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전 이미 풀기자단과 SNS에 공유...'좌표찍기' 유감”

MBC 문화방송. 사진=연합뉴스
MBC 문화방송.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MBC는 26일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과 관련, 민주당과의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여권을 향해 “이른바 ‘비속어 발언’으로 인한 비판을 빠져나가기 위해 한 언론사를 희생양으로 삼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언론통제이자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했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영상을 민주당측에 먼저 전달했다는 여권의 주장에 “해당 내용과 영상은 22일 오전 9시33분 이전에 이미 다양한 경로로 언론사들 사이에서나 SNS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외면하고 MBC를 ‘좌표 찍기’한 후 연일 부당한 공격을 퍼붓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MBC는 대통령실의 엠바고(보도유예)가 해제된 이후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면서 "이 영상은 촬영 후 바로 각 방송사로 보내졌고, 대통령실 기자들과 공유한 시각은 오전 8시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른바 '받'(받은글) 형태로 국회 기자들에게 퍼진 내용을 정치인들이 파악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MBC에 따르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막말'이라고 비판한 시각은 지난 22일 오전 9시33분, MBC가 유튜브에 최초로 동영상을 올린 시간은 오전 10시7분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 영상이 언론 보도 이전에 온라인에 퍼졌기 때문에 박 원내대표가 보도 이전 충분히 해당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MBC는 해당 영상을 촬영한 영상 취재기자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MBC 기자가 개인적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라 대통령실 풀(Pool) 기자단의 일원으로 촬영하고 바로 전체 방송사에 공유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풀 기자단 순번 선정에 본사가 개입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해당 촬영본은 KBS, SBS 등의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KTV, 아리랑TV 등의 방송사에 거의 같은 시각에 공유되었고 촬영 후 모든 방송사에 똑같이 영상을 공유하는 풀 기자단의 특성을 모를 리 없음에도 마치 MBC만 이 영상을 갖고 있었던 것처럼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해당 보도를 한 기자 개인에 대한 신상털기와 인신공격까지 가해지는 사태까지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MBC는 '좌표 찍기'를 통한 부당한 언론탄압에 강력히 유감을 표하며, 이에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진실 보도를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도 성명을 내고 "비속어 논란의 핵심은 외교 무대에 선 대통령이 싸움판에서나 쓰임 직한 욕설과 비속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 국민 모두를 낯 뜨겁게 만들었다는 점"이라며 "적반하장식의 프레임 바꿔치기의 부끄러움은 과연 누구의 몫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MBC와 민주당의 정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MBC에 사과 방송, 박성제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MBC의 행태는 이대로 도저히 두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MBC에 대해서는 항의 방문과 경위 해명 요구 등 우리 당이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영상과 관련 “국민의힘은 이번 허위 보도에 대해 MBC의 박성제 사장과 해당 기자, 보도본부장 등 모든 관련자에게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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