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제약산업, 국가주력산업 선언 필요'
고용창출 및 글로벌 시장 규모에서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으로 지정 필요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에 대한 산업 현장의 체감도 낮아"
2019-01-17 황대영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7일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협회 본관 2층에서 '제약산업, 대한민국의 미래다'라는 주제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원희목 회장이 지난해 12월 재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 회장은 간담회에서 "한국 제약산업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인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라며 "신약·제네릭·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등 연관 산업 군과 다양한 인적 자원이 총합을 이룬 풀뿌리 국민산업이다"라고 밝혔다.
원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 회장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산업은 1400조원으로 반도체 시장(약 500조원)의 3배에 달하며,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를 겪고 있어 시장 쟁탈전이 가열화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2018년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제약산업 지원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는 등 육성 방침 밝혔지만, 실제 제약산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 대비 정부의 지원은 8%대(미국 37%, 일본 19%) 불과했다.
원 회장은 "국산 신약에 대한 낮은 성과보상 체계 등 정부 지원에 대한 산업 현장의 체감도는 낮다"라고 지적했다.
한국 제약산업은 내수·제네릭 시장을 중심으로 자족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돼, 제약기업 R&D 투자 비용이 성장하고 있다. 2006년 3500억원 수준의 R&D 비용은 2017년 1조3200억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한 원 회장은 제약산업이 인적 투자도 타 산업에 비해 높다고 평가했다. 2010년 이후 제약산업은 산업 평균보다 2배 높은 고용증가율가 청년고용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R&D·생산 부문 인력 충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인력은 2006년 6372명(9.0%)에서 2017년 1만1925명(12.5%)로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이는 단순 일자리 증가에 그치지 않고 높은 비용이 필요한 R&D 인력 확충을 지속했다는 뜻으로, R&D 인력 중 석·박사 비중이 71.5%로 전체 산업 평균(32.5%)의 2배를 넘어섰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은 자원빈국이자 인재강국인 우리나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산업이다"라며 "수출주도로 국부창출의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제약산업은 R&D에 적합한 우수 보건의료 인력과 인프라, 세계 9위 수준의 임상 경쟁력 등 미래 국가 대표 산업으로 최적화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원 회장의 설명이다.
또 특정 기업 1, 2개가 아닌 강소 중견기업들로 다각화된 R&D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활성화로 신약 발굴의 한계 극복 및 R&D 역량이 극대화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2030년까지 개발 예정인 파이프라인은 953개에 달해 제약산업은 충분한 R&D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원 회장은 잘 만든 신약 하나가 천문학적인 고수익을 창출하며 글로벌 신약 1개 개발 시 약 3만7000명~4만2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제약산업이 범정부적 지원으로 10년 이내 7대 제약강국이 될 경우 17만명의 직접 일자리를 비롯해, 제약산업과 연관된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 회장은 "국가 간 차세대 성장 동력 쟁탈전이 치열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이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 회장은 "한국 제약산업은 △지속적인 R&D 투자 △오픈 이노베이션 확산 △최고 정책결정권자의 국가 주력산업으로 선언 △국산 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G2G 노력 병행이 필요하다"라며 "이를 토대로 △2025년 글로벌 매출 1조 국산 신약 탄생 △2030년 10조 매출 국내 제약회사 출현 △2035년 의약품 수출 100조 달성 등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