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폐공장 개조한 레트로 감성으로 MZ 주목
무신사 등도 본사 이전 "패션 문화 등 경쟁력 강화"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패션업계가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동으로 집결하고 있다. 국내외 브랜드가 모여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나 팝업 스토어 오픈이 활발하다. 소비 주축인 MZ세대의 놀이터이자 핵심 거점으로 정평이 나 있는 성수동에서 인지도를 높여 소비자층 확대와 매출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들은 성수동의 특성에 주목, 오프라인 매장을 내거나 아예 본사를 이전하는 등 핫플레이스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수동은 그동안 낙후된 공장지대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최근 폐공장을 카페, 주택 등으로 개조하면서 레트로 감성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주목받았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제조업의 쇠퇴로 낙후됐다가 1990년대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며 신문화의 중심지로 재탄생한 브루클린과 비슷해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비이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삼성물산 패션 제공
비이커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삼성물산 패션 제공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전날 서울 성수동에 직영점을 열었다. 서울 도봉산점과 가로수길점에 이어 5년 만에 오픈하는 3번째 직영점으로, 성수동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떠오른 복합문화공간 ‘성수낙낙’에 위치한다.

자연과 환경을 존중하는 파타고니아 고유의 브랜드 친환경 건축 철학이 돋보이는 매장으로 매장 내 모든 집기들을 버려진 목재와 한옥 고재를 활용해 만들었다. 기존 공간의 구조와 바닥, 천장 등을 리모델링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비이커’는 지난달 성수동에 324㎡(약 1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한남동과 청담동에 이어 3번째다.

‘빛나는 청춘’을 콘셉트로, 공간 안에 흩뿌려져 있는 반짝이는 젊음을 매장 중심을 관통하는 빛의 기둥과 그곳에서 떨어져 나온 광물들이 박혀있는 듯 한 커스텀월로 구성했다. 

1층은 팝업 공간과 MZ세대 고객을 위한 트렌디한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2층은 국내외 바잉 브랜드와 오리지널 상품 등으로 구성했다. 3층은 메종키츠네, 단톤, 스포티&리치 등 MZ세대가 열망하는 브랜드를 운영한다.

더네이쳐홀딩스 ‘내셔널지오그래픽’도 지난달 플래그십 스토어를 공개했다. 아우터부터 신발과 캐리어, 백팩 등 스테디셀러 제품까지 모두 갖춰져 있다.

2층에는 더네이쳐홀딩스의 또 다른 브랜드 ‘배럴’의 유일한 단독 로드샵도 위치해 아우터부터 워터스포츠 의류, 요가복까지 다양한 TPO에 맞는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다.

무신사 캠퍼스 N1 외관 조감도. 사진=무신사 제공
무신사 캠퍼스 N1 외관 조감도. 사진=무신사 제공

29CM는 지난 9월부터 큐레이션 쇼룸 ‘이구성수’를 운영하고 있다. 한 권의 매거진처럼 계절마다 새로운 테마를 선정하고 아트 전시, 브랜드 상품, 입점 브랜드 팝업, F&B 메뉴를 하나로 엮어 선뵈는 것이 특징이다.

이구성수는 지난달 기준 누적 방문객 4만명을 돌파했다. 주말에는 최대 2500명 이상이 몰리는 등 눈에 띄게 성장했다.

무신사는 지난 9월 아예 성수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2012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10년 만이다. 본사는 2호선 성수역에서 도보로 6분 거리에 있는 ‘무신사 캠퍼스 N1’에 자리 잡았다.

현재 무신사는 본사가 위치한 무신사 캠퍼스 N1을 비롯해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 무신사 테라스 성수를 운영하고 있다.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가 운영하는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의 쇼룸’과 최근에 무신사 트레이딩이 오픈한 ‘엠프티’라는 셀렉트샵도 성수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과거부터 현재와 미래가 존재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난 성수동만의 지역적 특색이 앞으로 무신사가 만들 새로운 패션 문화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 ‘스튜디오 톰보이’, W컨셉, LF ‘리복’ 등이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오픈하면서 짧은 기간 수천 명이 방문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입어보는 등 브랜드 경험이 중요한 패션은 유행과 구매력을 이끄는 MZ세대가 모이는 장소에 입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서울숲을 중심으로 쇼룸과 팝업 스토어 등이 늘고, 다양한 문화가 복합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성수동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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