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기 만료 앞두고 연임 도전 여부에 업계 '촉각'
서명석·전병조 출사표...나 회장 출마시 3파전 예고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사진=금융투자협회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사진=금융투자협회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의 임기 종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금투협회장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연임은 하지 않겠다던 나 회장이 출마와 관련한 언급을 아끼면서 앞선 발언을 뒤집고 출마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12월 중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협회장 후보로는 나재철 회장을 비롯해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등이 언급된다.

◇ 나재철 연임 도전 가능성↑...사모펀드 징계 등 부담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나 회장의 출마 여부다. 나 회장은 1960생으로 조선대 기계학과를 졸업했다. 대신증권 공채 12기로 입사해 사장까지 역임한 '대신맨'이다.  2019년 금투협회장 선거에서 76.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회장 자리에 올랐다.

취임 당시 나 회장은 공약으로 △자본시장 역할 강화 △미래역량 확보 △회원사 정책건의 확대 △선제적 자율규제 확립 △협회 혁신 TF 구성 등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현안을 조속히 완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연임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나 회장이 연임과 관련해 말을 아끼면서 업계에서는 나 회장이 연임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재임기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등 성과를 인정받았고, 아직 대체거래소(ATS) 설립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 회장의 재임 기간 활동과 관련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먼저 나 회장이 성과로 제시한 증권거래세 조기 인하와 대주주 주식양도세 기준 유지 등은 금투협 전임 지도부와 개인투자자들의 역할이 더 중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금융당국과 회원사 간 역할을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소극적이었다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특히, 금융투자업계 신뢰도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사모펀드 사태의 당사자로 묶인 점은 연임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앞서 나 회장은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라임펀드 판매 관련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아직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처분이 결정난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제재가 굳어질 경우 3~5년간 금융회사의 연임 또는 재취업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다만 금투협회장 자리는 금감원의 징계 범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제재와는 관련이 없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나재철 회장이 사모펀드 사태 이후로 의기소침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출마를 두고도 고심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만약 나 회장이 출마 의지가 없다면 이미 밝혔을 것인데, 아직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는 점을 보면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서명석(왼쪽) 전 유안타증권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사진=연합뉴스
서명석(왼쪽) 전 유안타증권 사장,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 사진=연합뉴스

◇ 서명석·전병조 회장 도전장...유상호는 불출마

나 회장을 제외하고 현재까지 금투협회장 출마 의사를 내비친 후보는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과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이다.

서명석 전 사장은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유안타증권 사장까지 역임하며 증권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위기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금투협에서도 자율규제위원회 위원으로 2년간 활동하며 급투협 내부 사정에도 정통한 인물이다.

서 전 사장은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젊을적 꿈을 이루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협회장에 당선된다면 일차적으로 금융시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주력하고, 향후 국내 주식시장 디스카운트 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 전 사장은 "금융투자업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나라가 발전하다고 생각한다"며 "K팝, K컬처 등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K자본시장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병조 전 사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본부국장을 역임했다. 증권업계 경력으로는 NH투자증권 IB(투자은행) 전무, KB증권 대표 등을 거쳤다. 금투협회장이 되면 증권업계와 정부·금융당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금투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투증권 측에서 유 부회장에게 회사의 도약을 위해 남아달라고 붙잡았기 때문이다.

다만 유 부회장은 "협회장 선거에는 나서지 않지만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의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나 회장의 연임 도전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사항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라며 "금투협 회장 선거가 12월 중 진행되기 때문에 11월에는 나 회장의 출마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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