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CEO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전향적이고 적극 검토해봐야 하는 이유는"

“버려야 얻는다”…더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기 위해 '지혜로운 버림'을 과감히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데일리한국 전문가 칼럼=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비즈니스풍경의 변화: 무한경쟁, 초스피드

직업으로서 IT와 인연을 맺은지 32년째다. 덕분에 디지털과 늘 함께 할 수 있었고, 미래사회의 변화를 남보다 빨리 느낄 수 있었다. 최근 공공기관 임원 임기를 마치고, 민간기업 고문으로 일하면서 난생 처음 민간기업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다.

한달 남짓 지났지만,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해오던 지난 30여년을 뒤돌아보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은 괜히 생긴 말이 아닌듯 싶다. 민간은 공공 부문에 비해 훨씬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하루하루 체감한다.

민간기업은 대부분 치열한 경쟁환경 속에 놓여있다. 살아남기 위해, 사업을 따내기 위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고군분투한다. 늘 긴장하면서 사는 것은 기본이다.

나 역시 열심히 하고 있지만, 경쟁자도 똑같이 불철주야 노력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살아남고,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내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비즈니스환경의 변화: IT활용의 일상화, IT활용의 필수화

이처럼 치열한 민간의 비즈니스환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가지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위해 IT를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일상화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피자집, 치킨집같은 소규모 자영업체들도 판매관리, 재고관리, 고객관리를 위해 정보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말에 피자가 먹고 싶어 피자집에 전화를 걸어보면, 이미 우리집 주소 정보와 기존에 주문했던 데이터에 기초해 주문을 척척 처리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거의 모든 비즈니스영역에서 이제 IT활용은 체화돼 있고, IT는 기업운영과 비즈니스활동의 필수재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한 사람이 또는 한 기업이 동시에 여러가지를 다 잘하기는 쉽지 않다는 있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경쟁력있고 차별화된 비즈니스 콘텐츠를 개발하고 상품화하는 것도 도전적 과제다.

이제는 비즈니스를 뒷받침하는 IT활용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IT활용이 너무나도 당연시되는 디지털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IT 자체도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전문가들조차도 따라가기가 버겁다. 게다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포함해 기존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디지털 신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본연의 비즈니스 하나만 해도 꾸려나가기가 어려운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IT활용 트렌드에 제대로 대처하면서 지혜롭게 IT를 활용하고 IT의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까? 아마도 웬만한 CEO라면 다들 이런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해법은 없을까?

비즈니스전략의 변화: 디지털시대의 선택과 집중

해법은 있다. 바로 디지털을 버리는 것이다. 디지털을 버리고 본연의 비즈니스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디지털이 체화된 시대에 디지털을 버린다? 물론 디지털을 완전히 버리고 아날로그로만 비즈니스를 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디지털관련 영역은 디지털에 경쟁력을 가진 전문적인 곳에 맡김으로써, 복잡한 디지털 분야는 아예 신경을 꺼버리고 비즈니스에만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 방법이야말로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대응하는 진정한 선택과 집중일 것이다. 더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기 위해서 '지혜로운 버림'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할 때이다.

“버려야 얻는다”라는 금언은 디지털시대의 비즈니스전략을 얘기할 때도 절묘하게 통한다. 디지털을 버리면 일반적으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다. 중견기업 또는 중소기업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종업원이 200명을 넘으면 소규모라도 전산실과 전산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버와 스토리지에 들어가는 예산도 만만치 않다. 물론 전산자원을 둘 적절한 공간도 필요하다. 근데 이게 다 돈과 직결돼 있다. 비용이 투입되어야만 전산설비 등이 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정보시스템, 온라인 서비스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시장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은 더욱 더 버거울 수 밖에 없다. 어디 그것뿐인가?

상황변화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이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IT관련 이슈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같은 이슈가 더욱 어려워지고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수요변화와 상황변화에 대응해 관련 정보시스템도 계속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의미다.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적정한 서버 용량, 스토리지 용량이 어느 정도인지도 항상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본연의 비즈니스에 몰입하기도 힘드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IT에 얽매여 있어야 하는가? 답은 명쾌하다. IT에 더이상 얽매이는 대신 이제는 IT와 과감히 작별해야 한다. 즉 버릴 것은 버리고 떠날 때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냉정하게 떠나야 한다.

디지털은 이제부터리도 전문가나 전문기관에 맡기면 된다. 이같은 환경에서 새롭게 등장한 대표적인 IT활용 패러다임의 하나가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디지털시대의 공유경제 패러다임: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은 한마디로 ‘빌려쓰는 IT’다. 정수기나 비데 등 생활용품들을 빌려쓰듯이, 컴퓨터 서버, 스토리지, 앱, 웹시스템 같은 IT자원을 빌려쓰는 것이다. 버튼 하나 밸브 하나로 전기, 가스, 수도 같은 문명의 혜택을 마음껏 빌려쓰는 것 처럼 디지털 문명의 혜택을 마음껏 빌려쓰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의 핵심이다.

더 저렴하게 빌려쓸 수 있는데, 굳이 비싼 IT자산을 구입해 소유할 필요는 없다. 운영과 유지· 보수도 전문가가 알아서 척척 해준다. 보안관리나 돌발사고 대응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 IT에 관해서는 아예 신경을 끈 채 비즈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클라우드를 안쓸 이유가 없다. 아니 클라우드를 안쓰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시대가 되고 말았다. 한마디로, IT활용에 있어서도 '소유경제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공유경제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앞서가는 글로벌 기업들은 거의 예외없이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성과는 높이되 혁신까지 촉진하는 일거삼득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기존에는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IT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수개월씩 걸리곤 했다. 하지만 이제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며칠이면 충분하다.

덕분에 오랜 시간이 걸리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새로운 시도도 이전보다 훨씬 더 손쉽고도 더욱 신속하게 추진해볼 수 있게 됐다. IT를 쓸 수밖에 없는 모든 기업의 CEO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전향적이고 적극 검토해봐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필자 소개 :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으로서,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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