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래는 3가지에 운명이 좌우된다"

당심(민주당 지지층 여론), 경기지역 여론, 이념에 따른 여론-이재명 미래읽는 키워드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2018년 11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이재명 경기지사다. 대통령도 아니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도 아니다. 한국 정치사와 지방정치 역사에서 경기도 지사가 지금처럼 뉴스의 한복판에 서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파란만장했던 성장기를 거쳐 변호사가 된 이후 성남시장이 되기까지 이 지사의 인생역정은 순탄치 않았다. 굴곡진 인생의 터널을 거쳐 ‘대한민국 소통령’으로까지 불리는 경기지사에 당선됐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의 선거운동 과정은 험난하기만 했다.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지자마자 이름이 꽤나 알려진 여배우와의 불륜설이 선거판 전체를 뒤엎는 수준으로 번졌다. 이 지사와 관련된 여배우와의 '설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왔다. 관계가 좋지 않았던 형과의 전화 통화 녹취는 이미 많이 알려진 이야기지만 선거를 앞두고 야당은 형의 정신병원 입원과정을 문제 삼고 나왔다. 이 지사와 관련된 갖가지 의혹들은 주요 방송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지 오래다. 여배우와의 불륜설, 형과 관련된 패륜설, 성남FC구단의 운영 및 성남시의 각종 사업관련 조폭연루설까지 갖가지 구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지사 관련 논란을 대하는 각 정당의 표정은 천차만별이다. 이 지사가 의혹을 벗겨내지 못하고 낙마라도 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매우 난감해질수 밖에 없다. 이 지사 개인의 명운이 아니라 정치권 자체에 미치는 파장이 엄청나다는 뜻이다.

(그림1)
경기도는 2016년 총선에서 가장 많은 지역구 의석수(60석, 2016년 총선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총60석 중 40석을 가져갔다. 민주당이 얻어낸 전체 의석수의 3분의 1이다(비례대표까지 생각한다면 더 높은 비중). 자유한국당이 총 공세를 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살고 있는 경기도에서 반전을 만들어낸다면 2020년 총선에서 해볼 만한 싸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선거 경기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역구 득표율은 42.7%로 새누리당의 39.2%를 앞섰다. 당시 혜성처럼 등장했던 국민의당의 지역구 득표율이 14.2%였다. 그러나 경기도 표심은 이것만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비례대표 의석을 결정하는 정당 득표는 사뭇 다른 결과였다. 지난 총선 경기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투표 득표율은 26.8%로 국민의당(27%)보다 낮았다. 새누리당은 불과 19명의 당선자밖에 배출하지 못했지만 정당투표 득표율은 32.3%로 정당 중 가장 높았다. 정의당도 비례정당 득표율은 7.8%로 지역구 득표에 비해 몇 갑절 더 높은 성과를 만들어냈다(그림1).

이런 경기도의 사정을 보면 이재명 지사의 혼돈과 논란이 단지 개인 이재명의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장 많은 의석수가 걸려 있는데다 2020년 총선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는 불문가지다.

야당에서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게 된다면 선거 환경은 지난 총선과 달라진다. 아직은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편이고 정당 지지율은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위기의식이 덜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지사와 관련된 논란이 장기화 되고 ‘혜경궁 김씨’를 비롯해 연관된 의혹 결론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이 지사 개인으로 보더라도 유력한 대선 후보 물망에 있던 인물에서 갖가지 정치 의혹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킨 인물까지 다양한 이미지가 공존한다.

성남시청에서 경기도청까지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지만 이 지사가 가진 정치력으로 돌파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1300만 도민 행정을 책임진 지도자로서 이번 ‘혜경궁 김씨’ 의혹을 돌파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와 관련된 세간의 평가와 인식이 굽이굽이 파도치는 것처럼 미래 지도자로서 그의 위상은 지옥과 천국을 넘나들고 있다. 중간지대는 없다. 지옥과 천국 가운데 최종 낙착지가 어디인지 여론이 정해줄 것이기에 국민이 무서운 것이다.

지난해 연말 리서치뷰가 자체조사로 차기 대권 후보 조사(2017년 12월 28~30일 전국1223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8%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3.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범진보진영의 차기 대선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이재명 후보(당시 성남시장)가 18%로 안희정 후보를 제외하고 1위였다(안희정 후보는 최근 차기대선후보 조사의 보기에서 제외).

최근 범진보진영 차기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로 올라선 이낙연 총리는 리서치뷰 조사에서 10%, 박원순 후보는 8%였다. 지난해 이 조사에서 김경수 현 경남지사는 보기에서 빠진 결과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약 1년 여 전 차기 대선 후보군에서 이 지사의 존재감은 매우 뚜렷했다. 하지만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이 지사의 존재감은 널뛰기 수준으로 돌변했다.

(그림2)

올해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8월 27~31일 실시한 조사(전국2507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7.3%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범진영 차기 대선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이 지사의 지지율은 7%였다.

한 달여 후 실시된 같은 성격의 조사(리얼미터조사 CBS의뢰 2018년 9월 27~28일 전국1502명 표본오차95%신뢰수준±2.5%P 응답률8.1% 다른 개요는 이전 조사와 동일하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7.4%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방선거를 치르고 경기지사 자리에 올랐지만 그동안 이 지사를 둘러싼 의혹 공방들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경쟁력은 줄어든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10월 들어 본격적인 의혹 논란이 심화되면서 경쟁력은 조금 살아난 모양새다.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0월 29일~11월 2일 실시한 조사(전국2506명 표본오차95%신뢰수준±2.0%P 응답률7.2% 나머지 개요는 직전 조사와 동일하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이 지사의 지지율은 9.5%였다.

이 조사에서 범진영 차기대권 후보로 가장 높은 지지율은 이낙연 총리(16%)였다. 1위로 달리는 이 총리와 비교하면 두어 발 뒤쳐진 모습이다. 그렇지만 차기 대권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경쟁자로 비교되는 박원순 서울시장(8.6%), 김경수 경남지사(8.2%)와 치열한 접전 양상으로 올라섰다(그림2).

트위터 계정인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점철된 위기 상황 속에서 이 지사의 핵심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정치적 존재감이 줄어든 현실은 부인하기 힘들어 보인다. 역대 경기지사 중에서 이렇게 지사 임기 초반에 정치적 혼돈 속에 빠져있었던 사례는 없었다. 이 지사의 운명이 단지 개인적 정치생명의 존립여부를 넘어 한국 정치의 블랙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시점이다.

이 지사 관련 최고 쟁점이 되고 있는 ‘혜경궁 김씨’ 논란이 어떤 결과로 밝혀질 지와 상관없이 민심 관련한 미래는 예측불허다. 왜냐하면 각종 의혹에서 이 지사가 법적으로 해명가능해지더라도 당의 여론, 지역의 여론, 이념의 여론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이 지사는 현재 진행 중인 정치인 이므로 이번 일을 기준으로 당심에 영향을 주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미래 생명력이 있는 지도자로 평가받지 못하다면 미래는 없다.

현역 광역단체장인 경기지사 이재명은 유권자 최다 지역의 수장이다. 도민으로부터 이해를 구하지 못하다면 마찬가지로 내일은 없다. 돌이켜보면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진보성향 유권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다. 이번 논란의 끝에서 진보층의 공고한 지지를 받거나 또는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느냐에 따라 이 지사의 운명은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첫 번째 여론은 당심이다. 즉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여론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는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2위 후보와 큰 표차이로 무난하게 당선됐다. 이 지사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역량과 자질이 당선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겠지만 다수의 선거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압도적인 정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 당선의 결정적 배경으로 설명한다.

이 지사도 예외가 아니다. 오죽했으면 선거 종료 후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니었더라도 선거 승리가 가능했을지 반문했던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다. 현재 이 지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이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수도권 지지율이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 전체 응답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가까울 정도로 중요하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이념 성향에 따라 정치적인 입장을 드러내는 지방과의 차이 때문이다.

영호남의 정치적 정서와 달리 수도권은 현안 이슈에 따라 여론이 뒤바뀌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유권자가 많은 경기도 지역 응답자들의 국정 운영 찬반 의견이 전체 결과에 주는 영향은 막대하다.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일파만파로 지금보다 확산된다면 당에 주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지난 8월의 당대표 선거에서 이 지사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당 대표 후보자들간의 입장 차이가 집중적으로 조명된 일이 있었다. 이 지사를 출당해야 한다는 의견에 이해찬 당시 후보는 ‘당의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었다.

(그림3)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에도 이 지사의 정치 행보는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지사 개인 역시 현실 정치인으로 소속 정당의 민심은 천금만금보다 더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미래 지도자로 판정하느냐 아니면 의혹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구태 정치인으로 규정짓느냐에 따라 운명은 달라진다. 지난해 12월의 리서치뷰(자체조사)의 조사에서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24%의 지지를 받았다. 전체 응답자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약간 밀렸던 이 지사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가장 앞서는 결과였다. 차기 정치인으로 조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리얼미터(CBS)가 올해 들어 실시한 지난 8월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이 지사 지지율은 8.1%로 주저앉았다. 한 달 여 뒤인 9월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이 지사 지지율은 7%대(7.4%)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고 꽁꽁 묶여있는 동안 다른 후보들은 날았다. 이낙연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내에서 20%에 육박했다.

경쟁자로 비교되는 박원순 시장이 16.2%였고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조사를 받는 와중이지만 14.8%나 되었다. 한편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 10월 29일~11월 2일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내의 변화가 감지된다. 이 지사는 직전 조사에서 7%에 묶였던 민주당 지지층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1.5%로 올라갔다. 하락 추세 속에서 더불어민주당내 이 지사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해하는 진단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경쟁자로 분류되는 김경수 지사가 14.3%였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13.4%였다(그림3).

이 지사의 지지율 반등에 대해 이 지사 핵심 지지층의 결집 결과로 보는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아직 완전한 회복과 반등으로 보는 것은 주저하게 된다. 논란은 계속 진행 중이다. 이 논란의 마무리가 되는 시점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이 지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미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미래 운명을 결정하는 두 번째 여론은 경기지역이다. 경상북도 안동이 고향인 이 지사에게 경기도는 그 이름 자체로 미래의 활동무대다. 파란만장한 성장기를 거쳐 이 지사가 정착한 제 2의 고향은 경기도다. 말 많고 탈 많은 논란의 배경 지역으로 집중 거론되는 지역 또한 경기도의 성남시다. 이 지사는 2006년 지방선거와 2008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정치인 이재명이 본격 등장한 것은 2010년 지방선거였다.

경기도의 대형도시인 성남시 시장 선거에서 이 지사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여 50%가 넘는 득표를 만들어 냈다. 성남시장 초기에는 크게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2014년 세월호 사고가 터지자 정치인 이재명의 존재감은 전국적인 조명을 받았다. 민선 6기 성남시장으로 재선하고 난 이후 이 지사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누리는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지방 기초단체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와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정치적 영향력은 더욱 확대됐다. 2016년 이후 이 자사의 행보는 더욱 극적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정치인 이재명은 말 그대로 스타였다. 구름 관중들 속에서 현장 연설을 마다하지 않았고 군중들이 그를 보고 환호하고 열광했다. 성남지역 시장이면서 서울의 한복판인 광화문으로 와서 시위 현장을 이끄는 모습을 탐탁하지 않게 여기는 여론 또한 적지 않았다. 그 때마다 그가 보여준 유세 연설은 여전히 기억에 또렷이 남아있다.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혼란스럽고 또 혼란스러운 와중에 왜 성남시장이 광화문으로 왔는지 묻는 사람이 있고 이렇게 하면 나라가 더 나빠진다는 지적이 있는 줄 안다. 그렇지만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기에는 지금 현재가 너무 나빠져서)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겠는가’라는 논리로 되받아친 일화는 유명하다.

결론적으로 이 지사의 정치적 부상에는 성남과 경기도를 떼어 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한국 정치에서 차기 대권 후보에게 지역 기반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영향력의 핵심이었다. 많은 폐단을 지적하기는 하지만 호남 없는 김대중을, 영남 없는 김영삼을 생각할 수 있는가.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권자 수가 많은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높은 인물이 된다면 차기 대권의 5부 능선은 넘는 셈이다. 험난한 대권 여정에서 경쟁자들은 아직 출발조차 하지 않았는데 경기도 표심을 안고 간다면 유리해도 너무 유리한 환경이다.

(그림4)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 득표를 이기고도 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부시 후보를 이기지 못했다. 경합주에서 근소하게 패배한 이유를 패인 분석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지만 결정적인 승부처는 고어 후보의 고향인 테네시주였다. 고어는 고향인 테네시주 선거에서 대선 선거인단을 부시 후보에게 내주고 만다. 다른 지역에서 아무리 용을 써도 자신의 정치적 지역 기반에서 패배한다면 무용지물이다.

현재 경기지사를 맡고 있는 이 지사에게 경기도 민심은 1순위다. ‘혜경궁 김씨’ 논란을 비롯해 각종 의혹의 중심에서 현직 경기지사는 아직까지 완전하게 빠져나가지 못한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CBS의뢰를 받아 지난 8월 실시한 ‘범진영후보 차기대권 지지율 조사’에서 경지지역(인천포함) 이 지사의 지지율은 9.2%였다(공개된 조사 결과는 경기와 인천을 묶어 분석하였고 경기만 분리된 분석이 아니지만 인천의 정치환경 변화가 크지 않다는 점을 추정하여 비교분석). 9월 조사에서 이 지사의 경기(인천포함)지역 지지율은 7.4%로 내려갔다.

한창 논란의 중심에 선 지난 10월 29~11월 2일 조사에서 지지율은 10.8%로 반등하는 추세로 이어졌다. 최근 조사에서 반등하는 고무적인 결과가 있지만 경기도내 영향력은 아직 유의미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 같은 기간동안 경기도와 정치적인 연고가 없는 이낙연 총리는 8월 조사 10.8%였다. 게다가 10월 29~11월 2일 조사 결과는 17.2%로 껑충 뛴다(그림4).

역대 차기 대선후보로 나섰던 경기지사 출신 대선 후보들은 경기도 지역에서 정체된 ‘지지율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지사 출신으로 경기도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더라면 그들의 대선 성적표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 지사가 ‘여배우 의혹’부터 시작해 ‘조폭연루설 의혹’과 ‘혜경궁 김씨 의혹’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혹의 터널을 벗어나더라도 반드시 지켜봐야할 가장 중요한 여론 중 하나가 경기도민들의 민심이다.

이 지사의 운명을 결정짓는 세 번째이자 마지막 여론은 이념이다.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범진보진영 후보’로 간주되는 이 지사에게 진보층의 표심은 결정적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당선되는 결정적인 동력은 집토끼인 진보층을 확실하게 다졌기 때문이다. 문재인 후보보다 진보성향이 더 강한 후보로 인식되는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의 실제 대선 득표가 여론조사보다 적었던 이유는 문 후보의 당선을 염원했던 진보층의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범진보진영의 정치인으로 성장해왔고 앞으로 정치적인 미래 역시 진보층에 달려있는 후보에게 진보층 민심은 절대적이다. 해명되지 않고 꼬여있는 많은 의혹 앞에 서 있는 이 지사지만 성남시장 시정 활동과 지난 탄핵 국면 그리고 대통령 선거 경선과정에서 그가 보여준 진보성은 많은 국민들에게 ‘사이다’ 존재감으로 각인된바 있다.

출신지역의 배경이 항상 정치인의 이념 성향을 결정짓는 건 아니더라도 경북 안동출신인 이 지사가 보여준 진보적 성향은 남달랐다.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위안부에 이어 군사정보까지 아버지 조국인 일본에 팔아 먹는다’며 격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세월호 7시간은 업무상 과실치사,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림5)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이 지사의 발언은 큰 파장을 일으켜왔다. 보수진영 정치권 인사들과 이 지사의 정치적 입장은 상극에 가깝다. 이런 발언들은 정치적 충돌을 야기했지만 한편으론 이 지사의 정체성을 부각시킨 배경이 되기도 했다. 성남시의 무상교복 정책에 대해서 이를 끝까지 반대하는 시의회 의원들의 신상 정보를 SNS에 공개할 정도로 이 지사의 행보는 정치적 충돌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정치적인 충돌과 달리 지나치게 언론을 자극시키고 국민들을 미혹으로 빠뜨린 스캔들 퍼레이드는 빠른 시일내 일단락 짓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이 지사의 정치적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진보층이 묻는 곤란한 상황에 봉착하게 될 우려가 있다. 리얼미터(CBS의뢰)의 8월 조사에서 진보층의 이재명 지지율은 7.8%였다. 한 달 뒤 조사에서 진보층의 이 지사 지지율은 7.4%로 나타났다. 8월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시기에 차기 대권 경쟁자인 박원순 시장의 진보층 지지율은 16.5%로 유력한 경쟁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인 지난 10월 29일~11월 2일 조사에서 박 시장의 진보층 지지율은 11%로 하락하고 이낙연 총리는 21%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지사는 이 조사에서 진보층 지지율이 11.5%였다(그림5).

진보층 지지율 결과에서 이 지사가 독보적 위상은 아니지만 박 시장 그리고 김경수 경남지사와 경쟁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정답을 알기 힘든 논란이 아니라 ‘사이다 발언’으로 진보층을 공략해왔던 이 지사의 선명한 이미지는 많이 퇴색된 양상이다. 진보층 지지층들의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경찰의 수사가 끝나고 검찰의 혐의 또는 무혐의 입증이 끝난 후에도 진보층 유권자들의 평가는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보여주는 정치적 자산의 중요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확인 가능하다. 역대 경기지사 출신 대권 잠룡들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숫자가 많았다. 본선으로 가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경기도가 배출한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쳤던 자유한국당의 이인제 전 의원도 누구나 아는 경기지사 출신이다. 지난 1997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한때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김문수 전 의원 역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대표적인 경기지사 출신이다. TK 출신의 인물이지만 경기지사 재선에까지 성공했을 정도로 경기도맨이었다. 이 지사는 아직 대통령 선거 본선까지 오르지는 못했지만 지난 대통령 선거 민주당 경선을 통해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가장 많은 유권자와 가장 많은 국회의원 의석수가 있는 경기도는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에게 좋은 요람이 된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이낙연 총리를 제외한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인물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지사 등이다. 서울시장은 이미 대통령을 배출한 자리다. 역대 경남지사는 대통령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잠룡을 배출해온 정치적 요충지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 김태호 전 지사, 김두관 전 지사 모두 차기 대통령 후보 조사에서 잠룡으로 분류된다. 이미 대선에 출마한바 있는 홍준표 전 대표도 경남지사 출신이다. 경기지사인 이 지사에게는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림6)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중앙무대에 알려지기 전, 이 지사의 이미지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 분석시스템을 통해 살펴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엿보였다. 검색어로 ‘이재명’을 입력하고 이 지사가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시작한 1990년부터 집중적으로 중앙무대에 등장하기 전인 2015년 말까지를 분석기간으로 설정했다. 분석결과 가장 비중있게 등장한 연관어는 특정인의 이메일이었다. 물론 ‘혜경궁 김씨’의 이메일 주소는 아니다.

2015년말까지만 하더라도 이 지사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이 분석에 나타난 이메일 주소의 주인공은 울산 지역신문의 기자였다. 울산 관련 기사를 많이 작성한 현지 언론사 기자의 영향인지 이재명의 연관어는 주로 울산과 관련된 연관어가 많았다. 한마디로 이 지사는 2015년 말까지만 하더라고 유력한 이미지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그림6).

(그림7)
그러나 본격적으로 중앙정치무대에 진출하기 시작한 후부터 현재까지 이 지사의 이미지는 그 이전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논란 과정을 거치면서 이 지사는 전국적인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국민들은 경기도정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이 지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부분의 관심이 모아진다.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빅카인즈 시스템의 분석 시기를 2016년 1월 1일부터 최근(2018년 11월 22일)까지로 변경하면 튀어나오는 연관어는 그 이전과 완전 달라진다. 스캔들 의혹이 있는 김부선의 이름이 가장 비중있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혜경궁 김씨’가 가장 연관되는 결과로 나왔다. 이 지사의 부인 이름이 함께 등장한다. 트위터 계정 논란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빠른 시간내 가장 비중있는 검색어는 ‘혜경궁 김씨’가 될 공산이 크다. 빅데이터 분석 내용을 보면서 씁쓸한 것은 경기도정과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는데 있다(그림7).

바로 이 대목이 이 지사가 각종 의혹과 논란을 빠른 시간내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이유다. ‘정치인은 자기 부고외에 모든 언론 노출은 달가운 일이다’는 정치판의 속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같은 속설에도 적정선이 있다. 왜냐하면 이 논란의 긴 터널이 끝난 지점에서 당의 여론, 지역의 여론, 이념 여론의 평가를 피해가는 묘책은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 벼랑 끝에 서 있는 유력인사들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말이 있다. ‘법적이고 정치적인 평가는 유효기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평가인 여론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