로 투자자 보호 등 앞장 서야"

[데일리한국 황대영 기자] 임플란트 업계가 제품 판매에 대한 명확한 회계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진통을 겪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임플란트 업계의 실적에 대한 비교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손실을 끼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달 초 임플란트 3사는 실적을 발표했다. 임플란트 업계 1위인 오스템임플란트는 매출 1140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덴티움은 매출 462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을 거뒀다. 또 다른 임플란트 업체 디오는 매출 240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임플란트 3사의 단순 실적 지표만 봤을 때, 매출 규모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오스템임플란트 10.7%, 덴티움 21.9%, 디오 17.9%로 동종업계임에도 불구하고 큰 차이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덴티움과 디오가 오스템임플란트보다 효율적인 영업망 또는 생산체계 등을 갖췄다고 생각하기 쉽다. 겉만 그럴 뿐, 속사정은 또 달랐다.

임플란트 3사 2018년 3분기 실적. 표=황대영 기자
영업이익률에서 임플란트 3사가 큰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오스템임플란트와 나머지 두 업체간의 상이한 회계처리 방식에서 기인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계약 금액을 선수금(부채)으로 먼저 잡은 후 실제 제품 출고 시점에 매출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덴티움과 디오는 선수금 처리를 놓고 '주로 단발성 계약'을 강조하며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임플란트 제품은 일선 병·의원과 계약 후 수요가 발생하는 시점에 실제 납품이 이뤄진다. 따라서 계약 시점과 제품 출고 시점이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임플란트 업체는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선수금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띠고 있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는 3분기 실적에서 선수금이 전분기대비 251억원 증가한 223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덴티움과 디오는 3분기에서 선수금이 각각 114억원, 54억원에 그쳐 전분기대비 각각 2억원, 7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간 덴티움의 주장대로라면 3분기 내 모두 단발성 계약으로 제품 출고까지 마쳤고 장기간 납품 계약을 지양했다는 뜻으로만 해석된다.

임플란트 3사 2018년 3분기 선수금(부채) 및 선수금 증가액. 표=황대영 기자
이 같은 임플란트 업계의 상이한 회계처리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시장감시 기능에 대한 회의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동종업계의 명확한 회계기준 마련으로 투명한 시장 질서 확립에 앞장서야 할 금감원은 지난 2월 덴티움 감리를 진행했지만, 선수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덕분에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줄어드는 선수금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산업에서도 임플란트 업계와 비슷한 회계처리 이슈가 발생한 바 있다. 해당 산업은 상품 판매 금액을 전액 선수금으로 잡고 사용자가 환불이 불가능한 평균 기간을 나눠 매출로 계상하는 회계처리를 도입해, 동종업계 업체간 명확한 실적 비교가 가능하다. 해당 업계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적용하는 회계처리 방식을 포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플란트 업계의 상이한 회계처리는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실적 비교를 어렵도록 한다"면서 "특히 선수금 부분은 오히려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융감독원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동일 산업·동일한 회계 지침'을 마련해 임플란트 업계내 갈등 해소는 물론 투자자 보호에 적극 나서는 태도를 보여하며, 그렇지 하지 못한다면 공공기관으로서 사실상의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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