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 "시민의날 기념식행사에 성과 브리핑은 부적절"
박 시장측 "시정 홍보 차원에서 충분히 할 수 있어"

4일 아산 신정호 아트밸리 야외음악당에서 진행된 아산시민의 날 행사에 참석한 박경귀 아산시장(왼쪽)과 김희영 아산시 의장. 사진=아산시 제공
4일 아산 신정호 아트밸리 야외음악당에서 진행된 아산시민의 날 행사에 참석한 박경귀 아산시장(왼쪽)과 김희영 아산시 의장. 사진=아산시 제공

[아산(충남)=데일리한국 고은정 기자] 충남 아산시와 아산시의회가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며 날선 각을 세우고 있다.

김희영 시의장이 공개석상에서 박경귀 시장을 향한 비판을 서슴지 않아,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6일 아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신정호 아트밸리 야외음악당에서 제28회 아산시민의 날 기념식이 진행됐다.

박경귀 시장을 비롯해 김희영 시의회의장, 이명수 국회의원 등 내외빈 1000여명이 참석했다. 

아산시민의 날은 1995년 10월 1일 온양시와 아산군이 ‘아산시’로 통합 출범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3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기념식이었다.

이날 2부 행사에는 박 시장의 취임 100일 시정 브리핑이 잡혀 있었다.

이를 두고 김희영 의장은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브리핑이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김희영 의장은 "아산시민의 날을 기념하는 이번 기념식에 별도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취임 100일 시정 브리핑을 하는 건 기념식과 맞지 않는다"라며 "오늘은 순수하게 아산시민의 날이고 시민들이 축복받고 힘을 내라는 의지를 담는 날로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박경귀 시장은 시장의 철학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일을 17개 읍면동 순방,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에서 충분히 밝혀왔다"며 "민선 8기를 잘 이끌수 있도록 쓴소리, 된소리를 열린 가슴으로 담아달라 요청했지만 하나도 바뀐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박시장이 인사말을 통해 청사진 등을 충분히 밝힌 만큼 별도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자신의 치적을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산시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시정의 성과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시정 홍보 차원에서 넣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설명했다.

시 내부에서는 오히려 공개석상에서 시장을 비판한 의장이 도의적으로 너무했다는 분위기다.

김희영 아산시의장이 공개적으로 박경귀 시장에게 향한 비판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5일 김 의장을 항의 방문하고 사과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며 11일부터 개최되는 임시회 보이콧 등에 나서겠다고 밝혀 후폭풍이 예상된다.

앞서 아산시의회는 박경귀 시장 핵심공약인 참여자치위원회(자치위) 구성에 제동을 걸며 대립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또 집행부가 신청한 추경안 중 삭감된 33억원 예산이 박 시장의 주요 공약과 관련된 예산 등으로 갈등을 빚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민생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시와 시의회간 협치를 통해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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