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북한이 6일 동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완충구역 내에 포사격을 감행했다. 전날에 이어 또다시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쯤 동해 해상완충구역으로 포병사격을 벌였다. 북한이 이날 쏜 포탄은 NLL 북쪽 해상완충구역 내에 떨어졌다. 이로써 북한의 9·19 군사합의 위반 주요 사례는 17건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5건은 올해 발생했다.
해상완충구역은 남북한이 2018년 9·19 군사합의 당시 우발적 충돌이나 긴장 고조 상황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해안포문을 폐쇄하고, 해상 군사훈련과 해안포 등 중화기 사격 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접경지 일대 수역이다.
북한이 전날 오후 동·서해 완충구역에 방사포 130여발을 쏜 데 이어 이날까지 이틀 연속 도발을 감행한 이유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벌이는 다연장로켓(MLRS) 사격훈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과 주한미군은 이날 오전 삼율리 담터진지에서 이틀째 MLRS 훈련을 벌이고 있다. 우리 군은 이날 포사격 훈련에서 MLRS 24발을 발사할 것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이는 9·19 군사합의를 준수한 훈련이지만 북한은 그 탓을 우리 측으로 돌렸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발표를 통해 "어제(5일)에 이어 오늘(6일) 오전 9시15분경부터 적들이 또다시 전선 근접 일대에서 방사포와 곡사포를 사격하는 정황이 제기됐다"며 "총참모부는 전선 포병 구분대들에 즉시 강력 대응 경고 목적의 해상 실탄 포사격을 단행한 데 대한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다음달 발간하는 '2022 국방백서' 초안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담았다. 북한체제를 '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2016년 이후 6년만이다.
전하규 국방부 공보담당관 직무대리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포함한 군사적 도발과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내년 초에 발간할 2022년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남북간 대화와 협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군사적 위협인 동시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대화와 협력의 대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