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LG그룹의 오너 일가는 야구 광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LG트윈스에 대한 애정은 남달리 각별했습니다. 그는 축배를 들 소주와 MVP에게 줄 시계를 미리 사놓고 우승을 간절히 기다리던 낭만이 가득한 구단주였습니다.그러나 구 선대회장의 애틋한 기다림은 LG트윈스가 1994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매년 중하위권에 머무는 시즌이 길어지면서 비가 올 때까지 계속되는 인디언 기우제 같은 마음가짐이 됐습니다.올해 LG트윈스는 29년 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1995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또 하나의 ‘김우중 유산’이 간판을 내립니다. 한때 대한민국 재계 서열 2위에 올랐던 대우그룹의 명맥을 이어온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3일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1978년 대우그룹의 품에 안겨 대우조선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지 45년 만에 사명에서 대우를 떼어내는 모습에 전직 ‘대우맨’들은 착잡한 기분이 들 만합니다.그룹이 외환위기를 넘기지 못해 주축 계열사들은 다른 그룹으로 인수·합병됐음에도 한시적으로나마 사명에 ‘대우’라는 간판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가 인수하자마자 사명이 바로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경제단체는 단순히 기업 간의 친목 모임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인들이 지혜를 모으는 공론장이기도 합니다. 창립 62주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과거 이러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재정적 여력이 부족했던 정부에 등 떠밀려 나섰으면서도 기적적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의 개최를 이끈 이가 바로 정주영 전경련 회장이었고, 출발이 한참 앞섰던 일본의 단독 개최에 맞서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라는 아이디어를 일본 측에 은밀히 제안한 이는 최종현 전경련 회장이었습니다. 20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삼성 집안 사람들의 언행은 늘 뉴스거리가 됩니다. 재계 1위 기업을 이끄는 그들은 ‘사인’(私人)이 아니라 ‘공인’(公人)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는 조금 더 특별한 풍경이 삼성가(家)에서 잇달아 펼쳐졌는데, 두 가지 일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별세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추도식입니다.CJ가 삼성에서 분가한 기업이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양가 사이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이병철 창업회장의 장남 고(故) 이맹희 명예회장과 삼남 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이태원로 173-7 인근에 눈물 젖은 국화꽃이 가득 쌓였습니다. 핼러윈 축제를 즐기다 55평의 좁고 경사진 작은 골목에서 비명횡사한 156명의 생때같은 청춘을 시민들이 추모한 흔적입니다. 삽시간에 벌어진 참극 앞에서 말문이 막힌 재계도 못다 핀 꽃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지난 1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창립기념일을 맞았습니다. 대대적인 비전 선포가 예상된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전 국민적인 애도의 동참에 보다 집중했습니다. 당초 계획했던 내부 축하 공연을 취소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지난 19~21일 제주도에서 SK그룹의 ‘CEO 세미나’가 진행됐습니다. SK가 경영전략 구상을 가다듬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매년 여는 행사입니다. 의제가 가볍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올해는 유독 최태원 회장의 표정이 밝지 않아 보였습니다. 기업들이 대체적으로 경영환경 여건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 한숨짓게 만든 모양입니다.최 회장의 불안감은 그가 세미나에서 언급한 ‘이우위직 이환위리’(以迂爲直 以患爲利)에서도 읽힙니다. ‘다른 길을 찾음으로써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해외 현장경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갑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으로 발걸음이 동치서주(東馳西走)합니다. 글로벌 경영의 중요성을 어느 때보다 크게 인식한 모습입니다.총수들이 해외 현장경영 전면에 나선 이유는 ‘격변의 시대’를 맞은 글로벌 경영 환경의 영향입니다.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는 그 피해가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이 기업의 각자도생을 야기합니다. 또 미국발 유례없는 금리인상과 환율급등으로 재계는 그야말로 ‘복합위기’ 상황에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오너가 3세들의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차기 총수의 지배력 강화입니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의 예고편인 셈입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오너 3세들은 대부분 1980년생들입니다. 이는 양날의 검입니다. 일찍 임원 자리에 오른 만큼 경영 능력을 그룹 안팎에 입증해야 합니다.8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큰 주목을 받는 오너 3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입니다.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의 건강이 악화한 2014년 이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왔지만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장으로의 승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가 지난 8월15일 이후 달라졌습니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제한 족쇄가 풀린 뒤 그간 가려졌던 일정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내부 소통’을 활발하게 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데 열심입니다. 직원들은 적극 호응합니다. 특히 MZ직원들이 K팝 아이돌을 대하듯 환호합니다. 가수 지드래곤을 본따 ‘재드래곤’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이 부회장의 ‘스킨십 경영’은 시기적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머지않아 회장으로 취임할 것이란 전망이 무성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29일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회사를 운영하는 주체는 사람입니다. 기업 간의 결혼인 인수합병이 잘 어울리는 기업들이 있고, 왜 하는지 의문이 드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인수합병은 기업이 자신의 지속성에 도움이 되는 파트너를 찾는 일입니다. 견제와 감시가 상시적인 상대 회사의 경영권을 가져오는 투자 행위가 성공률이 높을 리 만무합니다. 조화로운 만남인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면 인수합병이라는 드라마를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3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크게 3가지의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선 3개 회사(㈜한화, 한화에어로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1+1=2’라는 등식은 때론 누군가에겐 인정할 수 없는 오답이 됩니다. 예컨대 재벌 일가엔 결혼 상대를 고르는 문제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익을 얻어야 할 ‘사업’ 중 하나입니다. 혼맥이 곧 돈이자 권력인 ‘슈퍼 리치’들은 가문의 결합으로 반드시 ‘3 이상’을 만들어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쌓아올려야 했던 창업주와 2세대는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정략결혼’을 통해 회사를 키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27일 한 대기업 관계자에게 오너 후계자 결혼 문제를 묻자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한반도 중남부에서 삼국지가 재현될 조짐입니다. ‘반도체 삼국지’로 부를 만합니다. 삼성과 SK가 쟁투를 벌이고 있는 국내 반도체 시장에 LX그룹이 새롭게 참전했습니다. LG 품을 떠난 LX는 불과 출범 1년 만에 디스플레이와 차량용 반도체를 만드는 매그나칩의 인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를 겨냥한 LX의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요.구본준 LX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은 한(恨)으로 남아 있습니다. 구 회장이 LX로 독립하기 전인 지난 1999년,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최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가인 삼성에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의 영정사진을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그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입니다. 요즘 흔히들 얘기하는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행운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중에게 이름 석자가 잘 알려져 있진 않습니다. 이재관 전 부회장의 집안이 삼성에서 분가한 그룹 중 유일하게 몰락한 탓에 상대적으로 외부에 노출된 상황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이재관 전 부회장의 아버지는 이병철 창업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국내 재계 총수들이 국가적 비즈니스에서 외국 정상급 인사를 일대일 또는 일대다 형식으로도 대면한 사례는 드뭅니다. 경제부처 장관들을 따라 다니며 옆자리에서 민간 세일즈 강화에 초점을 맞췄던 투자 결정이 과거 정부에서 주로 관찰된 총수들의 위상입니다.그룹에선 실무적인 이유로 회장 대신 사장이나 전무, 심지어 상무 급을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포함시킨 사례가 적잖습니다.윤석열 정부에서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됩니다. 총수들의 외교적 리더십이 새로운 전기를 맞는 모양새입니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재계 수장이 안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초읽기’에 돌입한 듯한 모습이었지만, 문득 바둑이 생각났던 모양입니다. 그는 사면 결정을 내리는 문제를 ‘바둑돌’에 비유하며 ‘장고’ 끝에 손에 쥐고 있던 패를 끝내 꺼내지 않았습니다. 사면 찬성 여론에 휩쓸려 자칫 잘못된 결단을 내리면 차기 정권에서 더 잘 풀릴 수 있는 문제를 현 정부가 꼬이게 만들 수도 있다는 ‘악수’를 읽은 겁니다.문 전 대통령의 입장에선 ‘자충수’를 피한 모양새입니다. 그는 임기 끝까지 ‘만년패’ 형국을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지난 18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습니다. 회사는 임‧직원을 사무실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직장인들은 그간 도가 텄던 재택근무를 접게 됐습니다. 컴퓨터만 켜면 원격으로 가능했던 출‧퇴근, 대면회의, 해외‧지방 출장을 2년여 만에 사무실에서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당분간 ‘시차 적응’을 호소하는 시대가 열린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비대면 근무만 꾸준히 해왔으니 대면 업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건지도 모릅니다. 허니문 기간이 시작된 셈입니다.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