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민족에게 던지는 메시지

법무법인 동안 조민행 대표 변호사.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조민행 법무법인 동안 대표 변호사] 최영섭 작곡 ‘그리운 금강산’은 온 국민이 좋아하는 대표적 가곡의 하나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나 예술단 교환 등 남북 공동행사에서 겨레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민족화해 협력의 분위기를 북 돋울 때 어울리는 '배경음악'이기도 하다. 남북을 불문하고 널리 불리우니 ‘국민가곡’을 넘어 온 겨레의 사랑을 받는 ‘민족가곡’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 싶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은 1998년 11월 전위예술가의 작품으로 평가할만큼 근사한 '소떼 방북'을 기획해 역사적인 금강산관광의 서막을 활짝 열었다. 이후 금강산관광은 2003년 개성공단 개발, 2007년 개성 관광으로 상승세를 이어지다 아쉽게도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이라는 복병을 만나 전면 중단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금강호가 1998년 처음 출항한 이후 금강산을 방문한 우리 관광객 이 195만 명에 이를 정도로 남북 교류가 활발하게 펼쳐지다가 일순간에 얼음처럼 얼어붙게 된 셈이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만 10년이 지난 요즘 다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문' 에서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고 밝혔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이 지금껏 중단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북남 당국은 마땅히 이 사업들을 제대로 풀어 북남사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역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정상화하고, 공동 번영의 미래도 함께 계획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남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북측 민족화해협의회와 다음 달 3∼4일 금강산에서 공동행사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민화협이 공동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남북이 최초로 북한 관광의 문을 연 금강산에서 이번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염원도 배어있을 것이다. 이번 행사의 정식 명칭은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민화협 연대 및 상봉대회'다.

남북 민화협이 노동, 농민, 청년.학생, 여성, 종교, 문화 6개 부문별로 협의를 진행하는 만큼 민간 차원의 구체적인 사회문화 교류협약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

민간 차원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다음달 18일 금강산관광 20주년을 맞아 북한 현지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현대그룹은 지난 5월부터 남북경협 태스크 포스를 꾸려 전반적인 대북사업 전략을 재검토해왔다. 또한 지난 3차 남북정상회담 직후부터는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남북화해협력의 단초를 열었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시도가 남북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은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어 보인다.

금강산은 계절마다 새롭게 태어난다.봄에는 새싹과 꽃이 만발하므로 금강산(金剛山),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지므로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일만 이천 봉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나뭇잎이 지고 바위가 본래 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서 개골산(皆骨山)이라고 불린다. 2008년 7월 봉래산과 갑작스레 헤어졌던 우리는 이제 풍악이나 개골산에서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지난 1998년 우리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200여 개의 정당 종교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설립돼 지금까지 국민합의에 기초한 민족화해와 통일운동을 전개해 왔다. 민화협 창립 20주년이 되는 올해 금강산에서 개최되는 남북공동행사를 통해 금강산관광이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이 행사가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의 화두가 된‘종전선언’은 물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원한다.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발아해 9월 평양과 백두산 천지에서 개화한 남북화해협력의 꿈과 희망이 오는 11월 금강산에서 만개하기를 희망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은 마음 설레기도 하지만 조금은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중인 한국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 말씀은 문 대통령은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전인미답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8000만 우리 겨레에게 한 덕담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본래 북핵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고, 또한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므로 우리 정부가 전향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북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금강산 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그후 개성공단 재가동 선언을 거쳐 적절한 시기에 5·24 조치 해제로 이어지는 것이 최적의 수순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11월 금강산 공동행사를 준비하는 남측과 북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담당자는 물론, 분단체제를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희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되뇌고 싶다.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

■ 조민행 법무법인 동안 대표변호사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근무했고, 사법시험도 통과해 현재 법무법인 동안의 대표 변호사로 재직중이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남북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새로운 세계를 여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돼 남북경협과 북방경제협력이 본격화되는 날을 꿈꾸는 '실천적 이상주의자'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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