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는 '난치병 1위'… 약이 아니라 면역력 등으로 치유된다

감기는 자정 작용 기능… 해열제·항생제, 부작용 초래할 수도

환절기 감기 예방법·대처법 알아야… 정도 심하면 병원 찾아야

이용운 한의사
[데일리한국=이용운 한의사 칼럼]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게 되면 낮과 밤의 날씨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낮에는 따뜻한 햇살 때문에 반팔을 입고 다녀도 될 만큼 따뜻하지만 밤이나 아침에는 찬 기운에 가벼운 잠바라도 입어야 됩니다. 아침 저녁의 기온 차가 커 급격하게 바뀌는 날씨에 적응하지 못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주위에 항시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와 감기를 일으킵니다.

난치병 1위는 놀랍게도 감기입니다. 감기 약 먹으면 잘 낫는데 치료가 난치병이라니?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그 종류가 많고 매년 변종이 생기므로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세균과 달리 세포 안에 있는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묘책은 아직 없습니다. 감기가 낫는 것은 약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몸의 방어기전과 면역력 덕분입니다.

감기는 섭리(攝理)입니다

처음 감기가 들어올 때 코는 직접 인체 내부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감기의 침입이 쉬워 제일 먼저 싸움을 시작합니다. 이때 재채기, 기침, 콧물이 나게 됩니다. 면역 성분이 있는 콧물로 인해 대개 이 과정에서 80~90%는 저절로 낫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인체는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올립니다. 우리 몸은 유전적으로 치료법을 갖고 태어나는데, 그 중 일차 방어기전이 발열입니다. 체온이 상승되면 병원균의 활동력이 떨어져 온몸에 급속도록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면역세포의 활동성이 높아집니다.

예전에는 열이 날 때 땀을 내주면 낫는다고 하여 몸을 따뜻하게 감쌌습니다. 그러면 대개 1-2일 안에 저절로 나아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감기가 중병인 듯 호들갑을 떨지도 않았고, 열 감기를 ‘크는 몸살 ’ ‘큰 병 끝에 잔병 낫는다’ 등 긍정적 표현으로 넘겼습니다.

감기 걸릴 때 두통·근육통·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평소 잠재되었던 증상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감기는 쉴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또 앓고 나면 자정 작용을 통해 몸 상태를 바로잡아주고, 면역력을 키워주기까지 하니 정말 고마운 존재입니다.

감기 회복을 방해하는 것들

감기에 걸리면 아무리 열이 높아도 오한을 느껴 이불 속에 들어가고 뜨거운 것을 찾았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본능입니다. 그런데 감기에 걸리면 옷을 벗기고 그것도 부족해 알코올로 찜질까지 하려 합니다. 이것이 옳은 것일까요?

몸에서 생기는 열은 스스로 만들기 때문에 치명적인 정도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보통 40도 가까이 올라가지만 열로 인한 문제는 별로 없습니다. 인체가 일부러 에너지를 소모시켜 열을 올리는데 이를 무효화시킨다면 인체는 또 다시 스스로를 치유시키기 위해 열을 내야합니다. 그러다 보면 에너지가 소진되므로 몸은 점점 쇠약해지고 만성 감기에 빠지거나 알러지가 유발됩니다. 열을 억지로 내리는 것은 병의 치유 과정을 훼방하는 것입니다.

또 증상만을 완화시키고자 신체의 섭리를 역행하는 약으로 콧물을 말리면 바이러스를 쫓아내지 못하고 도리어 불러들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 해열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가 작동하여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심지어 항생제는 내 몸에 도움이 되는 장내 유익한 세균을 못 살게 굴어 이차적인 문제들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환절기 감기를 예방하는 법>
○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여 추울 때는 입어주고 따뜻할 때는 벗어주도록 하여 우리 몸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 몸의 청결을 유지하고 손을 항상 깨끗이 씻도록 합니다.
○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 따뜻한 차를 수시로 마십니다. (생강차, 유자차, 모과차 등)

<감기에 걸리면 이렇게 하세요>
한의학에서는 감기 원인을 한기(寒氣)라 합니다. 한기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열입니다. 그래서 인체는 고열로 병을 쫓아내려 하고, 한방 감기약은 그것을 돕는 처방입니다.
○ 초기 감기에 등이 욱신거리면서 오한이 들 때 그 부위를 핫팩으로 찜질하거나 일회용 핫팩을 옷 위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됩니다.
○ 생강차에 꿀을 타서 드시거나 생강, 도라지, 대추로 차를 만들어 수시로 복용합니다.
○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합니다.
○ 몸을 따뜻하게 합니다. 고열이 날 때는 이마에 따뜻한 물수건을 댑니다.
○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시고 쌀죽 정도로 담백하게 먹습니다.

<이런 경우엔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1주 이상 미열이 지속되거나 40℃이상의 고열이 발생한다.
○체온이 정상이면서 콧물·재채기·가려움·기침이 지속된다.

■이용운 한의사 프로필
서울대 정치학과- 동국대 한의학과- 해마루부부한의원 대표원장(현)-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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