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발사 대비해 경계 강화·동맹국과 공조 유지
軍, 어청도 인근서 해당 발사체 추정 물체 인양 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북한이 3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정부는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동맹, 우방국들과 공조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우주개발국은 이날 오전 6시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 하지만 '천리마-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잃으면서 서해에 추락했다.

이같은 발표는 군사정찰위성 발사 후 2시간여 만에 나왔다. 북한이 위성 발사 실패 소식을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2012년 4월 '지구관측위성'이라고 주장했던 '광명성 3호'를 발사했을 때도 "궤도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실패를 즉각 인정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발동기 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다고 파악했다. 이에 담당 과학자, 기술자와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기로 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여러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속보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이날 오전 서울역 대합실 TV에 관련 뉴스속보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이는 이날 오전 6시29분쯤 우리 군 당국에도 포착됐다. 국가안보실은 관련 내용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했다. 또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안보상황점검회의와 긴급 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합참의 상황 보고를 받은 뒤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발사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북한의 추가적인 발사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동맹, 우방국들과 공조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합참도 경계 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이날 오전 8시5분쯤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서 북한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으로 보이는 발사체의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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