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 브랜드 독립 10주년 맞아
점포수 업계 1위, 매출 2배 이상 성장

홍석조 BGF 회장. 사진=BGF 제공
홍석조 BGF 회장. 사진=BGF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불변 응 만변(不變 應 萬變)이란 말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로 앞으로의 10년도 좋은 친구 같은 기업으로 꾸준히 정진해야 합니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지난 6월 7일 일본 훼미리마트에서 토종브랜드로 독립한 편의점 CU의 10주년을 기념하며, 이같이 밝혔다.

CU의 점포수는 10여년 만에 7200여 개에서 1만6000여 개로 두배 이상 늘었다. 매출도 2조9000억원에서 6조7812억원(지난해 기준)으로 두 배 넘게 증가하며 업계 1위에 올라섰다. 

CU가 기존 브랜드를 버리고 편의점 업계에서 1위를 자리를 차지할 수 있던 데에는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결단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브랜드 독립 10주년…‘좋은 친구’ 혁신 이끈다

CU이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게 흘러간 것은 아니다.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 CU라는 편의점은 없었다. 그 자리에는 훼미리마트라는 일본 편의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훼미리마트는 보광그룹 CVS(편의점) 사업부에서 출발한 보광훼미리마트(현 BGF리테일)가 일본 훼미리마트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운영된 브랜드다.

한창 훼미리마트로 운영을 하고 있던 중, 홍 회장은 2007년 네팔 여행을 하면서 브랜드 독립의 의지를 다졌다고 한다. 

당시 그는 영국군의 용병인 네팔 구르카 병사들이 아무리 목숨을 걸고 열심히 싸워도 결국 승리의 영광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홍 회장도 대한민국 땅에서 우리의 노력으로 외국 브랜드를 걸고 사업을 하는 것 역시 이와 같은 설움과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훼미리마트는 매년 일본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해야 했고, 한일 관계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야만 했다. 주체적인 해외 진출 불가능과 통일 후 북한 지역으로의 진출도 보장할 수 없었다.

결국 홍 회장은 2010년부터 약 2년 5개월의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을 거쳐 20여 년 동안 이어온 일본 훼미리마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2012년 6월 대한민국 독자 브랜드 CU로 독립한다. 

일본측의 반대, 불리한 계약 조건, 가맹점주 설득 등 험난한 과정을 통해 이뤄낸 브랜드 독립이었다.

홍 회장은 CU를 브랜드 독립시킨 후 2년 뒤인 2014년, 가맹시스템을 대폭 개선한다. 가맹점주의 매출이익 배분율을 최대 80%까지 높이고 24시간 운영 여부도 가맹점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생’을 중점으로 둔 것이다. 

점주들의 마음까지 고려한 그의 이러한 경영은 치열한 편의점 시장에서 점포수를 10년 만에 7200여 개에서 올해 1만6000여 개로 2배 이상 늘릴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사진=CU 제공
사진=CU 제공

◇국내부터 해외까지, 글로벌 편의점으로 도약

홍 회장은 브랜드 독립 후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며, 글로벌 유통그룹으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U는 2018년 4월 몽골 기업인 센트럴 익스프레스(Central Express)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8월 수도 울란바토르에 CU 매장 6곳을 동시에 열었다.

그는 이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CU 브랜드 독립 후 프랜차이즈로 성공적 변신을 했다”며 “그동안 쌓은 유통역량을 활용해 국내 편의점 시장의 내실 있는 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유통그룹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CU는 몽골에서 올해 초 미국계 편의점인 서클K 현지 점포까지 인수하며 21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시장점유율은 약 70%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다. BGF리테일은 2020년 10월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뉴스홀딩스의 자회사 MYCU리테일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4월 첫 현지 매장을 열었다.

진출 1여년 만인 지난 5월 기준 말레이시아에 90여개 점포를 개점하며 글로벌 편의점 브랜드 대비 높은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CU는 해외시장에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활용해 해외 영토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외 사업 다각화…포트폴리오 선제 강화

홍 회장은 편의점 외에도 배송과 물류, 친환경사업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나서고 있다. 

CU는 2019년 업계 최초로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020년 3월에는 네이버 예약하기 플랫폼에 입점했다. 지난 4월에는 SPC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 섹타나인과 업무협약을 맺고, 해피오더에 입점했다.

이로써 CU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8개 주문 플랫폼에서 배달 및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지난달부터는 멤버십 앱 ‘포켓CU’에 배달·픽업 기능을 추가하고, 드론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보헤미안오에스와 강원도 영월에서 드론 배달을 시작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

BGF리테일의 물류 전문 자회사인 BGF로지스는 코로나19 특수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네이버와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네이버 쇼핑몰에서 파는 상품을 CU에서도 팔거나, 네이버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CU에서 픽업하는 사업을 통해 BGF로지스가 중간 다리 역할을 소화한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새벽배송에 나서는 등 배송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BGF로지스와의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BGF그룹이 최근 힘을 주고 있는 계열사는 BGF에코바이오다. 바이오 플라스틱부터 리사이클링 소재까지 아우르고 있다.

BGF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BGF에코바이오를 코프라(KOPLA)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코프라는 지난해 BGF가 인수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제조업체다.

앞으로 BGF에코바이오와 코프라는 각각 산업재, 소비재 분야에서 가진 강점을 활용해 신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 아래 BGF에코바이오는 지난달 인천대,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과 화이트바이오 산업 육성 활성화를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화이트바이오는 석유 기반의 화학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바이오 기술과 소재 등을 말한다.

BGF에코바이오는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바이오 플라스틱 기술 등을 활용한 폐기물의 자원화, 친환경 대체 물질 개발에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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