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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전문가 칼럼] 김동명 "북한의 핵무장 위협 어떻게 억제하고 방어할 것인가?"
  • 기자김동명 전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BTO) 국제협력과장(현 독일문제연구소장) 승인시간승인 2015.07.01 19:13
북한은 2006년 이래 세 차례 핵실험… 사실상 '핵보유국' 전제로 안보정책 수립해야
  • 김동명 독일문제연구소장
[데일리한국= 김동명 독일문제연구소 소장 칼럼] 2006년 10월 9일 이래 북한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지하 핵실험을 단행함으로써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지만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비회원국으로 핵실험 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에 대해 국제사회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NPT 9조는 1967.1.1. 이전에 핵실험한 국가나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만이 ‘핵보유국’이고, 나머지 국가는 전부 ‘비핵보유국’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상에는 5대 핵보유국 즉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을 비롯한 5대 핵강국과 국제사회는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나라에 대해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1.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de facto nuclear weapon state)이다

핵실험이란 핵폭발장치가 핵분열 연쇄 반응을 통해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폭발하는가를 실험하는 것이다. 1945년 7월 16일 미국은 세계 최초로 ‘Gadget'란 이름의 핵폭발장치로 핵실험을 했다. 미국은 이와 거의 유사한 핵폭발장치에 발사·무장체계(firing/arming system)를 덧씌워(shelling), 일명 'Fat Man'이란 핵무기(nuclear weapon)를 만들었고, 이를 3주 뒤인 8월 9일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했다. 70년 전 미국이 3주 만에 완성한 핵폭발장치를 핵무기로 만드는 기술은 중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오늘날 북한에게는 지극히 간단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로 간주되어야 한다.

포괄적핵실험 금지기구(CTBTO)의 공식 평가에 따르면 북한의 3차 핵실험 위력은 약 10kt 정도이다. 이는 나가사키 투하탄의 위력(20kt: TNT 2만톤 폭발 위력)의 절반 정도에 해당된다. 만약 3차 핵실험에 사용되었던 핵폭발장치·핵무기가 그대로 지금 당장 서울에 투하될 경우 서울은 한순간에 쑥대밭이 되고 말 것이다. 북한은 보유 중인 IL-28 항공기를 통해 당장 핵무기를 서울 상공에 공중투발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소형화에 성공했을 경우 사거리 300㎞ 스커드-B 미사일에 탄두 중량 1t의 핵무기를 탑재해 언제든지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6.25전쟁 이래 최대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북한은 40~43kg의 플루토늄과 약 10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6~22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원자로의 노후화로 인해 플루토늄 자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장차 고농축 우라늄탄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북한 내 순천, 박천, 신포, 평산, 옹기, 흥남 등에는 양질의 천연우라늄이 2,600만t 정도 매장되어 있다. 현재의 기술과 경제력을 감안할 때 채굴할 수 있는 양은 약 400만t 정도로 추정된다. 해가 갈수록 핵물질량의 증가로 인해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북한은 2018년에는 43개,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의 수준인 약 70~100기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북한은 장차 핵무기를 운반수단에 장착하기 위해 핵무기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추구할 것이며, 이를 위해 추가 핵실험은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다. 리빈(李彬) 중국 칭화(淸華)대 교수는 “북한의 핵장치는 여전히 미사일로 운반하기에는 크기 때문에 핵탄두 소형화를 위해 4차 핵실험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핵무기의 운반수단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현재 900기 내외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은 5년 후에는 10기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잠수함에서 발사할 탄도미사일(SLBM)의 사출실험에 성공했다는 첩보(2015.5.)는 우리를 더욱 경악시킨다. 사출실험은 잠수함에서 쏜 미사일이 정상 발사되어 물 밖에서 추진체에 점화가 이뤄지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다. SLBM은 보호 캡슐에 싸인 채 잠수함 수직발사관에서 발사된 뒤 수면을 벗어날 때 캡슐이 벗겨지며 점화돼 목표물로 날아간다. 바닷속 잠수함에 숨겨진 북한의 핵무기는 탐지와 감시가 어려워 장차 한국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2. 북한의 핵무장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첫째, 북한의 핵무장은 북한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온갖 평화적 노력이 헛수고였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이제까지 ‘기만·발뺌·모호·협박’ 전략과 벼랑끝 전술로 국제사회와 체결한 핵합의를 모두 폐기시켰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1992), 미북 제네바 핵합의(1994), 그간 6자회담에서의 3대 합의, 즉 9.19 합의(2005: 핵개발 포기), 2.13 합의(2007: 핵시설 폐쇄와 봉인), 10.3 합의(2007: 핵시설 불능화) 등은 모두 없던 일로 되어 버렸다. 이와 같은 핵 합의는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는 데 기여하기는커녕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 제재를 피해가며 핵개발을 완성시키는 데 도움을 줄 뿐이었다.

둘째, 핵실험 후 북한 핵 문제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핵실험 전까지는 어떻게 하면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할 수 있을까가 국제사회의 주된 관심사였다. 그러나 핵실험 후 국제사회의 과제는 이미 개발된 핵무기의 폐기와 핵무장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이다.

셋째, 핵무장한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대상은 한국이다. 북한은 핵무장을 함으로써 비대칭전력 측면에서 한국에 대해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남북한 군사력 균형과 한반도 안보 균형이 와해되었음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무기 앞에선 남한의 재래식 전력과 기존의 방어체계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북한이 국지 도발을 감행한 후 핵무기로 위협할 경우 당장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우리를 상대로 한 북한의 핵전쟁 위협은 앞으로 연중 행사처럼 상시화될 것이다. 장차 한반도에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김정은과 북한 군부의 추가 핵실험, 로켓 발사 시험, 대남 도발과 협박 등이 반복될 것이다. 북한의 핵전쟁 위협이 상시화될 경우 우리의 국가 신인도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Korea Discount) 현상이 확산되고, 우리의 대외 경제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한국은 핵무장한 북한의 위협에 대해 어떤 억제 대책과 방어 대책을 갖고 있는가?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은 북한의 비핵화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오지락 원자로를 공중 폭격한 것처럼, 북한의 핵시설과 핵무기가 배치된 기지와 시설물을 선제공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제 2의 6.25 전쟁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채택하기엔 비현실적이다.

또 다른 방안은 1993년 3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해 개발한 핵무기를 자진 폐기했듯이, 북한 스스로 자진해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다. 그러나 현 정권은 이제까지 개발한 핵무기를 절대로 폐기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최근 북한은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정밀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수차에 걸친 정권 교체가 이뤄진 후 ‘핵무기가 정권 유지의 수단이 아니라 독(毒)일 뿐’이라고 평가하는 실용주의 정권이 등장할 경우 자진 포기가 가능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당장 실현되기 어렵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중장기적 시각에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그간 6자회담과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압력을 가해 왔으나, 비핵화 달성은커녕 핵무장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데도 실패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핵무장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어떻게 우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에 대해 국론을 결집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박근혜정부의 3대 당면 과제는 ① 북한 핵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억제(deterrence) 대책 마련 ② 억제에 실패하여 실제로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에 대비한 사전 방어(defense) 및 방호(protection) 대책 강구 ③ 재래 무기 위주로 상정돼 있는 한반도 안보 체계의 총체적 점검 및 군사 대응 전략 재수립 등이다.

1) 억제 대책

핵무장 이후 북한은 한국에 대해 핵공격 운운하며 공갈·협박하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과감한 도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이 이미 핵무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억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핵전쟁을 수행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핵무기는 이처럼 보유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는 무기이다.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유일한 억제 대책은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전략이다. 이는 북한이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면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핵무기로 응징·보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개념은 이미 핵무기가 날아온 뒤 이에 대한 대응이란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사전 억제 효과를 기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북한 핵무기 사용을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남한 내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일이다. 동서 냉전 당시 양 진영 간 군축 협상에서 나타난 교훈에 따르면 ‘핵무기에는 핵무기로(nukes for nukes)’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서 냉전 당시 소련이 중거리 핵미사일 SS-20을 동구권에 배치(1977)하자 나토 진영은 서독에 핵탄두를 장착한 Pershing II와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배치(1983)함으로써 이를 억제했다.

한국 내 핵무기를 배비(전력 배치)하기 위해서는 ① 한국이 스스로 핵무장을 하든지(자위적 핵무장론), 아니면 ② 미국의 전술핵을 재반입하여 남한 내에 배비시키는 것이다.

먼저, 자위적 핵무장을 주장하는 근저에는 현행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정책에 대한 불신이 도사리고 있다. 확장억제는 북한의 핵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일 뿐 실제로 핵무장 이후 북한의 위협이 상시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미흡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핵공학자들에 따르면 한국의 핵무기 제조는 한국의 원자력 운용 수준(설비용량 세계 5위, 운전기술 세계 1위)에 비추어 안팎의 족쇄가 풀릴 경우 당장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한국의 핵폭탄 제조 잠재력은 세계 10위권으로 평가받는다. 핵폭탄 제조 잠재력은 핵개발을 위한 기술력과 경제력을 종합한 것으로, 한국은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에 버금가고,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인도·파키스탄보다 잠재력이 훨씬 높다. 최근 찰스 퍼거슨 미국 과학자협회장은 한 보고서를 인용, '한국이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위치한 4개 가압중수로(PHWR)에서 준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해 5년 이내에 수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NPT를 탈퇴하여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및 북한과 같이 자위적 핵무장을 하는 방안을 국가 정책으로 채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동맹국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이 초래할 국제 핵확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자위적 핵무장은 이제까지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해 온 우리의 일관된 정책과도 위배된다. 다만 역설적으로 국내적으로 자위적 핵무장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활발해지는 것은, 북한 핵무장에 대한 컨센서스가 미형성된 현시점에서 바람직하다. 국내적으론 핵개발 요구가 강하다는 상황을 국제사회에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나 대중·대미 핵 외교에서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위협이 증가할수록 한국도 핵무장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또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북한 지도부에 대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위적 핵무장론은 현실적으로 채택하기 어려운 대안이다. 따라서 북한 핵무장 위협에 대한 유일한 억제 수단은 1991년 한반도에서 철수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재반입하는 것이다. 이는 한미 간 협의로 가능할 것이다. 전술핵이 재배치될 경우 북한의 핵무기는 무용지물이 된다. 또한 남북 간 전략적 균형이 달성됨으로써 북한의 재래 무기에 의한 국지전 도발 가능성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혹자는 전술핵 재배치가 한국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과 일치하지 않고, 지역 내 핵확산을 부추김으로써 NPT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북한에 의해 이미 핵확산이 야기된 시점에서 전술핵 배치 문제는 기존의 미국 핵자산을 대북 핵 억제를 위해 일시적으로 이용한다는 의미일 뿐이다. 오히려 전술핵 재배치로 인해 한국은 자위적 핵무장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따라서 재배치 문제는 국제사회의 핵비확산 정책과 결코 역행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면 미국의 전술핵은 자동적으로 한반도에서 철수되어야 한다. 통일된 한반도는 반드시 비핵화되어야 한다.

북한 핵무장은 미국의 핵비확산 정책에 대한 정면 도전이란 점에서 전술핵 재반입과 관련해 미국을 설득할 논리는 충분하다. 한반도에 반입 가용한 미국의 전술핵무기 대상은 하와이와 괌 등지에 저장되어 있는 약 700-800기와, 나토 회원국 5개국 즉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에 배치되어 있는 총 240기다. 1998년 미국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를 상정해 약 30기의 전술핵을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또한 2002년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에서도 '불량국가' 중 하나인 북한에 대한 핵공격 사용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처럼 미국의 대북 핵전략을 감안할 때 전술핵 재반입은 협상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정부는 이제부터 북한의 핵무장으로 한반도 전략 환경이 급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술핵 재반입을 위해 미국 정부와 물밑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북한이 SLBM 발사에 성공한 상황에서 과도기적으로 한미 당국은 한반도 해역에 미국의 핵탄두 탑재 잠수함을 잠정 배치하는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2) 방어 대책: '킬 체인', KAMD, 사드 배치의 장단점

먼저 핵 억제력을 구비하는 것이 급선무이나, 적의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에 대비한 방어 대책을 갖추는 것도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은 북한이 핵무기 공격과 관련 '명백한 징후'를 보일 경우 북한의 핵시설과 기지를 선제 타격하여 무력화시키는 이른바 '킬 체인'(kill chain)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핵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될 경우 공중에서 요격·파괴시키기 위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 Korean Air and Missile Defense)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명백한 징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정보 능력은 미흡한 상태다. 현 시점에서 핵무장한 북한에 대해 선제 공격을 하겠다는 킬 체인이 현실적으로 북핵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방어 수단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제 또한 북핵 위협으로부터의 효과적인 방어 수단이기에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한국은 공격해오는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직격파괴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요격미사일(예: PAC-3)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런 와중에 등장한 것이 한국 내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종말고고도지역방어) 배치 문제이다. 사드는 목표를 향하여 공격해 오고 있는 종말(終末)단계(terminal phase: 미사일이 타격 목표에 진입하는 단계)에서 1차 요격하는 순수한 방어용 무기로 요격 사거리는 200km, 고도는 150km 정도이다. 사드의 '눈'인 레이더(AN/TPY-2)는 탐지 거리가 1800㎞에 달해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북한은 물론 중국의 미사일 발사까지 탐지할 수 있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효과는 증대된다. 한국군과 주한 미군은 핵탄두를 탑재한 북한 미사일을 일단 고고도에서 사드로 요격하고, 실패할 경우 저고도에서 패트리어트 체계로 요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과 동맹 및 우방에 대한 심각하고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지역 내 사드를 포함하여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구축하길 원한다. 2008년 이후 역대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 내 사드 배치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가장 우려를 표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한반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에 편입됨으로써 중국의 탄도미사일 전략이 위협받을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우려를 고려해 '전략적 모호성'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북한 미사일 방어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현재까지 미국 정부의 공식 요청이 없어서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사드 배치의 필요성과 전술핵 도입 협상과의 연계성 등을 입체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만약 사드 도입이 결정될 경우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이라는 중국의 우려를 어떻게 납득시킬지에 대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4. 박근혜정부의 대응 과제

박근혜정부는 북한 핵 문제의 성격과 한반도의 안보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했음을 정확히 인식한 뒤 안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핵실험 전 북한 핵문제의 본질이 핵개발 저지였다면, 핵실험 이후는 핵무장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이다. 북한이 핵무장한 시점에서 아직도 북한의 비핵화만을 외치고 있는 것은 너무 공허하다. 핵무장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의 직접적인 대상은 한국이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직접 당사자는 한국정부이다.

첫째, 박근혜정부는 북한에 실용주의 정권이 들어서 설 때까지 북한의 핵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해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 ① 미국의 핵우산 공약을 재확인하는 가운데 확장억제 방안을 구체화시키며, ② 한미연합사 해체를 무기한 보류하고, ③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장기간 보류하며, ④ 북한 핵무장 위협에 대한 유일한 억제 수단인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재반입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국지 도발 및 핵 공격시 군사 대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한미는 킬 체인 시스템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데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킬 체인 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정보 수집·분석 능력을 한미 간 공유해야 하며, 조기경보레이더 시스템과 PAC-3 요격미사일을 증강해야 한다.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는 전술핵 재배치 문제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 모든 조치가 이뤄지면 북한의 핵무기는 더 이상 우리의 위협 대상이 아니라 정권 와해를 촉진시키는 골칫덩어리로 변하고, 북한 지도부의 체제 유지와 적화 통일의 꿈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둘째, 박근혜정부는 핵전쟁에 대비한 국가방호대비 계획과 위기 관리 대응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핵폭탄 투하 시 발생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 핵미사일이 발사되었을 때 국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호 조치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핵폭탄 투하시 열복사, 후폭풍, 방사능 낙진 피해에 대한 예방 대책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만약 핵폭탄이 서울에 투하되었을 경우를 상정할 때 참으로 어지럽기 짝이 없다. 주변국의 핵 위협이 없어 평온한 국가들인 스웨덴·스위스·싱가포르는 외부로부터의 핵 공격 가능성을 상정해 전체 국민 수의 120%를 수용할 수 있는 핵 방호시설을 의무적으로 건설하도록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주민들의 핵 대피 훈련, 도로통제 계획, 주한 외국인 소개 대피 계획 등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반드시 검토되어야 할 것은 사전에 공공 대피소를 건설하는 일이다.

셋째, 박근혜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무기 비확산이라는 국제규범과 한반도 비핵화의 약속을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6자회담 참여국과 UN 및 국제사회와의 공조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북한이 핵물질이나 핵기술을 제3국으로 수출할 경우 대북 압박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한국은 NPT 제5조가 인정하고 있는 산업적 재처리 및 농축 권리를 갖는다는 이른바 평화적 핵주권(Peaceful Nuclear Sovereignty)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이같은 정책 과제들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 국가안보실을 콘트롤타워로 삼아 국가 차원에서 핵 관련 전문가 그룹을 조직화하고 싱크탱크를 구축해 북핵 정책 조정, 북핵 정보 정세 판단, 북핵 위기 대응 조치 등을 조정·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차후 정부가 북한 핵개발과 관련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는 추가 핵실험, 우라늄탄 개발, 미사일에 장착할 탄두 소형화, 핵탄두 운반수단 개발 및 핵물질과 핵기술의 대외 수출 등이다.

■김동명 독일문제연구소 소장 프로필
- 육군사관학교, 서울대 독어독문과, 독일 콘스탄츠대 국제정치학·독문학 석사, 콘스탄츠대 국제정치학 박사- 국방부 군비통제관실 북한 핵문제 담당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국방정책 담당관- 주독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국방부 군비통제관실 대북정책과장- 국제기구 포괄적 핵실험 금지기구(CTBTO) 국제협력과장- 독일문제연구소 소장(현)/저서 <독일 통일 그리고 한반도의 선택>(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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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7/01 19:13:11 수정시간 : 2020/02/07 1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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