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디지털은 블루오션 창조를 위한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을 제공해주는 요술램프다"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경쟁의 시대, 블루오션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경쟁의 시대다. 주위를 둘러보면 분야를 막론하고 거의 모두가 무한경쟁의 환경 속에 놓인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취업에 목마른 대학생들도,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스타트업들도, 인생2막을 준비하는 50플러스들도 모두 예외가 없다. 중소기업도 중견기업도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생존하고 지속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없을까? 누구나 찾고 싶은 열쇠다.

필자도 이런 고민을 하면서 답을 찾다가 최근 좋은 안내서를 발견했다.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저한 ‘블루오션 시프트’다. 이 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과 경쟁의 시대에 레드오션을 넘어 블루오션을 찾고 만드는 체계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 나름대로 핵심 메시지를 추려봤다.

첫째, 우리가 취하는 관점에 따라 블루오션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경쟁에서 이길 생각만 하면 블루오션은 없고 레드오션만 존재한다. 그런데 경쟁을 넘어 철저히 고객의 가치에 집중할 때 블루오션이 열릴 수 있다. 따라서 경쟁 패러다임에서 가치 패러다임으로의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현재의 고객만 생각하지 말고 잠재고객 또는 비고객의 블루오션을 발견해야 한다. 총 잠재수요는 현재의 고객과 개척되지 않은 비고객의 합이다. 일반적으로 경쟁 패러다임 아래에서는 현재의 고객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융합되고 열린 시대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전혀 다른 곳에 새로운 잠재고객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셋째, 문제점은 한계가 아니라 기회의 다른 말이다. 문제점을 문제점으로만 보면 문제로 끝난다. 그러나 문제점을 고객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고객의 아픔을 해결할 가치를 창출해내는 데 집중한다면, 문제점은 새로운 기회로 거듭날 수 있다.

이처럼 경쟁을 넘어 고객가치에 집중하고, 현재의 고객을 넘어 비고객을 개척하고, 문제를 제약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일 때, 불확실성과 무한경쟁의 시대에도 블루오션은 얼마든지 존재하고 찾을 수 있다.

사회의 짐인 죄수가 사회적 자원으로 탈바꿈하는 블루오션의 신세계

공공에도 민간에도 적용 가능한 득특한 블루오션 사례에도 눈을 돌려볼만 하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주도한 국가혁신 성공 사례는 프로젝트 발굴에서 출발한다. 말레이시아는 국가블루오션 전략회의를 만들어 2009년부터 매달 개최하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혁신전략과 실행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노력을 꾸준히 펼쳐왔다. 다만, 프로젝트를 발굴할 때 지켜야 하는 조건이 하나 있다. 비용은 훨씬 적게 들면서, 효과는 확실히 커야 한다는 조건이다. 얼핏 듣기에는 달성 불가능한 도전과제이지만, 말레이지아 정부는 구체적인 성공사례를 이미 만들어냈다. 교도소 혁신프로젝트가 대표적 사례다.

여타국가와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도 재소자의 증가로 골치를 앓아왔다. 범죄자 수가 늘면서 교도소 건설비용도 계속 증가했다. 재범율도 줄지 않았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재소자 문제에 대한 관점을 바꾸었다. 재소자들을 감금 대상에서 갱생 대상으로 관점을 달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범죄와 중범죄를 구분해 특히 전자의 경우에는 감금보다는 재사회화라는 새로운 기회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를 위해, 교도소를 신축하는 대신, 말레이지아 전역에 있는 군사기지내 유휴지와 군인력을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재소자들과 가족간의 유대 강화, 재소자의 생산활동을 통한 소득증대 지원, 직업교육과 출소후 지원 등의 구체적인 재사회화 방안도 실행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교도소 건설비 85% 절감, 재범율 90% 감소, 운영비용 58%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경쟁과 문제 중심에서 벗어나 가치 중심의 블루오션 관점을 받아들이고, 범죄자라는 문제점에서 새로운 사회자원이라는 기회를 발견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과다. 단순히 관점만 전환할 수 있어도, 사회적 골치거리인 재소자가 가치있는 사회적 자원으로 탈바꿈하는 블루오션의 신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어쩌면 틀에 박혀있는 기존의 사고방식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늘 경쟁과 레드오션만 떠오르는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교도소는 그냥 재소자를 감금하는 곳일 뿐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교도소는 말 그대로 재소자의 갱생과 재사회화를 위한 훈련소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관점을 바꾸면 블루오션은 얼마든지 존재하고 찾을 수 있다. 교도소뿐만 아니라 공공과 민간의 어떤 비즈니스, 어떤 서비스 영역에서든 블루오션은 가능하다.

블루오션을 만드는 최상의 무기는 디지털이다!

이렇게 블루오션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것처럼 좋은 게 없다. 우선 시장이 넓어진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만들어진다. 일자리도 늘어난다. 불확실성과 무한경쟁의 시대일수록 우리가 블루오션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블루오션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위의 책에서는 시장현황 파악을 위한 전략 캔버스, 숨은 기회 발견을 위한 구매자 효용성 지도 등을 포함한 체계적인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 나름의 블루오션 창조 3대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 전략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채택한 원칙처럼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과’를 창출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무한경쟁의 시대일수록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효과는 더 큰데 비용은 더 적게 드는 전략의 개발이 요구된다.

두번째 전략은, 구태의연한 기존의 방법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와 혁신을 통해 목표달성을 위한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을 끊임없이 발굴해서 적용하는 것이다.

세번째 전략은, 현재고객 및 잠재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필요를 넘어 수면 밑에 숨어있는 고객의 욕망과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 고객의 아픔과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본질 등에 대해 분석하고 이해한 후, 이에 기초해 최적의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들 3개의 전략이 실제로 비즈니스 현장에서 만들어질 수만 있다면, 레드오션을 넘어 블루오션을 개발하는 것도 훨씬 용이해질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블루오션 창조를 위한 이들 3대 전략을 가장 잘 지원해줄 수 있는 마법의 도구가 있다. 바로 디지털이다.

우선, 디지털이란 키워드를 머리 속에 한번 떠올려보자.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디지털은 이미 사회 구석구석,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다. 물과 공기처럼 거의 누구나 활용가능하다. 분야를 막론하고 고객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다. 게다가 디지털은 파워가 크다. 삽시간에 전 세계 수억명의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런 점들만 보더라도, 디지털은 수요측면에서나 공급측면에서나 모두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해주는 보편적 비즈니스환경과 핵심 비즈니스도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불특정다수간에 이루어지는 신뢰기반의 다양한 거래를 위해 활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떠올려보면 금방 이해가 갈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과를 거두는 블루오션 창출전략의 핵심도구가 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둘째로, 디지털은 블루오션 창조를 위한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을 제공해주는 요술램프 역할도 한다. 지난 수년간 블루오션을 창조한 선도적인 기업들을 한번 떠올려보자.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 카카오뱅크... 이들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이 두 가지 있다. 디지털을 활용한 새로운 방법을 통해 혁신적인 디지털기업이 되었다는 점과, 블루오션을 창조하기 위해 또다시 디지털을 활용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디지털은 그 자체로서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이면서, 동시에 또다른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최고의 촉매자 역할도 한다.

셋째로, 최근에는 상품과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습관, 고객의 욕망, 고객의 아픔 등을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서 맞춤형, 지능형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디지털기술이다.

디지털로 블루오션을 만드는 세가지 방법

이렇게 보면 디지털은 블루오션 창조를 위한 마법의 도구임에 틀림없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효과를 거두게 도와주고,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의 촉매자 역할을 하고, 고객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최고의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이 디지털을 너무나도 흔하게 사용하다 보니 디지털이 가진 이런 무한한 파워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디지털을 친숙하게 일상적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디지털을 활용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친숙하다는 이유로 디지털이 가진 무한한 파워를 간과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무한한 파워를 낼 수 있도록 디지털의 친숙함을 더욱더 활용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불확실성과 무한경쟁의 시대에 디지털은 블루오션을 만드는 최고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아니, 블루오션을 만드는 최고의 도구로서 이미 디지털 신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블루오션을 창조하는 디지털 활용법을 세가지만 제시해본다.

첫째, 이제는 ICT부서뿐만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디지털 활용가능성에 대해 늘 열린 자세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금은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디지털을 전제로 하는 시대다. 디지털 기술 자체도 파워는 더욱 커지고 사용하기는 더욱 쉬워졌다. 누구나가 디지털을 보다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시대로 점점 더 다가가고 있다. CIO나 CTO뿐만 아니라, CEO 및 일선 비즈니스 담당자들도 디지털 신기술들을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비즈니스를 위해 ICT를 활용하는 것도 이제는 ICT부서만의 책임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조직구성원의 책임이자 권리가 돼야 한다.

둘째,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전문가를 가능하면 사지 말고 빌려 쓰자.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발전하고 있다. 시장수요에 맞춰 서버나 스토리지가 얼마나 필요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정말 힘들다. 어떤 소프트웨어가 가장 적절할지 알기도 어렵다. 내부에서 시간을 들여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에는, 외부에서 쏟아지는 솔루션들이 너무도 좋고 편리하고 저렴하다. IT부서를 유지하는 것도 부담이다. 시대가 변했다. 디지털 기술도 디지털 전문가도 공유경제의 시대다.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나은 디지털 신기술과 디지털 전문가를 빌려쓸 수 있는 시대다. 클라우드IT가 그 대표적인 예다.

셋째, 무슨 기술을 도입할까 고민하지 말고 무슨 문제를 풀고 무슨 가치를 제공할지를 먼저 생각하자. 그 후에 그런 문제해결과 가치창출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디지털 신기술의 가능성을 전문가에게 물어보자.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엄청난 파워를 가진 신기술들을 너무나도 신속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블루오션을 만드는 최상의 무기인 디지털 신기술들이 바로 우리들의 눈앞에서 모두를 기다리고 있다.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방법 더 나은 방법으로 경쟁의 레드오션을 넘어 가치의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자.

필자 소개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으로서,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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