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경영전략] 문병도 삼광글라스 사장 “밀폐용기로 2020년 도약의 한 해를…”
글라스락, 미 샘스클럽과 수출 계약…남미·유럽·러시아·중국 등 매출 확대
'최대주주' 이복영 회장· '재무통' 문병도 대표 공동 체제로 사업 재편 확대
2019-11-29 이윤희 기자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OCI그룹 계열사 삼광글라스가 긴 적자의 늪을 빠져나왔다.
29일 삼광글라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070억원, 영업이익은 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영업익이 -16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대폭 개선된 성적이다. 삼광글라스는 2015년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 실적 정점을 찍은 이후 3년여 동안 연속 적자를 내고 있었다.
적자는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 대표상품인 글라스락 판매량 감소와 재고 누적, 신규사업 실패, 기업 간 거래(B2B) 품목인 맥주 캔 수요 급감 등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적자 폭도 증가했다.
삼광글라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해 ‘수술’에 가까운 경영 전략 선회를 감행했다. 8월 '재무통'으로 알려진 OCI 그룹 출신 문병도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선임됐다. 이로써 삼광글라스는 OCI 창업주의 차남인 이복영 회장 단독 대표체제에서 ‘이복영·문병도’ 공동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문 사장은 35년간 OCI 그룹에서 근무하면서 기획·재무담당 임원, 경영관리본부장 전무 등을 역임한 재문 전무가다. 2005년 OCI가 소디프신소재(현 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고, 2016년 SK그룹에 매각할 때 큰 역할을 했다. 이복영 회장이 OCI 사장일 당시 8여년간 이 회장을 보필해 이 회장의 복안도 잘 읽는 측근으로 알려졌다.
1967년 설립된 삼광글라스는 원래 병유리, 캔, 전자레인지용 식기 등을 제조 납품하는 회사였다. 2005년 12월 플라스틱 식기 일색이던 당시 시장에 ‘사면결착식’ 내열 강화유리 밀폐용기인 글라스락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도 ‘제일 잘하는 것’을 한 것이었다. 마침 플라스틱에서 유출되는 환경호르몬의 유해성 논란이 터졌고 그들의 정공법이 먹혔다.
이 회장과 문 사장은 다시 한번 정공법을 택했다. 내년을 유리사업으로 ‘제2의 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결심이다. 삼광글라스는 내년에도 호실적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또한 글라스락도 수익성이 낮은 홈쇼핑 매출을 줄이고 가전사 특판 매출과 온라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내수 부진을 겪은 글라스락의 수출 판매 채널도 확대하는 중이다.
글라스락은 올해 7월 미국 대형 할인점 샘스클럽과 900만달러(약 105억원) 규모의 글라스락 입점 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유럽 4개국 코스트코 매장에 글라스락 신제품 30만개를 신규 입점했다. . 재무에 능한 사장 체제에서의 혹독한 사업 재편 노력이 2020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게 회사를 보는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맥주병과 디자인이 다른 하이트진로 맥주 '테라'의 흥행으로 주류 용기 다양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수익성 향상과 재무구조 개선이 기대되며 글라스락 신제품 출시와 프로모션 시행 등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년 삼광글라스의 순항을 예측했다.
삼광글라스 관계자는 “올해 드디어 10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이익을 내는 회사’가 됐고 남은 4분기에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