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환급금 14.4% 늘고...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13% 증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은행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은행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생명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이 급증했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예·적금과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금리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저축성보험 소비자들이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탄 영향이다.

해지환급금 증가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증가로 이어졌다. 일시납 고액 저축성보험 소비자들이 시중은행 창구와 은행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금리 저축성보험으로 옮겨간 것이다. 저축성보험 금리가 계속 오름세인 만큼 생보사의 해지환급금과 방카슈랑스 매출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체 생보사 해지환급금은 20조2827억원으로 전년 동기 17조7327억원 대비 2조5500억원, 14.4% 증가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이 1333억원으로 규모는 적지만 전년 464억원 대비 187.1%나 급증했다. 교보라이플래닛의 뒤를 이어 푸본현대생명의 해지환급금은 9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7% 늘었고, 같은 기간 KB생명이 70.3%, 신한라이프 44.5%, 메트라이프 46.5%, 교보생명 26.2%, 푸르덴셜생명, 16.4%, NH농협생명 12.6% 각각 증가했다.

해지환급금은 소비자가 보유한 보험을 중도 해지할 때 보험료 적립금에서 보험사 운영비 및 해지공제액 등을 제하고 돌려받는 돈이다.

해지환급금이 급증한 이유는 금리가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상품을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과거 가입한 낮은 금리의 저축성보험을 해지하고, 고금리 저축성보험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해지환급급과 함께 급증했다. 저축성보험 금리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인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사가 협력해 제공하는 종합금융서비스로, 보험사 은행점포를 판매채널로 확보할 수 있다. 방카슈랑스에서는 상품내용이 복잡한 보장성보험이나 구조가 어려운 변액보험 보다는 설명이 쉬운 저축성보험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8월 전체 생보사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4조7009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1593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지환급금이 가장 높았던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867.1%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흥국생명 913.9%, AIA생명 807.7%, 동양생명 455.7% 각각 증가했다.

특히, 은행계열 생보사의 방카슈랑스가 급증했다. 신한금융그룹 보험자회사인 신한라이프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91.4% 증가했고, 같은 기간 KB금융그룹 보험자회사 KB생명의 초회보험료는 425.6% 늘었다. 생보사 중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가장 크게 증가한 회사는 하나생명인데 무려 1220.4%나 급증했다.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와 해지환급금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저축성보험 금리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최고 금리는 푸본현대생명의 무배당 'MAX저축보험스페셜'로 금리는 연 5.90%이고, 이달부터는 흥국생명도 ‘다사랑저축보험’을 연 5.90%로, 동양생명은 ‘엔젤더확실한저축보험’을 연 5.95%로 판매할 예정이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실제 지난달 일부 생보사들의 고금리 저축성보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보험료가 큰 일시납 계약이 많아서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해지환급금의 규모가 크다”며 “최근 저축성보험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창구나 홈페이지에서 저축성보험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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