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강영임 기자] 지난해 7월 발생한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에 대한 아이티 내 수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미국이 적극적으로 사건 수사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20일(현지시간)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과 관련해 아이티·칠레 이중국적자인 로돌프 자르(49)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미국서 기소된 콜롬비아 군인 출신의 마리오 안토니오 팔라시오스에 이어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과 관련한 두 번째 기소다.

법무부는 피의자 자르가 공범들과 함께 "아이티 대통령을 납치하거나 죽이려는 음모에 동참했다"며 그가 콜롬비아 용병들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도주 등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자르는 아이티 옆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체포된 뒤 전날 미국으로 넘겨졌다.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해 7월 7일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고 숨졌다.

사건 직후 콜롬비아 용병과 이들을 고용한 아이티계 미국인 등이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0명 넘는 용의자가 체포됐으나, 정작 아이티에선 아직 1명도 기소되지 않았다.

수사판사 등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고 아리엘 앙리 현 총리의 연루 의혹도 제기되는 등 상황이 복잡해지며 현지에선 수사가 쉽사리 진척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용의자 중 미국인이 있고 암살 모의 과정에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가 무대가 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고 있다.

며칠 전 사건의 핵심 용의자 중 하나로 지목됐던 존 조엘 조제프 전 아이티 상원의원이 자메이카에서 체포됐는데, 그의 신병도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아이티의 자체 수사를 지지한다면서도 "더딘 수사 진전과 수사판사에 대한 위협·공격 등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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