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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 =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5·9 대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41.1%의 득표율로 제 19대 대통령에 올랐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지 불과 며칠 안됐는데 새로운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와 정권이 교체됐음을 실감하고 있다.

국민들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 또 한편으론 기대감을 갖고 선거에 임했을 것이다. 어떤 후보를 지지했든 한 표 한 표 속에 정의로운 국가, 상식이 통하는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짙은 염원이 담겨 있었을 터이다.

그러한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 새롭게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탄핵 후 촛불과 태극기로 분열된 국민들을 다시 '화합'토록 만드는 일이다.

물론 국론이 요즘처럼 양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통합을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쉽지 않을 것이기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41%의 지지자 외에 59%의 국민들까지 포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다. 소통은 지난 2016년 10월 29일,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국민들이 간절히 바랐던 바로 그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 날 보여준 탈권위적이고 개방적인 리더십은 가히 인상적이다. 이러한 초심을 잃지 않고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때는 41%의 지지자가 아닌 온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국가의 시스템을 다시금 정립하는 일이다. 즉, 모든 것이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도록 해 시스템 밖의 개인이 사사로이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는 지난 6개월 간 휘몰아친 국정농단의 충격 속에서 우리가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이를 위해 청와대의 조직과 권한을 과감히 축소하고, 대통령이 장관들과 직접 소통하며 국정을 운영하는 체제를 확고히 정립해야 한다.

대선 공약도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온 만큼 공약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합리적 의사 결정이 중요하다. 국민 대통합을 위해 선거과정에서 제시한 공약 가운데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은 다시 한번 더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히 조정해야 한다. 선거용 공약 가운데 비현실적인 것은 냉정하게 버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무리한 내용의 공약에 목매는 바람에 정작 중요한 국가적 과업을 도외시해서는 결코 안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른 대선 후보의 공약 가운데서도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고 필요한 것이라면 과감히 도입해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위주의 일자리 창출 공약 처럼 수많은 재원이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의 공약은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현실적으로 조정을 할 필요도 있다. 증세없는 복지와 같이 무리한 공약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었던 박근혜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는 않아야 한다.

한 국가의 경제정책은 그 국가가 나아갈 길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장기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또한 가계부채와 국가부채의 빠른 증가, 미·중·일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 4차 산업혁명의 대비 등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산적한 과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들이므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에서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해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의 엄격한 책임추궁과 더불어 과거 70년간 누적돼온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 커다란 임무를 띠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정치권과 대기업 사이의 정경유착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에 반기업 정서가 널리 퍼져 재벌개혁, 법인세 인상 등의 기업옥죄기 정책이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아무런 죄가 없는 양심적인 기업마저 위축될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업은 일자리 창출의 중심에 있으므로 진정으로 청년들을 위한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의 고용창출을 장려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인들도 변해야 한다. 신규 고용창출의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하며, 준법경영을 통해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분배의 가치 못지않게 성장의 가치도 중요한 시대다. 여러 방면에서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새 정부에서 첫 그림을 잘 그려주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문(文)의 시대가 열리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문(門)도 활짝 열리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조하현 교수 프로필 :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한국 금융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경제뿐 아니라 사회현상이나 정치적 흐름에도 관심과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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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5/17 09:01:02 수정시간 : 2017/05/18 18: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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