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욱제 유한양행 사장. 사진=유한양행 제공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 사진=유한양행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우리의 목표인 글로벌 제약 50대 기업이 되기 위해서 혁신신약을 반드시 개발해야 합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지난달 열린 창립 96주년 기념행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1926년 창립된 유한양행은 4년 뒤면 100주년을 맞는다. 유한양행은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26년까지 매출 4조원을 달성, 글로벌 50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조 사장 진두지휘 아래 유한양행은 목표 달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산 신약 31호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이을 제2, 제3의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반려동물 사업 등에도 집중하고 있다.

◇취임 1년 성적표 ‘순항’

조 사장은 '유한맨'이다.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 병원지점장 이사·ETC 영업·마케팅 상무·약품사업본부장 전무 등 요직을 거쳤다. 34년간 영업업무를 주로 담당하며, 유한양행이 지금의 영업력을 갖추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유한양행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통상 대표이사가 3년 임기에 3년 연임을 맡는 유한양행의 관례를 고려하면 유한양행 100주년은 조 사장 때 맞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취임 첫 해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6878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다.

올해까지 외형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 1분기 매출이 39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3%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8371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조 사장 앞에 놓인 과제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86억원으로 전년보다 42.3% 감소했다. 올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50억원으로 59.5% 줄었다. 기술료 수익이 줄어들면서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R&D) 투자에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만큼, 결국 신약개발 성과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렉라자정. 사진=유한양행 제공
렉라자정. 사진=유한양행 제공

◇제2의 ‘렉라자’…신약개발 몰두

유한양행이 성장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혁신신약’ 개발이다. 조 사장은 R&D 역량을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유한양행의 혁신신약 ‘렉라자’를 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2015년 오스코텍·제노스코로부터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도입해 표적항암제 렉라자를 탄생시켰다.

유한양행은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최대 1조4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넘겼다.

국내에서 렉라자는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비소세포폐암 2차치료제로 허가를 받고, 같은 해 7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판매중이다.

유한양행은 2020년부터 1차 치료제로의 치료 범위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다국가 임상 3상을 전세계 10여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다. 연말에 임상 3상 톱라인(top-line) 결과 공개가 예상된다.

얀센 역시 렉라자(레이저티닙)와 얀센의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의 글로벌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상업화 속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조 사장은 제2, 제3의 렉라자 개발을 위한 준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술수출 신약물질인 기능성 위장관질환 치료제 ‘YH12852’(미국내 후보물질명 PCS12852)는 본격적인 미국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PCS12852는 2020년 8월 유한양행이 미국 프로세사 파마슈티컬즈에 기술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로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합성신약이다. 국내에서 전임상 독성, 임상 1상 시험을 마치고 프로세사에 기술 이전됐다.

프로세사는 지난해 10월 13일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기능성 위장관질환(GI) 치료제 후보물질 PCS12852에 대한 미국 내 임상 2a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허가 받았다. 올 4월부터는 환자 투약을 시작하는 등 순조로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역시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지난해 11월 공동개발 협력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및 간질환 치료를 위한 이중작용 혁신신약(유한양행 과제명 YH25724)의 임상 1상을 유럽에서 개시했다.

◇신성장동력 확보 ‘분주’

신약개발과 함께 조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신성장동력 확보다. 유한양행은 조 사장 취임 이후 생활용품, 동물의약품 등 신사업을 계속해서 확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신사업으로 주목해온 동물의약품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유한양행 동물용 의약품 사업부(애니멀 헬스케어·AHC) 매출은 지난해 240억3800만원으로 전년보다 22.2% 늘었다.

유한양행 AHC 부문 매출이 2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나가면서 AHC 부문 매출은 1분기에만 8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7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반려동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3월 지엔티파마가 개발한 국내 최초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도입한 데 이어 같은해 11월 종합 반려동물 관리 브랜드 ‘윌로펫’을 출시했다.

또 반려동물 헬스케어기업 SB바이오팜을 비롯해 동물 전문 진단검사기업 네오딘바이오벳, 반려동물 진단기업 주노랩에 각각 70억원, 65억원, 3억원을 투자했다.

올해에는 VIP동물의료센터와 반려동물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제다큐어 심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다큐어 이외에 동물용의약품 신약 개발 추진도 준비 중이다.

유한양행은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와이즈바이옴’(Y's BIOME)을 론칭했다. 이후 홈쇼핑 등으로 영업망을 확장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신제품 ‘프로바이오틱스 비타3’를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도 확장했다.

이전부터 판매해온 건기식들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성유산균 브랜드 ‘엘레나’는 지난해 매출이 214억원으로 전년보다 134% 늘었다. 2020년말 론칭한 유한양행 건기식 브랜드 ‘데일리케어’도 지난해 14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유한양행의 건기식, 일반의약품 등 비처방의약품 매출은 1556억원으로 전년보다 18% 확대됐다.

유한양행은 올해도 건기식, 반려동물사업 등 신사업을 확대해 신성장동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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