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세계철강협회 회장이자 한국철강협회 회장인 철강왕도 ‘관치’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포스코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이사장이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반대로 해석되는 목소리를 낸 지 일주일 만에 최 회장이 후보군에서 배제됐다.3연임 도전에 나설 것 같은 인상을 줬던 최 회장이 재임 완주에만 만족하게 됐다는 소식을 확인하고 다소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포스코의 역대 회장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사퇴’로 끝을 맺었으니 무사히 임기를 완료하는 것에 그나마 축하 인사를 건네야 할까.윤석열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최 회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현재 운전 중인 원자력발전소에 추가로 18기가 더 있어야 국내 전력의 원전 발전 비중이 50%에 달할 수 있는데 이게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할까요?"최근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녹색성장탄소중립위원회 등에 참여한 한 에너지 전문가를 만났더니 풀어놓은 푸념이다. 과학자인 그는 정부의 에너지정책 수립에 참여하며 근거가 되는 자료를 만들어 왔는데, 최근 논의되고 있는 에너지믹스에서 발전 비중을 50%로 책정한 원전 목표치의 근거를 의아해했다. 아무리 주판을 두들겨 봐도 원전의 발전 비중 50% 달성은 무리라는 게 그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윤 대통령의 입에 금융권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최근 금융권이 다시 한번 떠들썩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한 날 선 발언들을 쏟아내서다. 윤 대통령의 '종노릇' '독과점 갑질' 등의 발언 이후 금융당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은행권을 향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등 떠밀리듯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관치금융의 단면을 보여준다. 금융에 관치를 빼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 가운데 혹자는 관치금융에도 급이 있다고 한다. 관치금융에 대한 시각을 선과 악의 이분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내년 환경부 예산안 중 무공해차 지원금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무공해차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등을 환경부가 지칭하는 용어로, 주행 중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는 차를 뜻한다.무공해차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전기승용차에 배정된 국고보조금은 내년 4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올해보다 100만원 가량 줄었다. 인프라 보급 등으로 인한 추가 보조금이 신설됐다지만 모든 전기차가 혜택을 누릴 순 없다. 2019년 전기차 국고 보조금이 최대 9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소비자 부담은 최대 500만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90년대에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1993년 취임한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문민정부를 표방하며 풀뿌리 민주주의에 방점을 두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많은 자유와 권리를 부여하고, 지역의 일을 주민 스스로 결정해 이행한다는 의미로 풀뿌리 민주주의 시대의 단초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후 1997년 IMF 사태와 함께 문민정부가 막을 내려도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살아남았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지방분권화를 추진하며 지역에 혁신도시를 만들고 공공기관들을 하나 둘 이전시켰다. 지역특색이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잠복기. 병원체에 감염된 후 증상이 몸에 나타날 때까지의 기간이다. 드러나지 않던 것이 바깥으로 표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맹수는 성공적인 사냥을 위해 잠복이라는 사전 단계를 거친다. 목표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눈치채지 못하게 다가간다. 상위 포식자도 조건이 완성되기 전 사냥감에 발각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인간은 최상위 포식자여서 잠복한 누군가에게 습격당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기업과 같은 집단활동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잠복이라는 단어를 기업활동에 적용하면 이는 보안 아래 이뤄지는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지난 주말, 불금을 맞아 지인들과 가진 식사자리에서 ‘막걸리와 제로음료를 정말 믿고 마셔도 되냐’는 주제로 한바탕 논쟁 아닌 논쟁이 벌어졌다.친구 A는 “하루에 제로콜라 55캔씩 마셔야 위험하다며. 정부도 현행 기준 유지한다잖아, 그냥 먹어”라며 대수롭지 않아 했다. 그러나 다른 친구 B는 “괜찮다면서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한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않아? 그게 뭐야 헷갈리게”라며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두 전문기구인 국제암연구소(IARC)와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프레온가스(CFCs), 플라스틱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들 물질이 지구 환경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줄 예상하지 못했다. 이산화탄소(CO2)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체 성분으로만 여겼다. CFCs는 인체에 무해하고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어서 에어컨과 냉장고의 냉매, 전자부품 세척제로 사용됐다. 생물이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내뱉는 CO2는 탄소(C2)가 주성분인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나오지만 이내 대기 중에 날아가 호흡에 지장은 없다.플라스틱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꿨다. 물을 머금어도 찢어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1년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SNS에서 "현대차가 꽤 잘하고 있다(Hyundai is doing pretty well)"고 평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자동차 평가지 켈리블루북이 트위터에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관련을 게시했는데, 머스크가 위와 같은 댓글을 단 것.당시 테슬라는 점유율 75.8%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현대차는 9%로 2위에 올랐다. 급(?)의 차이는 있었지만 현대차가 독일 폭스바겐(4.6%)과 미국 포드(4.5%)를 제치고 거둔 성과였던 만큼 머스크의 깜짝 발언은 호사가들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여권이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처분장(방폐장)의 특별법 통과를 애타게 외치고 있다. 21일 국민의힘 소속 이인선·김영식 의원이 또다시 방폐장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개최했다.이인선·김영식 의원은 민주당의 김성환 의원과 함께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안을 각각 발의한 의원들이다. 이인선·김영식 의원안과 김성환 의원안의 가장 큰 차이는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절의 저장용량을 산정할 때 기준이다. 여당의원들은 저장용량 산정 기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이 코 앞에 다가왔다. 전기·가스요금 당정협의회가 11일 열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1월처럼 13.1원/kWh 인상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정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큰 폭의 요금인상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름철 전기요금 폭탄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우려해서다. 그래서 적당한 수준인 7원/kWh 안팎의 요금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이 가스요금보다 전기요금에 집중된 이유는 가스요금의 경우 작년 52.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2026년까지 28조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하겠다는 내용의 경영혁신안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각 기관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경영혁신안의 일부 항목에 대해 각 노조가 협조를 거부하는가 하면, 일각에서 윤석열 정권의 입맛에 맞춘 '립서비스'로 내놓은 무리한 계획이라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가스공사 내부에서 이번 경영혁신안이 달성하기 어려운 '종이 호랑이'에 불과하다며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급 관계자는 “전체 직원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 회담을 보며 영화 '곡성'의 명대사가 떠올랐다.우리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제3자 변제’ 해법을 제시하면서 마련된 자리였던 만큼, 그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은 ‘일본의 완승’에 씁쓸함이 밀려왔다.어느 정도 예상했듯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호응’은 없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표현하며 직접적인 사과를 피했다. 일본 가해 기업의 배상 참여도 입에 올리지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2000년 KT가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를 꿰차던 시절의 기억이 이젠 아득하다. KT는 한국서 월드컵을 치르던 해에 첫 발을 내딛은 민영화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 시총 40위권에 머물고 있는 회사의 모습을 보고 이사회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주가가 저평가 돼 있으니 가장 먼저 주주들의 원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정권만 바뀌면 주주들이 엄연히 있는 민간회사의 CEO 교체에 정부가 간섭하려 드니 투자자들도 신경이 쓰일 것이다.CEO가 장기 집권도 하지 못하고, 후계자도 입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22일 탄소중립위원회의 발표를 앞두고 '탈원전' 진영과 '탈탈원전' 진영이 다시 격돌할 전망이다. 탈원전 측은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더 높게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펼 것이다. 탈탈원전 측은 산업계의 현실을 강조하며 설정된 목표 달성도 어렵다고 강변할 것이다. 문제는 양측의 주장들이 현실의 여러 변화나 세부요소들을 반영치 않고 이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자신의 입장만 견지하는 참호전처럼 반목이 끊임없이 되풀이될 조짐이다.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그간 각종 글에서 표현한 재생에너지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지난 1월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경영권 행사) 가이드로 나선 모습을 보고 오죽 답답하면 저럴까 싶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주인 없는 회사’들의 회장 거취를 두고 잡음이 이는 상황을 특수부 검사로 잔뼈가 굵은 윤 대통령이 모를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윤 대통령은 스튜어드십이 주인 없는 회사에는 작동해야 하고, 주인 있는 회사에 대해선 과잉 행사되면 안 된다고 주문하며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KT와 금융권의 수장 선임과 관련해 한창 진통을 겪던 시기였으니 고민이 담긴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국정농단 사태가 알려진 2016년 '정경유착'이라는 말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측으로부터 다시 듣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전경련은 이 전무후무한 사건의 한 축으로 지목됐던 경제단체 아닌가. 정경유착은 전경련에서 ‘금기어’로 통할만했다.그럼에도 지난달 23일 정치인 출신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에 오르자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경유착은 결국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흘렀다. ‘윤석열 캠프 출신 정치인’이라며 정경유착이라고 지적한 한 기자와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1939년 개봉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는 기괴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뇌가 없는 허수아비, 심장을 갖고 싶은 양철나무꾼, 겁쟁이 사자 등 모두 콤플렉스로 가득 찬 인물들이다.이들은 자신의 결함을 치유할 수 있는 마법사를 찾아 여정을 시작한다. 영화 결말에서 이들은 가짜 마법사의 몇 마디 말로 간단히 치유된다.우리나라 전자산업이 세계 최정상에 올라선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나는 그 중 한 가지를 콤플렉스와 연관시켜 생각한다. '서구는 세계의 중심이고 한국은 주변부'라는 오래된 열등의식이다. 주류에 들어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는 여러모로 이변의 연속이었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던 경합은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끝이 났고, 증권사 CEO(최고경영자)가 독점해왔던 금투협회장 자리에는 최초의 운용사 출신 회장이 탄생했다.다소 싱거운 결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당선까지 쉬운 길은 아니었다. 선거 과정에서 '증권사 vs 운용사' 프레임이 대두되며 서 당선인에게 불리한 판이 깔렸기 때문이다. 금투협회장 투표에서는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의결권을 갖고 있다.서 당선인도 당선 후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초겨울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11월 중순이 되니 이맘때 타계한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故) 호암 이병철 선생이 생각난다. 그가 격동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부딪치면서도 꿋꿋이 견지했던 기업가 정신의 울림이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요즈음 더욱 크게 다가온다.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에 위로받을 때도 있다. 그가 1995년에 내뱉은 “정치인은 4류, 관료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던 세상을 향한 책망이 2022년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믿기 어려운 현실은 ‘10·29 참사’로 희생된 158명의 영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